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세상에 단 하나뿐인, 라스트 북스토어 The Last Bookstore

부재와 변화의 공간
글 입력 2021.02.08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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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도 책을 읽을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 있다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서점으로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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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재: 책에 의한, 책을 위한 단 하나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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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책을 읽는 공간은 혼자 있는 도서관, 서점에서 가장 안쪽의 구석 자리, 내 방 침대이다. 이는 가장 개인적이면서 동시에 어딘가 비밀스러운 공간이다. 적어도 항상 손에 쥐고 다니는 또 다른 작은 서점을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리고 이때쯤 동네에서 작은 서점이 하나, 둘씩 사라지기 시작하였고 가장 안쪽의 구석자리는 더 이상 비밀스러운 곳이 아니었다. 학교 도서관, 서점을 가는 횟수가 줄어들수록 나는 책을 더 멀리하게 되었다.

 

내 주위에 더는 책을 위한 공간도, 책에 의한 공간도 없었다. 모두 사라진 것이다.

 

이후 그 부재를 느끼게 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장르는 중요하지 않다. 그동안 나는 글자로 빼곡히 채워진 책을 한 장씩 넘기며 학습하고 있었다. 더불어 책을 읽던 그 공간까지도 모두 경험의 연속이었다.

 

그 경험들로 이루어진 <라스트 북스토어>의 많은 공간은 상실감을 뛰어넘어 이른바 책을 읽던 그때를 떠올리게 하는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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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도서관의 불빛, 좁은 곳을 가득 채운 책더미, 누구나 한 번쯤 떠올렸을 상상 속의 서재의 모습까지 우리의 생각과 감정을 모두 담고 있다.

 

그중에서도 상상 속의 서재는 꿈속에서라도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으로 가득 찬 공간, 어린 시절 보았던 책과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바로 그 장면을 그대로 연출한 것 같았다.

 

날아다니는 책과 함께라면 책을 손에 들고 있지 않아도 된다. 둥둥 떠다니는 책은 언제든 읽고 싶을 때 알맞은 페이지를 펼쳐줄 것이다. 이런 공간이 실제로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변화: 책으로 이루어진 단 하나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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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북스토어>의 부제를 붙여보자면 '하나의 책을 바라보는 시선'이라고 짓고 싶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서점"인 <라스트 북스토어>의 입구부터 그 모습이 하나의 책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책을 주제로 정말 다양하게 해석하고 표현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 책 위에 그림을 그리거나 책이 다시 하나의 오브젝트가 되기도 하고 아예 새로운 창작물을 관람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작품의 배치와 공간활용이 가장 인상깊었는데 프레임의 구도를 바꾸거나 각각의 작품들을 함께 보았을 때 작품의 분위기는 또 달라 보였다.

 

개인적으로는 조명이 그 역할을 톡톡히 한 것 같다. 빛의 밝기에 따라 작품의 그림자 모양이 변화하였다. 조명에 따라 색이 잘 표현되어서 그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도 보다 더 잘 전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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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작품에서 빨간 실타래가 복잡하게 엉켜있는 것 같지만 이 실에는 끝과 끝이 존재한다. 책을 통한 경험이 때로는 교훈과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며, 어떨 때는 평소에는 쉽게 할 수 없는 흥미로운 상상 속으로 안내한다.

 

그런 의미에서 책은 정말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한다. 책을 통해 지식을 얻고 풍부한 감정과 생각을 배우기도 하듯이 책이 있는 공간, 책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공간은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하였다.

 

이제 서점은 카페, 전시회 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더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더 쉽고 자주 책을 접할 수 있다. 어떤 형태로든 말이다. 그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하나의 증거로 동네 곳곳에 다시 작은 책방이 생기고 있다. 특색 있는 책방의 분위기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을 이끌고 있다. 또 새로운 책 문화가 등장했고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다.

 

이미 책을 읽을 수 있는 나만의 유일한 공간인 "세상에 단 하나뿐인 서점"은 곳곳에서 활짝 열려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은 이미

<라스트 북스토어>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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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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