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프라스토르를 불러일으키는 당신만의 장소는 어디인가? - 행복을 부르는 지구 언어

드넓은 평야에 자유, 프라스토르를 불어일으키는 당신만의 장소는?
글 입력 2021.04.27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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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이런 내용의 글을 본 적이 있다. 하나의 언어를 배우는 것은 단순하게 ‘말’을 배우는 게 아니라 그 나라의 문화까지 함께 알게 되는 것이라고. 따라서 하나의 언어를 익히는 것은 다른 나라를 함께 알고 이해되는 과정이라고 하던 내용의 글이 <행복을 부르는 지구 언어>책을 보다가 문득 떠올랐다.

 

이 <행복을 부르는 지구 언어>라는 책은 다양한 나라에서 행복과 관련하여 표현하는 단어들을 소개하고 있다. 처음에는 단순히 행복이라는 단어와 연관된 생소하고 낯설지만 예쁘고 아름다운 단어를 소개하는 게 다일 거라 생각했고, 그게 어떤 의미가 될까 생각이 들었다. 막상 펼쳐본 책은 그러한 생각은 뒤로 밀려나게 했다.

 

그저 단순하게 단어만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그 단어가 내포하고 있는 그들의 문화를 함께 엿볼 수 있었다. 그 나라만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 생활방식 등이 한 짙게 베어 있어 하나의 단어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생활하면서 어느 지점에서 행복감을 느끼는지 이야기를 들어야 온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단어 뜻을 읽으며 그 나라의 사고방식을 닮고 싶다는 생각이나 내 삶에 적용하면 좋겠다 싶었던 것들이 있었다. 괜한 위로가 되는 것도 물론 있었다.

 

 

 

그저 어쩔 도리가 없는 아요르나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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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지 못한 순간은 대부분 자신이 바꿀 수 없는 무언가를 통제하려고 기를 쓰고 고집을 부릴 때 찾아온다고 한다. 그저 어쩔 도리가 없는 상황에서, 바꿀 수 없는 것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으로 쓸데없이 자신을 괴롭히지 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도 한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나는 남들에 비해 꽤나 평온한 마음을 가진 사람인데, 어쩌면 나도 이런 마음으로 삶을 생각하는 부분이 있었기에 그럴 수 있었던 것인가 생각을 하게 됐다. 사실 지금 나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면, 친했던 회사 동료들은 그들의 길을 찾아 떠났고 그들의 일은 필연적으로 나에게 향했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업무량만큼의 일이 추가되었다. 늘어나는 업무량은 어느새 야근을 하지 않으면 버티기 감당이 되지 않을 만큼 불어났고, 이는 남들에게도 과하다고 비칠 정도였다. 내 주변의 대부분은 나의 이야기를 들으면, 그걸 어떻게 버티냐고 본인들은 이미 포기하고 나왔다고 할 정도의 상황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 정도의 마음은 아니었다. “어쩔 수 없지 뭐. 어떻게든 되겠지. 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는 거지.”라는 마음으로 살아왔던 것이 그나마 도움이 되었을까? 지금의 상황도 물론 버티기 힘들지만, 남들이 우려하는 것만큼 나쁘지는 않았다. 이런 마음은 어쩌면 여기서 소개하는 아요르나맛의 단어 뜻과 참 유사하다고 느꼈다.

 

내가 할 수 없다고 떼를 써 봤자 그 일들을 해야 하는 것은 나였고, 짜증을 낸 만큼 힘든 것은 나였다. 그렇기에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것은 내가 어쩔 수 있는 일이 아니고, 어쩔 도리가 없는 상황에서 뭔가 바꾸려고 애를 쓰는 것보다 이 상황이 자연스럽게 흘러 해결되기까지 그저 묵묵하게 내가 하는 일을 하는 것이 더 나을 거라 판단했다. 그렇게 나는 통제를 벗어난 일을 차분히 받아들이는 아요르나맛이라는 삶의 태도를 보다 적극적으로 적용하기로 생각을 했다.

