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가장 단호하면서 가장 확실한 행복 - 가장 단호한 행복

글 입력 2021.03.2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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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주도권이 나에게 있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직접 살아가는 일상에서 이를 체감하긴 힘들다. 소크라테스가 산파술로,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던 시대와는 전혀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 그때와는 사람의 모습도, 주변의 길거리 모습도 아예 다르지만, 우리는 소크라테스가, 에픽테토스가 만들어냈던 생각과 이야기들을 배우며 삶의 태도를 정립해나간다.

 

다른 시대에서,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관념을 가지고 있지만, 결국엔 지금 살아가는 세상에 지지 않도록, 삶의 주도권을 지킬 수 있도록 그들의 이야기로 돌아간다. 새삼 신기하면서도 흥미롭다. 기원전 이야기가 지금까지 통한다니! <가장 단호한 행복>도 현시대에 지친 우리에게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사람 사는 법을 깨우치도록 만든다. 가장 단호하면서, 가장 확실한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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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구성


 

철학자 에픽테토스의 <엥케이리디온>을 바탕으로, 철학 이야기를 21세기 현대인의 상황과 예시를 활용하여 우리가 철학 마음 훈련을 더욱 쉽게 할 수 있도록 제작한 책이다. <엥케이리디온>은 에픽테토스의 제자 아리아노스가 뽑은 도덕적 규칙과 철학적 원리를 모은 요약본이다. 그 내용을 현실에 맞추어 철학을 모르는 일반인들도 이해하고 따라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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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철학, 그리고 스토아주의에 대한 정확하고 상세한 설명보다는 우리가 현실에서 마주치는 상황에서 어떠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대처하고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하여 초점을 둔 글이라 술술 읽힌다. 그래서 몇 천 년 전 이야기를 듣고 있다는 이질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작가가 에픽테토스의 관점과 생각을 현대 언어로 쓴 2부가 끝나면, 작가의 인생 경험과 노하우를 첨가해 현대 스토아주의라고 자칭한 3부가 이어진다. 어떤 이야기든 현실과 굉장히 가까운 사례로,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다. 그러다가 나의 머리를 치고 가는 지침들이 등장한다.

 

사람마다 마음을 훔치는 지침들이 다를 텐데, 공통적으로 굉장히 많이 공감할 것 같은 몇 가지 지침을 적어보고자 한다. 취업을 준비하는 어느 평범한 청춘이라면, 공감할 내용이 한가득일거라고 생각한다.

 

 

 

통제의 이분법


  

 

어떤 것은 우리 뜻대로 할 수 있고, 어떤 것은 우리 뜻대로 할 수 없습니다. 생각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의견, 동기, 욕구, 반감 등 우리 자신이 하는 것들입니다.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은 몸, 재산, 평판, 직장 등 우리 자신이 하지 않는 것들입니다.

 

p.32

 

 

우리가 뜻대로 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분별하여 받아들이라는 말이다. 이 책을 읽은 시점에 나는 면접을 준비하고 있었다. 몇 년 전 생긴 면접 트라우마를 잘 극복하지 못하고 이 기회를 나 스스로 놓칠 것 같다는 생각에 우울하고 소화불량을 겪고 있었다.

 

기분이라도 전환하고 싶어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초반부터 정말 나를 토닥이면서 나에게 정확한 상황 판단과 이에 따르는 생각 수립을 요청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책에 나온 것처럼 마음먹기로, 생각해보기로 했다.

 

 

면접 심사는 내가 뜻대로 할 수 없는 평판과 평가이다. 그러므로 나는 면접에서 면접관들이 내리는 심사와 평가에 마음을 둘 필요가 없다. 그저 나의 의견과 욕구를 진실하게 표현하면 되는 것뿐이다.

 

 

이렇게 생각을 해보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책을 보며, 스르륵 읽다가 다시 돌아가 한 번 더 읊게 되는 구절이 나온다면, 그 구절이 나의 주변 상황과 비슷하거나, 내면의 자아가 진정으로 원하는 마음가짐일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나는 그런 구절이 나오면, 내가 왜 다시 읽었는지 생각해보며 주변 상황과 비슷하면 그 상황을 적어 내가 할 수 있는 행동과 할 수 없는 것들을 나눌 수 있었다. 그렇게 나도 모르게 불안에 떨고 있던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었다.

