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나만의 작은 숲, 리틀 포레스트 [영화]

글 입력 2021.02.18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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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원은 뜻대로 되지 않는 일상에 지쳐 고향으로 돌아온다.

 

잠시만 머무를 계획으로 왔지만, 사계절을 보내게 되고, 혜원과 마찬가지로 일상에 지쳐 고향으로 돌아온 재하와 아직 고향을 벗어나지 못해 일탈을 꿈꾸는 은숙과 함께 자급자족하며 고향 생활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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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으로 돌아온 혜원의 첫 음식은 배춧국이다.

 

혜원은 눈밭에서 뽑은 배추로 배춧국을 끓여 먹는다. 그 추운 겨울날 눈 속에서도 살아있는 배추가 마치 혜원도 이 시련 속에서 살아남을 것을 이야기해주는 것 같으며, 동시에 우리에게 해주는 이야기 같다.

 

 

 

리틀 포레스트 속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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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포레스트 속에서 혜원이 자급자족으로 정성스러운 한 끼를 챙겨 먹는 것을 보며 배달 음식을 시키고 후회하던 날들이 생각났다.

 

밥 차리기 귀찮아서라는 이유로 선택한 배달 음식은 쉽고 편할지는 모르겠지만, 맛있다 하더라도 왠지 모르게 후회가 되었다. 따뜻하고 정성스러운 음식들을 보며 조금 귀찮더라도 스스로 해서, 매 끼니 잘 챙겨 먹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

 

음식은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인스턴트 음식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혜원의 허기를 채워주는 동시에 어느 날 사라져버린 엄마를 떠올리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어느 날 떠나버린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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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원의 엄마는 헤원이 수능 끝나고 며칠 뒤 편지를 남기고 사라져버린다. 고향으로 돌아온 혜원은 엄마의 레시피로 음식을 해 먹으며 그런 엄마의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다.

 

가족을 중요시하는 한국 사회에서 엄마가 수능이 끝난 딸을 두고 떠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 성인이 된 자식을 부모가 떠나는 것보단 성인이 된 자식이 부모를 떠나서 안 돌아오는 경우가 우리에겐 더 익숙하니 말이다. 그러한 정서적 괴리감을 문소리 배우의 연기가 좁혀준다는 점이 인상 깊다.

 

혜원의 엄마는 혜원이 고향으로 돌아온 것은 어떻게 알았는지 대뜸 감자 빵 레시피를 편지로 보낸다. 가출해놓고 딸에게 몇 년 만에 쓴 편지가 감자 빵 레시피냐며 화를 내던 혜원은 그곳에서 지내며 엄마에 대한 미움을 거두고 그 편지에 대한 답장을 쓴다.

 

 

 

자꾸 꺼내게 되는 리틀 포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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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으로 지내다 보면 내가 무언가를 열심히 해도 하지 않아도 마음의 기저에는 불안감이 깔려있다.

 

‘이게 맞나?’, ‘이렇게 해도 되나?’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고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남들에게 시선이 가고 나도 모르는 게 남들과 비교를 한다. 마음이 급하다 보니 무조건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고 쉬는 것이 용납돼서는 안 될 것 같다.


그런 마음을 어떤 말이나 행동보다도 이 영화가 잘 어루만져주기에 자꾸만 꺼내 보게 된다.


묘목을 더 이상 옮기지 않고 완전히 심는 것을 ‘아주 심기’라고 한다. 영화는 다시 도시로 갔던 혜원이 고향으로 또다시 돌아오며 마무리된다. 그래서 고향에 완전히 자리를 잡은 것인지 아니면 도시에 자리를 잡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 것인지 하는 궁금증이 든다. 혜원이 어느 곳에 자리 잡든 혜원은 자신만의 작은 숲이 있기에 잘 살아나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영화를 보고 난 뒤, 그래서 귀농을 하라는 거야? 라는 생각이 들며 해결책을 바랄 수도 있지만, 이 영화는 해결책을 주진 않는다. 그저 쉬어가도 괜찮다는 하나의 방법은 제안해 줄 뿐이다. 아마 오히려 그러한 해결책을 주었다면 이 영화의 매력이 반감되어 이만큼의 사랑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어차피 인생에 정답은 없다. 해결책만 먼저 찾으려 하기보다는 일단 조급하고 불안한 마음을 힐링시켜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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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아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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