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조언의 어그로

살면서 들었던 가장 그럴듯한 헛소리는 무엇이였나요?
글 입력 2021.02.22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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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또 친구와 다투었다. 아니 다투었다기 보다는 섭섭함이 컷으리라 본다. 혹은 그의 마음에 내가 훨씬 이입해서 특유의 예민함을 십분 발휘하여 혼자 쪼그라들었을지 모른다. 이런 나의 무한 루프를 거의 반평생 지켜봐온 나의 남편은 이렇게 이야기 했다. "당신 또 조만간 자기 계발서 무지무지 읽고 절에 다니게 생겼네" 긍정의 끄덕거림으로 대답했다.

 

타인과의 갈등은 거의 매일 일어 나지만 또한 이토록 굳은살이 안생기는 부분도 없다고 본다. 매번 상처를 받기도 하고 내가 받은 만큼 상처를 주고 있었을지 모른다. 무한히 뻗어나갈 것만 같다가도 사람들간의 작은 마찰로 동력이 확 꺼져버리기 일수이다. 내가 지나치게 예민한 탓인지 감수성이 풍부한 탓인지 그를 너무 사랑하고 기대하고 정을 준 탓인지 모르지만 결국 내마음에 생기는 이 모든것들이 내 탓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나면 나는 자기 계발서 앞으로 가서 지식을 강구하고 그래도 마음이 편안해 지지 않으면 조용한 사찰에 가서 초를 켜고 때로는 천원 때로는 만원을 내고서 온갖 소원을 빌고 집에 오고가기를 몇번 반복하고나면 또 자그마하게 잊혀졌다고 생각하는것이였다. 돌아 보니 이짓을 거의 20년째 해오고 있었다는 사실에 또한번 쪼그라 들었다. 나라는 인간의 MBTI가 관종미가 많은 탓인지 사주에 나체도화가 들어 아이같이 살아서인지 도대체 왜이렇게 생겨먹어서 의연하질 못하는지 왜이토록 끊임없이 스스로를 최선을 다해 힘들게 만드는지 수십권의 자기계발서를 읽었어도 얻지못한 해답을 저 빨간 표지의 나쁜 조언을 보고서 속는셈 치고 다시한번 읽어 보았다.

 

모든 자기 계발서가 공통적으로 외치는게 하나는 "BE yourself" 이 책의 관점은 그 비 유어셀프를 뒤집어 버린다. 이미 나는 지금 이대로 너무 나이기 때문이다. 화가난것도 화가난것을 애써 누르고 침참한척 하는  이 순간도 정신없이 허덕거리는 모든 순간이 내가 아니라면 누구란 말인가. 좋은 조언은 고통 없는 삶의 위한 처방전이 아니다. 나쁜 조언만이 그런 헛된 약속을 한다. 마치 스위치를 올리면 불이 확 켜지는듯이 당신 스스로의 모습대로 존중하며 사세요!! 외치고선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만들어 버린다. 좋은 조언은 당신이 이미 가지고 있는 힘과 재능 가능성을 발휘 할 수 있게 도와준다. 확실한 대답을 주지는 않지만 좋은 조언에 따라 행동한다면 자기 스스로 그 중요한 질문에 답할 수 있게 된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파트는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다면 차라리 속상한채로 지나가는게 낫다는 파트였다. 마음에 드는것을 얻을떄까지 간절하게 원하면 세상의 모든 주파수가 나를 돕는다던지 쟁취하는 법을 알려준다던지 하지않고 그저 편안하게 속상하다고 인정하고 나를 도닥이는 시간을 갖는 다는 방법은 새롭진 않지만 마치 얻지 못한 수 얻게되는 열패감 계속 도전해야한다는 희망 고문을 조용히 낼려놓을 수 있는 당위성이 부여되는 주장이기 때문이다.

 

원하는 것을 다 갖어야만 좋은 삶은 아닐 수 있다. 나를 편안하게 해주는것 그래야 달리고 싶을때 마음것 달릴 힘도 있지 않을까.

 

 

[신아숙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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