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다시 듣는 이소라 - 이소라 온라인 콘서트 [공연]

글 입력 2021.03.07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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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야자 시간이었다. 수학 문제를 풀 때면 늘 감독 선생님 몰래 좋아하는 연예인이 DJ로 있는 라디오를 들었다.

 

내가 졸업한 고등학교의 유일한 장점은 와이파이 연결이 잘 되어 전자기기 사용에 제제가 없는 것이었다. 노트북에 인터넷 강의를 듣는 척 선생님을 속이기는 쉬웠으나, 가끔 웃긴 사연이 나오면 터지는 웃음을 참을 수 없어 의심의 눈초리를 종종 받았다.

 

가끔은 목표로 한 하루 일과의 겨우 절반만 해놓고는 라디오를 내내 들었다. 즐겨 듣는 프로그램이 끝나면 이전 에피소드를 다시 들었다. 가끔은 사연을 보냈는데, 전화 이벤트에 당첨된 룸메이트와 달리 나는 한 번도 이벤트는커녕 사연도 뽑히지 못했다. 그래도 즐거웠다. 고등학생에게는 공부를 제외하고는 모든 것이 재밌으니까.

 

라디오 애청자이기 때문인지 혹은 원래 취향이지 뒤죽박죽인지 모르겠지만, 덕분에 내 플레이리스트의 장르 스펙트럼은 상당히 넓었다. 클래식도 듣고, 록 음악도 듣고, 아이돌 노래를 듣는가 하면 가사 뜻도 모르는 해외 곡을 듣기도 했다. 그런 내 플레이리스트에 이소라의 곡이 있는 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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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이 들은 이소라의 곡은 <바람이 분다>였다. 감수성이 풍부하다 못해 터질 10대에게 이 곡은 치명적이었다. 특히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라는 가사 때문에 더욱더.

 

시험기간이 다 되었을 때 임의재생으로 이 노래가 나올 때면 갑자기 눈물을 글썽거렸다. 수학문제를 풀다 노래에 이입해 눈물이 흐르다니. 입시의 압박으로 힘겨운 학생에게 <바람이 분다>는 너무나도 벅찬 노래였다. 결국 플레이리스트에 <바람이 분다>를 지워버렸다. 이런 감정 소모도 고등학생에게는 사치라고 느꼈다.

 

대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다시 <바람이 분다>를 들었을 때는 그때처럼 힘들지 않았다. ‘노래 좋네.’라는 생각이 제일 컸고 이제는 좀 여유가 생겼다고 느꼈다.

 

그러나 그 오만도 잠시였다. ‘야자’가 ‘야작’으로 바뀌었을 뿐. 그나마 동기들과 함께 과방에서 작업하며 새벽을 맞이하는 건 즐거운 기억이라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본가에 내려와 홀로 글을 써야 한다. 동기들 중 휴학생은 점점 늘어나 함께 있기가 어려웠다.

 

새벽에 글을 쓰면서 다시 고등학생 시절이 떠올랐다. 언제 다시 플레이리스트에 추가된지 모를 <바람이 분다>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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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고백을 하자면, 난 노래에 몰입하는 걸 싫어했다. 노래를 부르거나, 들을 때 우는 것을 보기가 껄끄러웠다. 그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나 또한 그런 부류이기 때문이었다. 감정 과잉의 상태는 여전히 버거웠다. 일종의 공감성 수치라고 할까.

 

이소라의 노래를 들으면 내가 여전히 노래에 몰입하고 있는 것을 깨닫게 한다. 이는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여 괜히 그 곡에 나를 이입하고 만다. 이번 ‘STRAW MUSIC WITH 이소라’에서 분명 나는 노래에 몰입하게 될 것이다. 이전에는 그 경험이 부담스러웠다면, 이번 콘서트에서는 그 경험이 무겁게 다가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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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 온라인 콘서트

- STRAW MUSIC with 이소라 -



일자 : 2021.03.14

시간
오후 7시

장소 : 스트로(STRAW)

티켓가격
LIVE + VOD 33,000원 (VAT 포함)
VOD 11,000원 (VAT 포함)

주최
STRAW

관람연령
만 13세 이상 관람가능

공연시간 : 60분
 
 
'STRAW MUSIC WITH 이소라' 티켓 예매는 2월 24일(수) 오후 4시부터 스트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며, 이후 인터파크 티켓, 멜론 티켓, 컬쳐랜드 사이트에도 추가 오픈 될 예정이다.
 
 
[이승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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