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이번 한 해는 나에게 무슨 해였을까 [사람]

글 입력 2021.01.05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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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었다. 2020년을 보내주고 2021년을 맞이하는 기점에서 누구나 다 하는 작년 되돌아보기를 해 보려고 한다.

 

2020년은 나비효과를 제대로 경험한 한 해였다. 나와 상관없을 것 같던 특정 지역의 특정 현상이 내 일상으로 깊이 들어와 유례없는 변환점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로 인해 크고 작은 변화들이 있었는데, 그렇기 때문에 어찌 보면 2020년은 시작부터 끝까지 적응의 해였는지도 모른다.

 

이로 인해 2020년은 지우고 싶은 해로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이 된다. 그럼 나에게는 2020년이 어떤 해였을까? 예전에 셀프 인터뷰를 하면서 굉장히 재미있게 하였던 기억이 나, 저번과 동일한 문답의 형식으로 이번 글도 꾸려 가려 한다. 질문들은 인터넷에서 검색하여 나온 일반적인 셀프 인터뷰 질문들 중 대답하고 싶은 것들을 추려 본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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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머리 변천사

 

 

1. 올해 새롭게 발견한 것은?

 

올해 새로이 발견한 것은 몰랐었던 나의 성향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생활패턴의 변화로, 나의 성격이나 기질 등을 새롭게 발견하였다. 밖으로 나다니는 것을 좋아해서 집순이와 거리가 멀었다고 생각한 나 자신은, 알고 보니 굉장히 집을 좋아하는 성격이었다.

 

사람을 만나는 것을 필수로 생각하였던 과거의 모습이 무색하게 어느샌가 집에 잘 머무르며 자급자족하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또한 온라인 수업 형태로 고학년을 맞이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하게 할 일을 지켜야 하는 학기를 거쳤다. 이렇게 휴학의 마무리와 복학을 거친 2020년을 살아가면서 본인이 생각보다 계획적인 인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맞지 않는 전공을 억지로 맞는다고 자기최면 걸었던 것이 다 깨진 해이기도 하다. 상당히 잘 한다고 생각하였던 것과 잘났다고 착각한 부분들이 허상인 것을 깨닫는 데에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2020년은 맞지 않는 옷의 존재를 깨닫고, 변화의 필요성을 느낀 시기이다. 이로 인해, 2021년부터는 나에게 잘 맞고 내가 잘 하는 것을 다시 찾아나가는 여정을 떠날 예정이다.

 

 

2. 한 해 동안 잘했다고 생각한 것은?

 

특히 잘했다고 생각한 것은 딱히 없다.

 

이번 한 해를 굉장히 스펙터클하고 인상 깊게, 그리고 다소 힘들게 지낸 사람들이 많았지만, 나에게는 2020년이 여타의 시기들과 그렇게 차이가 많이 있지는 않았다. 때문에 특별하게 잘한 점이나 특별하게 불행했던 점도 없었던 것 같다. 어찌 보면 이 격동의 코로나 시국에 아주 조금 좋은 것일 수도 있겠다.

 

 

3. 아쉬웠던 것은?

 

잘 했던 것들보다 아쉬웠던 것을 떠올리면 꽤 많은 것들이 생각난다. 2019년 말에 예매했던 2020년 3월의 유럽 여행을 가지 못한 것, 대외활동을 놓친 것, 건강 악화로 인턴을 중간에 그만둔 것 등이 기억난다.

 

코로나19로 인해 어쩔 수 없었던 부분들도 있었지만, 크고 작은 ‘아쉬움’이 남는 한 해였다. 그리고 2020년을 전반적으로 굉장히 열심히 살았었는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범위 내에서 그런 것 같아 조금 아쉽다.

 

내가 마음에 끌리는 것 또는 내가 궁극적으로 해야 하는 것에 집중하였으면, 도전적이면서도 후회되지 않는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아, 그리고 잘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 순간 나 자신을 깎아내리고 비난한 모습이 떠오른다.

