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양자 컴퓨터가 가져올 상식 밖 세계를 이해하기 - 양자 컴퓨터 기본과 시스템

글 입력 2021.03.26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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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맞이한 지 20년이 지났다. 21세기를 환상적으로 그렸던 수많은 공상 소설처럼, 우리는 이제 이전 시대에 상상할 수 없었던 기술들을 일상생활로 도입하고 있다. 우리는 초소형 컴퓨터를 손으로 들고 다니고, 종이보다 뛰어난 질감을 표현하는 전사 스케치북을 들고 다니며, 즉석으로 모형을 만들어낼 수 있는 프린팅 기술을 배운다.

 

기술은 문화와 생활상을 바꾸어 놓았다. 한때는 주목받지 못했던 빅데이터와 코딩 기술에 관한 교육은 그 질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빠르게 공급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자율 자동차를 실질적으로 보급할 방안을 모색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핸드폰은 인터넷을 구현할 수 없었으니, 스마트폰을 자연스럽게 들고 다니는 오늘날이 올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최근에 발간된 <컨버전스>에서는 최근 20년 사이에 이런 빠른 속도의 변화가 가능해진 것은 컨버전스, 즉 우리가 알던 수많은 기술이 서로 ‘융합’을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컨버전스는 지난 20년 동안 겪은 급격한 사회 변화를 생각해볼 때, 인류는 다음 10년 동안 사상 최대의 혁신을 경험할 것이며, 과거 100년 동안 쌓아올린 부를 훨씬 능가하는 풍요로움을 창조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융합을 이끌 키워드는 무엇인가? 많은 혁신가는 양자컴퓨터에서 그 답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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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컴퓨터'

 

뉴스를 자주 보거나 과학 기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이름이다. 하지만 양자컴퓨터가 정확히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양자 컴퓨터란 양자역학의 현상을 응용한 컴퓨터다. 양자컴퓨터는 기존의 슈퍼컴퓨터와 비교해 더 빠른 연산처리를 할 뿐만 아니라, 전력을 소비하는 정도가 낮다.

 

기존 컴퓨터는 집적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웨이퍼당 반도체 수를 늘려야 한다. 하지만 현재 미세화는 한계에 가까운 곳까지 도달했고, 미세화됨에 따라 전력소비도 증가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양자 컴퓨터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한다. 양자 컴퓨터가 가져올 수 있는 변화는 정말 무궁무진하다. 신약개발과 같은 시뮬레이션과 예측에도 능할 뿐만 아니라, 예측 모델을 생성하고 실행하는 머신러닝을 통해 놀라운 수준의 인공지능을 개발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양자기술은 하드웨어 제조의 어려움과 범용적인 사용이 어려움, 양자 컴퓨터를 실현하는 하드웨어의 제약으로 먼 미래의 일로 취급됐다. 이처럼 양자컴퓨터의 실용화는 아직 요원하지만, 최근에 구글과 IBM, 마이크로 소프트와 같은 선도적인 기업들이 의미 있는 결과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가장 흥분되고 겁이 나는 사실은, 양자컴퓨터 기술이 이제 현실에서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보어와 아인슈타인이 격렬하게 논쟁하던 시대에는 양자역학은 하나의 가설이었다. 하지만 2021년에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이달 초 국가안보전략 중간 지침을 통해 양자 기술 개발을 중대 과학 기술로 꼽았다. 그리고 이달 초 중국도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에서 AI와 양자컴퓨팅, 반도체 등을 7대 전략적 중대 과학기술로 꼽았다.

 

이러한 뉴스들은 양자 컴퓨터 기술이 근 미래 기술로 발돋움하였다는 것을 충분히 보여준다. 기술의 혜택을 받는 현대인으로서 기술을 이해하지 않는다면 세상을 이해할 수 없다. 오늘 소개할 책 <양자 컴퓨터 기본과 시스템>은 그런 현대인에게 걸맞은 책이다. 책은 양자 컴퓨터의 기본원리를 수식 없이 소개하여 기존 컴퓨터와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담백하고 말끔하게 정리한다.


이 책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깔끔한 정리다. 이 책의 서술 방식을 충분히 이해하고 모방할 수 있다면, 아주 훌륭한 요약기술을 습득하게 될 수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책의 전개는 대부분 전체적인 내용을 요약하고, 섹션에 따라 세부 내용을 전개하는 식으로 기술된다. 소개하는 장에서는 각 섹션의 핵심이 되는 부분은 표로 만들고, 더 심화한 내용을 섹션에 따라 읽을 수 있도록 가이드 해놓았다.

 

요약하는 방식은 세련되었지만, 난이도 자체가 내려간 것은 아니다. 컴퓨터 공학에 관한 지식이 없는 경우, 수식이 없다 하더라도 책은 몹시 어렵게 읽힌다. 어렵지만 아주 자세한 내용을 다루는 대신 구조 모형을 제시하는 식으로 기술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을 들인다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다. 수능 시험에서 출제되는 난이도 있는 기술 비문학 문제 정도를 생각하면 적절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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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다루는 주요 내용은 크게 다섯 가지다. 구체적으로 양자컴퓨터의 출현 배경, 정의, 양자 비트의 생성과 시스템, 인공지능과 가상화폐에서의 응용, 활용 전략이다. 양자컴퓨터의 원리(양자비트의 생성과 계층식 시스템)는 묶어 제시되어 크게 네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 리뷰에서는 복잡한 원리를 제외하고, 일반적인 독자로서 가장 궁금했던 점을 중심으로 요약해보고자 한다.

