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한국에 찾아온 극사실주의, 마르첼로 바렌기展

현실보다 더 생생한 작품
글 입력 2021.05.08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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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한국에 찾아온 바렌기展


 

전 세계를 사로잡은 하이퍼 리얼리즘 아티스트이자 이탈리아 출신으로 세계적인 유튜버로 활동 중인 마르첼로 바렌기 <마르첼로 바렌기展 – “IT’S LIFE”> 전시가 한국에 찾아왔다.

 

이번 전시는 월드 투어 전시로써, 세계 최초로 한국을 시작으로 오픈해 일본, 중국으로 이어질 예정이라고 한다. 마르첼로 바렌기 작가에 대해 알게 된 건 5년 전에 유튜브에 올라온 전구 그림을 통해서였다.

 

튀어나올 듯한 전구 그림에 놀라 영상을 재생해보며 어떤 재료와 기법을 통해 그린 것인지 분석해보고자 눈을 크게 뜨고 찾아보았던 기억이 있다. (물론 동영상 재생시간이 길면 지쳐서 떠나는 시청자를 감안할 수밖에 없어 그림 영상은 평소의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배속하여 올리기때문에 1초마다 손에 쥔 재료가 바뀌어서 분석하는 것은 그다지 의미가 없었다.)

 

지금 그의 유튜브 누적 조회수는 3억 8천만뷰에 이른다고 한다. 이렇게 큰 인기를 얻기까지 8년 전부터 시작해서 꾸준하게 하이퍼 리얼리즘 작품을 유튜브에 업로드 해온 바렌기 작가의 끈기와 그림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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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보다 더 생생한 작품


 

동영상으로만 보던 작품을 실제로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며 전시장으로 향했다. 전시 공간에는 그가 그렸던 그림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림에 나온 실제 사물도 함께 전시되어 있어 실물과 그림을 대조하며 보는 재미가 있었다.

 

실제 M&M 초콜릿 상품보다 그림에 그려진 M&M이 더 선명하게 진짜처럼 느껴져 아이러니하기도 했다. 여러 작품이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손자국 지문까지 다 묘사한 골드바 작품은 보자마자 탄성이 절로 나올 만큼 현실적이었다.

 

원래 보이는 사물보다 명암 대비를 세게 표현하고 채도를 높여 표현했기 때문에 그림 속 사물이 더 생생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그저 눈으로 보기에는 색과 빛을 강조해서 사물을 표현하는 것이 그리 어려운 테크닉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는 세밀하고 섬세한 명도조절과 계산을 하며 연습을 거듭해야 나올 수 있는 고도의 테크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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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리얼리즘의 한계, 하지만...


 

하이퍼 리얼리즘이 실물을 극사실적으로 재현하는 기법인 만큼, 작가의 사유나 가치관을 담기에는 부족하며 재현 이상의 의미를 담아내지 못한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필자는 개인적으로 철학적인 의미와 작가 개인의 개성을 떠나서 고도의 재현적인 테크닉을 구사해 작품에 담아낸 것 자체로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학창 시절에 극사실주의 수업을 들으며 사실적인 표현을 연습하면서 느낀 것은, 현실보다 훨씬 더 생생하게 표현하는 것이 생각 이상으로 많은 계산과 노력, 그리고 색과 빛에 대한 이해가 함께 동반되어야 가능한 고도의 기술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사진과는 다르게 하이퍼리얼리즘 작품을 관찰하다 보면 섬세하게 쌓아낸 붓 터치의 흔적을 통해 회화 작품으로서의 텍스쳐를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차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단순히 철학적인 사유를 담지 못한다는 이유 하나로 무의미하다고 보기에는 그림 한장에 압축된 노력을 너무나 잘 알기에 마르첼로 바렌기를 비롯한 하이퍼리얼리즘 작가분들께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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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에서 체험까지


 

“IT’S LIFE” 전시에서는 특별한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었다. 전시가 끝나기 전에 보석 그림을 그린 과정을 동영상으로 볼 수 있는 작은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서 작가가 어떤 작업을 통해서 그림을 완성해 나가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통로에는 동영상에 나온 보석 그림과 똑같은 모양으로 스케치가 되어 있는 종이가 놓여 있었는데, 종이를 들고 읽어보니 스케치본에 컬러를 입혀서 인스타그램으로 인증하면 작가가 직접 당첨자를 선정해 경품을 주는 재미있는 이벤트였다. 동영상은 챌린지 도전자를 위한 친절한 안내서였던 셈이다.

 

크게 관심이 없었지만 작가가 직접 뽑는다는 문구 하나에 열정이 생겨서 종이를 기어코 집어들게 되었다. 같이 전시를 관람하던 친구도 바렌기 작가의 pick을 받고 싶다며 종이를 챙겼고, 같이 전시장에 들어간 지인이 뜻밖의 경쟁자가 되어버린 재밌는 상황이 벌어졌다.

 

당첨 유무를 떠나서 하이퍼리얼리즘 그림을 다시 시도해보게 된 원동력이 되었다는 점에서 좋은 챌린지 이벤트였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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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유튜브 시대의 초현실주의 화가"라고 불린다. 나는 잠재적으로 모든 것에 매료되고 어떤 물체의 반사, 빛, 그림자, 색깔과 모양을 고려하여 물체를 보는 것에 익숙하다. 감자칩이 담겼던 빈 봉지처럼 물체 하나하나가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나는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때로는 어렸을 때 먹었던 사탕이나 80년대에 사용했던 워크맨을 보면 감동을 받듯이 우리의 삶 전반에 걸쳐 우리와 함께한 브랜드 제품과 사물을 디콘텍스트화 하여 제작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렇지만 우리는 살아가면서 그런 것들에 중요성을 부여하지 않는다.
 
나는 단지 이렇게 말하고 싶다. "이봐! 냉장고 안에 있는 케첩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봤어?"
 
그것은 사실이다. 내 그림은 초현실적이긴 하지만, 그 하나하나에서 내 스타일을 찾을 수 있다는 것도 사실이며 현실을 번역하는 나만의 방법이 존재한다.
 
내 그림들은 완벽하지 않고 나는 결코 결과에 만족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나는 종종 화를 낸다. 그렇게 하면 다음 작품에서 항상 수정하고 싶은 많은 결점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계와 불완전함은 나의 스타일을 나타내며, 예리한 안목을 가진 사람이라면 서명을 볼 필요 없이 항상 내 그림을 알아볼 것임을 믿는다.
 
- MARCELLO BARENGHI

  

 

[윤수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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