 

특히 하반기인 학기 중에 그것이 심해졌는데, 내가 날 해치지 않도록 마음을 굳게 먹어야겠다고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4. 성장했다고 느끼는 것은?

 

해가 거듭할수록 아주 조금이라도 성장을 하는 것 같다. 그리고 올해 가장 성장하였다고 여길 수 있는 나의 특징은, 부족한 나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는 용기 아닐까. 예전에는 막연하게나마 생각하였던 나의 미래나 모습들이 선명하게 다가오는 시기였던 것 같다.

 

내 한계들이나 장점들이 조금씩 뚜렷이 보이는데, 그것을 어떻게 잘 조리하느냐는 2021년 나의 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5. 가장 좋았던 최근의 경험은?

 

최근에 가장 좋았던 경험은 연말연시를 무난히 잘 보낸 것이었다. 너무 우울하거나 불안하지 않게, 평범한 선에서 적당히 행복하게 2021년을 맞이하였다. 작년에 함께하였던 고등학교 친구들과 똑같이 연말연시를 함께 했는데, 그 익숙함과 포근함이 선사하는 힘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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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매년 맞춤 제작하는 케이크. 한 명은 임용고시로 인해 오지 못했다.

 


6. 가장 좋았던 영화는?

 

많은 영화들이 산발적으로 떠오르는데, 조만간 리뷰를 꼭 하고 싶은 <리플리>라는 영화를 꼽고 싶다. 전달해 주는 메시지가 다소 어둡고 현실적이어서 올해의 영화로 뽑기 조금 그렇지 않나라는 생각도 들지만, 가장 인상 깊었고 재밌게 봤던 영화이다.

 

<리플리>를 기점으로 내가 보는 콘텐츠의 결이 극 사실주의적이고 작품성 높은 것들로 조금씩 달라졌다. 아직도 이 영화를 추천해 준 친구에게 감사하고 있으며, 오랜 시간 동안 다른 사람들에게도 적극적으로 홍보를 하고 있다. 대작이다.

 

 

7. 건강은?

 

2020년의 건강은 2021년의 다짐과 연관되어 있기도 하다. 많이 아팠고, 전반적으로 건강하지 못했다.

 

정신적인 건강이 나빴었던 건 아니지만, 체력적으로 너무나도 힘에 부쳐 그것이 정신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았다. 운동을 습관화하여서 평소에도 굉장히 건강한 상태인 나 자신을 만들고 싶다. 2021년의 가장 큼지막한 다짐들 중 하나이다.

 

 

8. 2021년 기대되는 것은?

 

2020년을 표현하라 했을 때 전 세계 사람들이 동의하는 키워드는 코로나19일 것이다. 그리고 날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2021년에 코로나19가 종식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기 때문에 꽤 긴 시간 동안 버틴다고 지친 사람들이 더 건강하고 행복한 한 해를 보냈으면 하는 것이 작은 바람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졸업 전시를 앞두고 있는데,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한 상태로 무사히 마무리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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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할머니를 뵈러 갔을 때 맞이한 해운대의 노을

 


지금 돌아보면 2020년은 꽤 바쁜 해였다. 휴학이 끝나고 복학하는 것과 맞물려, 졸업 후의 인생에 대한 답을 찾으려고 어떻게든 발악을 하였던 것 같다. 하지만 역시나 계획한 대로 되는 것은 그리 많지 않았고, 오히려 주위 사람들의 말을 들으며 그렇게 조급할 필요가 없다고 느끼기 시작하였다. 때문에 2020년을 마무리하고 2021년을 맞이하는 지금의 심정은, 고무적인 것보다는 오히려 평탄한 느낌이다.

 

무사한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던 2020년이 지나고, 그렇게 실감이 나지는 않는 2021년 그리고 25살을 맞이하였다. 뚜렷하거나 대단한 목표는 없지만 이것 나름대로 무사히 2021년 한 해를 보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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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지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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