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삶이라는 게 다 그렇잖아요 [음악]

노랫말을 빌려 당신에게 전하는 메시지
글 입력 2021.02.19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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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라는 게 다 그렇다.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던 어릴 때와 달리 뭐든 불가능할거라 짐작하는 것. 한 없이 초라해지는 자신을 발견하는 것. 빛을 따라갔더니 더 짙은 어둠 속으로 안내하는 표시에 불과함을 깨닫는 것. 현실에 맞닥뜨릴 자신도, 도망갈 자신도 없는 것. 그 속에서 행복을 잡기 위해 아등바등 몸부림치는 것.


지친 마음을 달래줄 무언가를 찾지 못한 당신에게. 누군가 내밀어준 손조차 잡을 용기 없는 당신에게. 순수했던 시절 희망찬 모습을 되찾고 싶은 당신에게. 때로는 말 한마디보다 따뜻한 품을 기대하는 당신에게.


감히 노랫말을 빌려 이 말을 전하고 싶다.

 

 

[나의 하루에 대한 사랑을 담은 노래, 아이유의 unlucky]

 

 

언젠가부터 사람들은 행복에 조금씩 집착하기 시작한 것 같다. 자유로이 떠나는 여행이라든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는 나만의 취미라든가. 그렇게 우리는 일련의 과정이 필요한 행복뿐만 아니라 일명 ‘소확행’이라 불리는 것들도 찾기 시작했다.

 

끊임없이 굴러가는 사회의 쳇바퀴는 각자만의 속도를 존중하지 않기 때문에, 잠시 멈춰버리면 주변의 질시와 냉소를 받기 십상이다. 그러다보면 일도 연애도 모두 남들에 맞춰, 남들 하는 대로 굴러가다 보니 어느새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른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타인에게 ‘맞춤 적용’된 하루가 밉게 보이는 순간 우리는 숨기도 하고, 맞서기도 하고, 때로는 숨구멍을 만들어 긴급조치를 취하기도 한다. 어쩌면 이리저리 치이는 하루를 위한 긴급조치가 사람들이 애타게 손에 넣으려 하던 행복이지 않을까 싶다.

 

저마다 생각하는 하루의 가치는 제각각 다르다. 그러나 우리에게 주어지는 하루가 적어도 나를 위해 존재하는 하루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가끔 하루가 나를 힘들게 할지라도, 얄궂은 장난을 칠지라도, 혹여 어려운 과제를 내줄지라도 자신만의 속도에 맞춰 한 걸음씩 나아가는 건 어떨까.

 

 

‘기를 쓰고 사랑해야 하는 건 아냐 하루 정도는 행복하지 않아도 괜찮아’

‘난 나의 보폭으로 갈게 불안해 돌아보면서도 별 큰일 없이 지나온 언제나처럼 이번에도 그래 볼게’

 

 

[꿈이 없어도 된다며 내 편을 들어주는 노래, 방탄소년단의 낙원]


 

우리는 어릴 때부터 꿈에 관한 질문들을 무수히 받는다. ‘넌 커서 뭐가 될 거니?’, ‘어느 대학이 목표니?’ 등 아직 자신에 대한 고찰도 하지 못한 우리에게 어른들은 목을 조이는 질문들을 쏟아내고, 사회는 때가 지나면 가차 없이 등을 돌린다. 그래서 꿈은 필수적이다. 이건 어린 시절부터 학습된 머릿속에서 기인된 명제이다. 꿈은 필수적이다.

 

꿈이 있는 게 당연한 거라면 꿈이 없는 자는 뭐라고 칭해야 하는 걸까. 열외. 비정상. 아무생각 없는 애. 그것도 아니면 어떻게든 꿈을 꾸라고 강요를 해야 하나. 근데 세상이 우리에게 꿈이 없다는 죄로 특정 프레임을 씌울 자격이나 되는가 싶다. 꿈꿀 시간도 주지 않았으면서 꿈을 꾸라고 하는 것이, 실컷 꿈꾸게 해놓고 희망고문만 하는 것이, 속도가 조금 느린 꿈을 꾸는 자에게는 편견이라는 명찰을 달아주는 것이, 이 모든 걸 감수하고 꿈을 꾸라고 하는 걸까.

 

꿈은 모두에게 똑같이 정의내릴 수 없는 단어이다. 누군가는 대통령이 되는 게 꿈이고, 누군가는 꿈속에서 좋아하는 연예인을 만나는 게 꿈이고, 아무것도 꿈꾸지 않는 게 꿈인 사람도 있다. 그 누구도 꿈의 크기를 논할 수 있는 자격은 없다. 그러니 우리는 꿈이 없다고 좌절할 필요도 낙담할 필요도 없다. 꿈이 없어도 괜찮다. 힘들면 잠시 쉬어가도 좋다.

 

 

‘멈춰서도 괜찮아 아무 이유도 모르는 채 달릴 필요 없어 꿈이 없어도 괜찮아 잠시 행복을 느낄 네 순간들이 있다면’

‘꿈의 이름이 달라도 괜찮아 다음 달에 노트북 사는 거 아니면 그냥 먹고 자는 거 암것도 안 하는데 돈이 많은 거 꿈이 뭐 거창한 거라고 그냥 아무나 되라고’

 

 

[혼자서 잘 해왔다고, 쓰러지지 않아서 고맙다고 말해주는 노래, 데이식스의 For me]


 

가끔 나보다 가까운 지인들이 나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종종 있다. ‘나’를 가장 오랜 시간 지켜봐온 사람은 나인데, 어쩌면 나는 내 자신을 아직 잘 모를지도 모른다.

 

여전히 나를 모르겠다. 그래서 내가 해온 행동들이, 하고 있는 것들이, 하기로 다짐한 모든 게 옳은 건지도 잘 모르겠다. 그 흔한 칭찬 한 번 해준 적 없고, 수고했다며 스스로를 격려한 적도 없는 것 같다. 비단 난 뿐만 아니라 이 글을 보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스스로를 보듬어 주는 법을 모른 채 앞만 보고 달리다보니 끝없는 자기연민과 깊은 한숨만이 길게 늘어져 있다.

 

아마도 우리는 누군가 나에게 해주는 백 마디의 위로보다 자신에게 해주는 한 마디의 위로가 더 큰 힘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러니 이제는 거울 속에 비친 얼굴에게 위로와 격려, 칭찬을 보내보는 건 어떨까. 내가 해온 일들이 누군가 실패라 단정 짓더라도, 적어도 그 동안 수고했다며, 넌 잘해왔다며 따스한 미소와 함께 건네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I wanna thank you 지쳐 쓰러지지 않고 계속 함께해줘서 나를 끌어줘서’

‘나는 아직도 너를 몰라 아마 난 지금까지 위로 한 마디 너에게 한 적 없었던 것 같아’

‘여태 혼자 잘해왔다고 말해 줄게 나에게’

 

 

나는 남에게도 나에게도 위로를 잘 못하는 편이다. 가끔 타인에게 행하는 나의 위로가 옳은 방식인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고, 나에게는 위로를 해줘야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위로는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선뜻 상황에 맞는 적절한 말을 골라낼 자신이 없다. 그렇기에 비겁한 나는 음악을 빌려 노랫말로 당신에게 위로를 전한다.

 

 

[지은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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