 

책에서 정의하는 양자컴퓨터란, 양자역학에서 발생하고 있는 현상을 컴퓨터에 적용한 것이다. 정확히 양자 컴퓨팅은 그 방식이 아날로그이나 디지털이냐에 따라 나뉠 수 있다. 공통적으로 양자 비트가 초전도성으로 인해 자기 스핀등에 의해 생성되고, 두 양자 비트에 의한 중첩과 얽힘이 사용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여기서 양자의 중첩이란, 한 개의 양자 상태가 동시에 존재하는 상태를 의미하며, 양자의 얽힘이란 두 개의 양자 사이에서 어느 상태가 결정되면 다른 양자의 상태가 결정되는 것을 말한다.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양자역학은 고전 물리학의 상식을 뒤집어 놓았지만,천재들조차 이해하기 어렵다고 소문나기도 하지 않았는가. 여기에서는 단순하게 0과 1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태, 양자 비트(q비트)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두 가지 세계를 동시에 고려할 수 있는 양자컴퓨터는 고전 컴퓨터의 연산 속도를 아득히 뛰어넘을 수 있다. 하지만 비용과 오류 문제의 해결, 기술의 한계 등으로 양자컴퓨터의 성능을 좌지우지하는 양자비트의 수를 늘릴 수 없다는 것이 현재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고전 컴퓨터의 시발점이 양자컴퓨터의 시발점과 비슷했음을 지적하면서, 양자컴퓨터의 비약적인 발전이 빠른 시일 내에 이루어지리라 예측한다. 저자의 말대로, 이미 2019년에 구글이 53개의 양자 비트로 구성된 양자 시카모어 칩(Sycamore chip)을 개발했다. 이어 구글 연구진들은 ‘양자 우위( Quantum Supremacy)’에 도달하였다고 선언하였다. 양자 우위에 도달했다는 것은 실용적인 목적으로 오랫동안 마감 기한이 너무 길지 않은 한 고전 컴퓨터가 단순히 처리 할 수 없는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했다는 의미이다.

 

양자 컴퓨터의 사용은 오늘날 우리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처럼 범용화되지 않을 수 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컴퓨터의 성능은 그리 뛰어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분야에서 양자 컴퓨터는 우리의 상식을 뛰어넘는 혁신을 일으킬 잠재력이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오늘날 뜨거운 감자 중 하나인 가상화폐와 인공지능일 것이다. 메타버스 시대로의 이행과정에서 가상화폐는 무궁무진한 잠재력이 있지만, 동시에 양자컴퓨터의 발전을 고려했을 때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 현재는 인공지능과 가상화폐 분야에 양자컴퓨터가 사용되지 않지만, 양자 비트의 수가 늘어나 성능이 개선되면 가상화폐의 가장 큰 장점인 보안체계를 뒤흔들 가능성이 있다.

 

양자 컴퓨터가 양자 비트의 스케일, 게이트 속도의 문제, 오류발생률에 관한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가상화폐 보안의 정수인 해시함수를 고속으로 풀 수 있다. 실제로 2017년에 싱가포르 국립 대학 연구원들은 비트 코인에 대한 양자공격과 보안 방법에 관한 논문을 발표한 바 있으며, 양자 내성을 가진 가상 화폐의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양자컴퓨터 기술이 발전하여 비트 수를 증가하는 데 성공하고, 오류 발생률이 감소하게 된다면 분자 시뮬레이션, 클러스터링 등 이용의 폭이 넓어진다. 이는 딥러닝 기술의 발전으로 이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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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은 일상생활을 바꾸고, 일상생활은 가치관을 바꾼다. 그렇다면 기술을 이해하는 것은 시대의 정신을 이해하는 것이다. 오늘 소개할 책, <양자 컴퓨터 기본과 시스템>은 이러한 맥락에서 가치를 가진다.

 

문과라는 틀로 자신을 규정해왔던 내가 최근 들어 기술과학책을 읽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우리는 사상이나 문화를 기반으로 기술이 개발된다고 믿지만, 사실 그 반대다. 낭만은 달콤하지만, 세상을 움직이는 건 늘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이윤과 기술이다.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기술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써, 앞서 기술한 컨버전스의 시대에 기술의 원리를 이해하지 않는다는 것은 세상을 이해하고 싶지 않다는 것과 같다. 만약 이 글을 읽는 사람이 지금까지 과학과 담을 쌓았던 사람이라면, 주저 없이 이 책을 건네고 싶다. 초보자의 어려움을 무릅쓰고서라도, 이 책은 내리쬐는 햇볕보다 달콤한 미래와 자기 전 덮쳐오는 불안감보다 큰 불안을 느끼게 한다.

 

기술은 끊임없이 발전한다. 연산처리 속도와 정보 축적의 혁신을 기반으로 이미 많은 기업이 끝없는 경쟁을 통해 세상을 바꾸어나가고 있다. 일개 개인이 모든 변화를 수용하기는 불가능하지만, 최소한 우리가 사는 세상이 나아가는 방향을 이해하는 것은 개인으로서나 구성원으로서나 가치 있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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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진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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