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이런 이야길 하는 이유는 2020 민음북클럽 가입 선물 중 종이 독서대의 기발함과 탁월함에 대해 말하기 위해서다.
독서대는 책을 읽을 때 목에 가는 부담을 줄여준다. 문제는 밖에 독서대를 들고 다니려면 가방이 무거워져서 또 허리에 무리를 준다는 점이다. 때문에 가볍지만, 독서대라는 역할을 충실히 해내며, 심지어 예쁘기까지 한 이 독서대는 읽는 이에게 소중하기 그지없다. 민음사는 우리가 꾸준히 코어 운동을 할 만큼 부지런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자신들의 고객이 조금 더 오래 독서를 할 수 있도록 치밀한 계획을 세운 것이 틀림없다.
다만, 가입 선물에 관해서도 아쉬운 점이 있는데, 바로 가입 선물의 존재 자체에 관한 것이다. 최근 민음사 TV 유튜브에서도 스스로 언급한 바 있듯,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굿즈나 사은품으로 딸려 오는 물건들을 사용하지 않아 그대로 쓰레기가 되는 현상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물론 개인적으로 필자는 종이 독서대를 아주 잘 쓰고 있지만, 당연히 사람에 따라 쓰지 않는 굿즈들이 생길 것이다. 아무리 주는 이가 고민을 거듭하여 실용적인 선물을 만들어도 사람마다 물건을 쓰는 양태가 다르니 버려지는 물건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법이다.
그럴 바에는 쓰레기를 줄일 수 있도록, 가입자들이 필요 없는 굿즈는 받지 않게 직접 선택할 수 있다면 어떨까. 사양한 굿즈를 포인트나 추가 도서 등으로 바꿔주면 더 좋겠지만, 그냥 사양할 수 있는 선택지만 있어도 만족스러울 것 같다.
북클럽에게 바라는 역할이 있다면
북클럽에서 '덜어졌으면' 하는 부분이 굿즈였다면, '더해졌으면' 하는 부분은 소셜리딩 프로그램이었다. 소셜리딩 프로그램이란 2020 북클럽 회원들에게도 제공됐던 [질문하는 릿터], [밑줄 긋고 생각 잇기]와 같은 온라인 독서 모임을 말한다.
종종 '출판사가 책을 만드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함께 읽는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한다.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는 읽은 것에 관해 쓸 때 더 깊게 읽었고, 더 많은 재미를 찾을 수 있었다. 그렇게 쓴 것을 다른 이가 읽어주고, 피드백을 줄 때면 더욱더. 그렇다면 출판사의 북클럽이 그런 재미를 부추길 수는 없을까?
지금처럼 SNS에 읽은 것에 관해 쓰도록 미션을 주고, 나아가 참가자들이 해시태그를 타고 들어가 서로의 글에 몇 개 이상의 피드백을 남기도록 하고, 인상 깊은 글과 피드백은 출판사 SNS 계정에 여러 유형의 콘텐츠로 만들어져 공유된다면. 읽는 이들이 '지속적으로', '한데 모여' 소통할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주는 역할을, 출판사가 해낼 수 있지 않을까.
물론, '기분 상하는 피드백에 참가자들 사이에 싸움이 나면 어쩌지', '사람들이 참여는 할까, 나만 재밌는 거면 어쩌지', '발제는 어떤 주제와 수준이 적절할까?' 등의 걱정이 따라오기는 한다. 하지만, 인스타그램에 북스타그램이 이토록 넘치는 걸 보면 읽고 쓰는 걸 즐기는 사람은 이미 생각보다 많은 것 같다. 이들의 읽는 즐거움이 오래 지속될 수 있도록, 또 혼자 읽던 이들이 '함께' 읽는 것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출판사가 우리의 옆구리를 열심히 찔러 주었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