[Review] 확신에 차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최소한의 원칙과 제안 - 사토리얼리스트 맨

남자의 패션에 대한 특별한 책이지만, 여자들 또한 예술적 선택에 대한 영감을 불러일으켜 주기에 마땅하다.
글 입력 2021.05.14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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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는 옷에 대해 공부하신 분은 아니지만, 어릴 적부터 패션에 대한 감각이 있다는 칭찬을 받고 살아오셨다. 그래서 그런지 엄마의 취향이 잔뜩 들어갈 수밖에 없었던 나의 초등학생 때 사진을 보면 나름 독특했던 옷을 소화했던 것 같다. 그 당시에는 엄마가 아침마다 골라준 옷이 싫다며 징징대고 울었던 몇 장면의 기억이 생생하다. 그러나 지금 돌이켜 다시 떠올려보면 군말 없이 더 많은 엄마의 패션 선택을 믿었다면 앨범 보는 맛이 더 좋았을 수도 있겠다.

 

평범하고 흔한 옷을 싫어하는 엄마 곁에서 자라서인지 나 또한 옷에 대한 욕심이 상당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쇼핑을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한 번 제대로 입고 나가야 할 자리가 있으면 나만의 고유한 색을 뽐내는 것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그래서 종종 핀터레스트에서 패션 목록을 자주 기웃거리며 소화 가능하면서 평범하지 않는 옷들은 어떤 종류가 있는지 탐색한다.

 

이를 많이 참고하는 이유는 대리만족에 가까운 것 같다. 아무래도 과감하게 입고 싶은 옷들은 남 시선에 의식할 수밖에 없어서 갤러리에 저장해두고 언젠간 꼭 입고야 만다라는 의지 하나로 욕심을 잠시 접어둔다.

 

<사토리얼리스트 맨>은 오늘날 남자들의 패션에 대한 개성을 과감 없이 드러낸 사람들을 찍은 스콧의 메시지를 담은 책이다. 화자는 여자지만, 패션을 넘어서 예술을 택할 때 확신에 차 결정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원칙과 제안을 넣었다는 스콧 슈만의 날카로운 핵심을 지나칠 수 없어 읽기 시작했다. 한 장 한 장 넘길수록 댄디와 섹시 그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 타는 사람들의 아우라가 확연히 드러났고, 이는 나에게 색다른 설렘을 주기에 굉장히 강렬했다.

 

패션은 디테일의 힘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다. 그동안 내가 아는 지식 선에선 주름진 옷깃을 빳빳하게 펴는 법 정도의 수준밖에 인지하지 못했는데 이 책은 아이템의 선정과 그것들을 활용하는 법에 대해 꼼꼼히 정리가 되어있다.

 

그중 헤드라인이 눈에 띄는 문구를 살펴보면 이러하다.

 

제복 차림의 남자에게서 배울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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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복은 언제나 남성 패션에 영감을 준다고 생각한다. 이는 남성이 아닌 나 또한 크게 공감하는 바이다. 평소 영화를 선정할 때 자주 끌리는 시대적 배경은 위엄 있는 제복이 확실히 드러나는 나치 시대다. 가슴이 아린 시대라 영화에 집중하면 제복보다는 주인공들의 감정에 집중되기 마련이지만, 위엄 있으면서 활동적인 군복이 주는 아우라가 가득 담긴 포스터를 보면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이처럼 군인과 경찰의 제복을 만드는 재단사들은 민간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특별한 기교를 부리는 것이 틀림없다고 스콧 슈만은 이야기한다. 제복의 특징 중 보통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몇 가지를 설명해 주었는데, 한 3가지 정도가 된다. 집중 있게 들여다보면 꼭 제복이 아니라 평상복에서 놓쳤던 디테일을 신경 쓸 수 있으니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이 든다.

 

첫 번째는 단언컨대 정확성이라고 한다. 우리는 값비싼 옷을 사면 신경을 써서 내 몸에 딱 맞게 수선하는 것에 아까워하지 않는다. 그러나 유니클로에서 3만 원을 주고 구입한 셔츠에는 그냥 흘려보내는 디테일을 놓치고 만다. 저렴하더라도 내 몸에 잘 맞아야 하는 옷의 핏을 한 번 더 신경 쓸 필요가 있어 보인다.

 

두 번째는 공식적인 제복이나 각 잡힌 카키색 옷들은 대부분 두껍고 튼튼한 천으로 만드는데, 이는 구김이 덜 가고 형태가 잘 유지된다고 한다. 두꺼운 천은 너무 더운 날만 피한다면 리넨보다 더 깔끔하게 신경 쓴 티가 보여 천 또한 좋은 아이템의 선정 기준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세 번째는 누구나 잘 알고 있는 다림질의 중요성이다. 간혹 얇은 티를 입기 전 구김이 보이는데도 귀찮다는 이유로 다림질을 하지 않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그러나 외출하기 전 약간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 상의와 하의를 검토한다면 자신과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깨끗한 인상을 심어주기에 적절하다.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볼 수 있는 가장 간편한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고 보니 교복 입고 학교를 다닐 때 항상 팔 부분에 다림질 선의 윤곽이 깔끔했던 친구가 기억난다. 교실 뒷자리에 앉았던 때는 친구들의 모습이 한눈에 보여, 그들의 특징들이 확실하게 들어왔다. 그중 시선이 가장 오래 머문 친구를 떠올려보니 교복의 깔끔함과 단정함이 유난히 크게 보였던 것 같다. 똑같은 교복이라고 할지언정 니트에 박혀있는 보풀이 있냐 없냐에 따라서도 말끔함의 차이는 굉장히 컸다.

 

또한 이 책은 스콧 슈만이 사진가로서 여러 해 동안 거리에서 포착한 스타일 좋은 남자들의 사진이 많이 수록되어 있다. 객관적으로 놓고 봤을 때, 이들처럼 과감하게 입고 다니기엔 사실상 조금 무리인 패션도 들어있다. 그러나 이들이 옷을 대하는 자신감과 철학 그리고 때로는 디테일의 과감함을 눈여겨본다면 실질적으로 따라 해볼 수 있는 아이템들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화자는 1년 전 백화점에서 한눈에 들어온 스카프를 샀는데 아직 활용을 못하고 있어 매우 아쉬웠다. 이 책의 도움을 받아 날이 더 더워지기 전에 흰 반팔 티에 스카프를 예쁘게 리본 매어 다녀보고 싶다. 또 다음번에는 패션 안경에 도전해 인생 사진을 남겨 보고 싶고, 또 다음에는 커리어 우먼이 되어 숏컷으로 헤어에 큰 변화를 주고 싶다.

 

패션은 항상 설렘을 가져다주는 영역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니 꼭 자신감을 가져 평소 생각해뒀던 아이템들을 야무지게 활용해 변화를 줘보는 것은 어떨까. 조금이라도 젊은 나이에, 예쁘고 멋진 옷들의 트렌드에 관심을 갖는 것이 청춘을 나답게 남길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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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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