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방황하는 부부에게 찾아 온 마법 같은 밤 - 마법에 빠졌어요 [영화]

널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 계속 미소 짓고 싶니?
글 입력 2021.02.06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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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법에 빠졌어요>는 국내 최대 OTT 기업 왓챠에서 수입/배급을 모두 진행한 '왓챠 익스클루시브' 영화이다.

 

왓챠 익스클루시브의 작품 모두 영화제 향기를 듬뿍 담은 작가주의 영화들. 왓챠는 프랑스, 벨기에, 모로코 등 다양성을 가진 예술영화들을 독점 배급하며 그 색깔을 뚜렷이 하기 위해 정진하고 있다.

 

<마법에 빠졌어요>가 특히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불륜'을 소재로 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불륜 소재를 영화화, 드라마화 한 것에 대해 거부감이 있는 편인데, 이 영화는 그 소재를 단순히 자극 포인트로만 포장하지 않았다.

 

오랜 부부 사이의 녹슬음을 각자 다르게 해석한 두 개인이 어떤 선택을 해왔는지 그 차이를 심도있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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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긴 결혼 생활, 갓 스물 넷이 된 나에겐 아직 상상조차 잘 안가는 뜬구름과도 같은 이야기이다. 한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이 어떤 정의로 표현되어야 옳은 방향일지 아직 명확하지 않다.

 

특히 그 사이에 '성'이라는 요소가 개입이 되면 더 어려워진다. 성적인 요소가 연인 사이에 없어진다면, 그건 사랑하지 않는 것일까? 혹은 쉽게 말해 섹스리스 부부는 더 이상 사랑이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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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있다가 없어졌다는 것. 그건 어떻게 확인할 수 있으며 그 기준을 어떻게 세워야하나?

 

나는 성인이 되어서 몇 몇의 연인을 만나고, 꽤 오랜 시간 알아가다 헤어졌다. 그런 헤어짐은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한 쪽이 더 이상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에', 혹은 그렇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데 부부는 그런 과정이 더 이상 자연스러울 수만은 없다.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제도적, 심리적 책임이 부가되었으니 당연한 논리다.

 

영화 속 주인공 '마리아'는 남편에게 '그건 아무 일도 아니었으니까 신경쓰지 않아도 돼.'라며 자신의 불륜 사실에 꽤나 당당한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마법같은 어떤 밤, '리샤르'의 젊은 모습이 '마리아' 앞으로 나타난 것이 발단이 되어 현재를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된다.

 

과거의 연인, 젊은 시절의 '라샤르'를 사랑했던 '마리아'가 자신을 되돌아봄으로서 현재를 재조명해, 지금껏 애써 무시했던 복잡한 감정과 해결해야만 할 문제들을 마주하는 계기가 된다.

 

영화의 모든 시간들에서 '리샤르'는 '마리아'에 일관된 모습이다. '널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 계속 미소 짓고 싶니?'라는 물음에 이와 같이 답한다.

 

 

'현재의 사랑은 아무 의미가 없어요. 사랑은 늘 추억일 뿐이니까요. 사랑은 그저 함께하기로 한 장소일 뿐이에요. 과거죠. 처음의 추억과 떨림이 있는 과거. 사랑에 빠졌다는 걸 알게되면 바로 그 추억을 살아 숨 쉬게 해야해요. 현재가 중요한 게 아니죠. 과거는 사랑의 결실을 솟구치게 만들어요.'

 

 

종종 해외 영화를 보다보면, 헤어지는 연인에게 하는 인사로 'I will always love you.'라는 말을 진심을 담아 건네는 장면이 있다. 지금의 시간들을 너와 함께하기에는 우리 서로에게 무리가 있어 그 시간들을 더 이상 만들어가지는 못하겠지만, 너를 항상 사랑할게. 항상 그 추억은 살아 숨 쉴 거야, 그런 의미겠거니 생각했다.

 

그런데 '리샤르'는 이 맥락을 헤어짐이 아닌 함께함에도 적용시켜 사랑의 결실은 과거에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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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샤르'는 계속 '마리아'를 기다린다. '마리아'가 등을 돌려 자신에게 안겨 자는 그 순간을 '기적'이라 칭하며 기다린다. '마리아'가 모진 말을 하지만, 이미 과거에 그와의 사랑의 결실을 맛본 '리샤르'에게 그것은 문제가 아니다. 아, 감정이 상하고 마음이 아파 물건을 집어 던지기는 하지만 그의 사랑의 방향성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다.

 

'리샤르'는 그렇게 '마리아'를 사랑한다. 가치의 문제는 이렇게나 어렵다. 그 합치되지 않음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마리아'는 드디어 고민을 시작한다.

 

이전에 어디에선가 보았던 말 중에, '한 사람은 우주와 같아서 평생에 걸쳐 그 사람을 알아도 결코 다 알 수 없다'라는 말이 인상깊었다. 이 말은 몇 십년 간의 결혼 생활이 과연 가능할까라는 나의 호기심에 가능할 수도, 라는 하나의 잠재성을 만들었다.

 

평생을 함께 하기로 한 파트너와 사랑의 형태를 비슷한 모양으로 빚어 나눠가는 것, 그 과정이 어떤 문제보다 어려울 수 있지만 의지를 가지고 해나가는 것. 20대의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결혼 생활이다. 아직 말은 쉽다.

 

 

[류현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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