 

*

 

작가는 삶의 조건에 대해 통찰을 하나 전한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더 적습니다.

 

p.53

 

 

우리가 무엇을 통제할 수 있는지 잘못 알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로 인해 우리가 불행해지기 시작한다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 설정을 외부가 아닌 내부를 향하게끔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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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성공과 성과에 집착한 나로서는, 정말 힘든 미션이다. 당연히 나의 만족을 위해 목표가 만들어져야 하지만,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나의 만족을 위해서 달리는 것 같지 않은 느낌이 들 때가 많다. 주객전도로, 그저 목표가 설정되었으니 달성해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이제껏 목표를 성취해왔던 것 같다. 그러니 성취를 해도, 그렇게 큰 만족감을 느끼진 못했다.

 

행복하다는 생각보다 다행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를 바꾸기 위해선 오로지 내 관심에서 시작된 행동에서 목표가 만들어지고 그에 따라 가치관과 같이 내가 뜻대로 할 수 있는 것만을 욕구하도록 훈련해야 한다. 그 외의 것들은 절대 바라지 말라는 작가의 말이 내 머릿속에 둥둥 떠다니며, 내가 그런 것들을 바라려고 할 때마다 나를 안정시켜 주기 시작했다.


 

우리 뜻대로 할 수 없는 것을 욕구하면 스스로 타인과 외부 상황의 노예가 되는 것과 같아집니다.

 

p.75

 

 

타인의 시선에 들어맞는 내가 되기 위해 아등바등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외부 상황의 노예가 되지 말자. 주객전도되지 말자. 다시 한번 외쳐보고 다짐한다. 내 손에 달린 것들만으로 내가 더 나아지도록, 웃을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살아보려고 한다.


 

누군가 여러분의 몸을 마음대로 다루어도 되다며 남에게 넘겼다고 해봅시다. 분명히 화가 나는 상황이지요. 그런데 왜 다른 사람이 여러분의 마음을 조종하고 마음대로 다루는 현실에는 화를 내지 않는 겁니까?

 

p.98

 

 

작가는 이렇게 사람들이 단숨에 이해하게끔 만드는 비유와 묘사를 굉장히 짜임새 있게 구성해놓았다. 이 문단을 읽고서 다른 사람의 말과 감정에 나까지 영향을 받는 일을 당연시하던 나의 태도를 바꿔보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가장 단호하면서 가장 확실한 행복


 

요즘, 삶의 주도권을 놓쳐버리고 허우적대고 있었다. 사실 내가 힘든 이유가 주도권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도 그 당사자에겐 힘든 일이다. 그렇게 그저 자기 탓만 하며 언젠가 지나가리라 믿으며 시간을 보내게 된다. 하지만 이때 가장 필요한 건 '가장 단호한 행복'일지 모른다.

 

이 책을 읽으며 단호한 행복이 무슨 의미인지 고민을 해보았다. 사람 관계를 단호하게 끊어버리라는 말도 아니고, 남들에게 단호하고 냉정한 모습을 보여주라는 말도 아니었다. 그저 내면의 자아가 원하는 마음을 단호하게 받아들이라는 것이 작가가 전하는 철학 연습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진정으로 나 자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을 들려주고, 원하는 마음가짐을 실행에 옮겨 일상생활에서도 단호하게 나의 행복을 지켜내기.

 

 

주변 상황 때문에 내가 진짜 원했던 마음가짐을 하지 못하고 휘둘린다면, 그는 가장 단호한 행복을 지키지 못한 것이다. 나도 그렇게 불행의 원인이 생겼고 이제껏 스트레스를 받아왔던 것 같다. 이제는 단호하게 내가 하는 이야기에 경청하는 태도를 가진 내가 되어 가장 확실한 행복을 얻어보자고 다짐해본다.

 

 

[이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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