 

 

 

프라스토르를 불러일으키는 당신만의 장소는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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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나는 꽤나 지치고 힘들어서 스트레스를 받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성격도 아니고, 내가 힘든 것에 무디게 반응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생각을 했었고, 타인이 봤을 때도 참 평온한 성격의 소유자였는데. 과한 업무가 주어져 끊임없이 야근을 하고 나만의 시간이라는 것도 없이 쓰러져 자고 일어나 출근하기 바쁜 시간을 보내다 보니 탁 트인 바다, 사방이 넓은 자연인 곳으로 떠나고 싶다 갈망했다.

 

러이아어의 ‘프라스토르’는 이러한 나의 갈망과 연결되어 있다고 느꼈고, 너무 나에게 필요한 부분이라 읽음과 동시에 꽂혔던 단어였다. 프라스토르는 지평선을 보며 영혼을 채운다는 내용의 단어로, 드넓은 평야를 향한 갈망을 담아 인간이 외적 풍경과 내적 풍경이 조화를 이룰 때 깊은 감동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단순히 트여 있는 외적 풍경이 아닌, 사방이 막힌 좁은 공간에서도 내면의 지평선을 넓혀 내적 광활함으로 마음을 자유롭게 풀어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질문한다. 프라스토르를 불러일으키는 나만의 장소는 어디에 있느냐고. 혹여 없더라도 사무실의 답답한 상황 속에서도 트여 있다는 느낌을 들 수 있는 나만의 어떤 것을 찾는 것이 좋겠다고. 과연, 나에게 프라스토르는 무엇일까? 답답한 생활 속에 갇혀 있는 느낌을 한층 잠재우고 억눌린 마음을 조금 덜어내기 위해서는 나만의 프라스토르가 발견하여 나에게 쉼을 줄 필요성이 있겠다고 생각을 했다.

 

 

 

나에게도 솔라르프리가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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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한 점 없이 파랗게 펼쳐지는 하늘과 적당히 불어오며 머리칼을 살랑이는 바람에 눈을 살짝 감게 하는 반짝이는 햇살이 가득한 덥지도 춥지도 않은 아주 완벽한 날을 마주했다면, 아마 정말 출근하기가 싫을 것이다. 그저 벽과 형광등으로 가득한 사무실로 들어가는 것이 아주 괴로울 것이다. 나 또한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특히 요새와 같은 봄의 화창한 날씨를 보는 순간에는 ‘회사 들어가기 싫다. 밖에 그냥 하늘만 바라보며 앉아 있고 싶다’ 아주 되뇌곤 한다. 늘 희망 사항으로만 끝나긴 하지만..

 

그러나 놀랍게도 아이슬란드에서는 날씨가 좋을 때는 하루 쉬어도 된다는 뜻의 ‘솔라르프리’라는 단어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예측 불가능하기로 악명 높은 북극 근처의 땅에 위치한 나라에서는 이게 가능하다고 한다. 따스한 햇볕이 소중한 자원이라면 아이슬란드 사람들이 그 자연을 온전히 누리려는 것이 이치에 맞는 일이다.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지속 가능한 생활방식은 이를 가능하게 하고, 이는 한층 여유롭고 행복한 삶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나에게는 날이 좋다고 갑자기 하루를 쉬는, 그런 멋진 상황이 오지는 않겠지만, 아이슬란드의 솔라르프리의 태도로 점심시간이든 짬을 내서 행복한 순간과 즐거운 시간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을 좀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부분이었다.


책을 읽다가 보면 나라마다 행복을 받아들이는 관점은 다르고 어떠한 상황에서 행복감을 받아들이냐는 것도 참 차이가 많이 난다고 느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모든 사람은 저마다의 행복감을 만들어 가고 느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다. 그리고 그것은 나에게 묘한 위로가 되었다.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나의 상황에서도 즐거움은 있을 것이고, 작고 소소한 것에서 그러한 것들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나만의 프라스토르를 찾기 위해 종종 이 책을 찾게 될 것 같다는 예감을 했다.

 

 

*
 
행복을 부르는 지구 언어
- 조금 특별한 진짜 행복을 만나다 -
 
 
원제 : The Happiness Passport
 
지은이 : 메건 헤이즈
 
옮긴이 : 최다인
 
출판사 : 애플북스
 
분야
교양인문
 
규격
140*200mm
 
쪽 수 : 192쪽
 
발행일
2021년 04월 07일
 
정가 : 15,800원
 
ISBN
979-11-90147-57-6 (0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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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미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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