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그 시절 추억을 담은 게임, 마비노기 [게임]

가끔씩 꺼내보는 나만의 추억팔이
글 입력 2020.12.27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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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마비노기'라는 게임은 중학생 때의 추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중학생 시절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외로움'이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어린 날의 내가 참 귀여울 따름이지만, 그때의 나는 나름대로 진지했을 것이다. 좋은 친구들이 주변에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딘가 마음 한편에 외로움을 간직한 채 하루하루 힘든 날을 보내고 있었다. 누구에게도 솔직한 마음을 내비칠 수 없었고,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굳게 닫았다. 이런 걸 중2병이라고 해야 할까? 감수성이 풍부했던 그때의 내 마음을 달래주었던 것은 마비노기였다.


아름다운 세상이었다. 그곳에서 나는 주인공이었고, 무엇이든 될 수 있었으며, 넓은 세상을 여행하는 자유로운 모험가였다. 나는 마비노기가 주는 '자유로움'이 정말 좋았다.

 

마비노기는 일반적인 RPG 게임의 공식을 따르지 않았다. 보통 RPG 게임에는 처음에 직업을 선택하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 정해져 있다. 그 직업에 맞는 스킬만을 사용하고, 그 직업에 맞는 역할이 부여되며, 그 직업에 맞는 무기와 옷만을 입어야 했다. 마비노기는 애초에 직업의 개념이 없었다. 처음부터 직업을 선택하고 능력을 부여받는 것이 아닌, 능력을 선택하고 내가 원하는 직업을 만들어가는 방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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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한다면 검사도 될 수 있고, 마법사도 될 수 있고, 궁수도 될 수 있다. 꼭 전투를 하지 않아도 된다. 요리 스킬을 갈고닦아 요리사가 될 수도 있고, 옷을 만들거나 무기를 만드는 장인이 될 수도 있었다. 세상을 떠돌며 류트를 연주하는 음유시인이 될 수도 있고, 아무것도 안 하고 강가에 앉아 낚시만 할 수도 있다. 심지어 위의 모든 것들을 동시에 모두 할 수도 있다.

 

나는 활을 가장 잘 다뤘고, 마법을 보조로 사용했으며, 취미로 무기와 갑옷을 만들었다. 무엇을 집중적으로 갈고닦는가에 따라서 캐릭터의 방향이 달라질 뿐, 정해진 것은 없었다. 마음먹기에 따라 무엇이든 될 수 있었다. 전사라고 꼭 갑옷을 입지 않아도 된다. 마법사라고 꼭 로브와 망토를 입지 않아도 된다.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을 자신의 개성에 따라 만들어나갈 뿐이었다. 그런 자유로움이 좋았다.


마비노기의 자유로움은 캐릭터의 특성에서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애초에 마비노기의 세상 자체가 드넓은 판타지 세계를 지향하고 있었기에 게임 속 공간 자체가 광활했다. 마을과 마을 사이는 걸어서 가기엔 너무 멀어서 말을 타고 다녔고, 드넓은 초원 위를 거대한 새를 타고 날아다니기도 했다.

 

그리고 게임 전체를 관통하는 세계관과 스토리 라인이 잘 짜여 있어서, 마치 내가 판타지 속 세상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요즘은 게임의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과 세계관에 대한 설정을 탄탄하게 짜올린 게임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그 당시 온라인 RPG 게임 중에서는 마비노기 수준의 완성도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러한 게임 속 배경과 설정은 자유로운 모험가가 된 것만 같은 몰입감을 느낄 수 있게 했다.


마비노기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유저들 간의 소통과 친목을 다지는 커뮤니티에 감성을 더했다. 밤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다 함께 둘러앉아 음식을 나눠 먹고, 악기를 연주하며 온종일 수다를 떨 수 있었다. 그런 마비노기만의 감성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유료 게임이라는 진입장벽 때문이었을까? 정말 신기하게도 마비노기 속 유저들은 다른 게임과는 달리 연령대가 높아,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고 있었고 건강한 소통을 지향했다.

 

플레이했던 시간 중 반 이상을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데 썼다. 그만큼 수다를 떠는 게 즐거웠고, 유저들 간의 친목과 소통의 문화가 잘 형성되어 있었다. 대다수의 RPG 게임은 사냥을 하고 레벨업을 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마비노기는 다채로운 경험과 특유의 감성 그리고 소통과 친목의 문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덕분에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오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나 역시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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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비노기가 있어서, 조금 더 따뜻하고 행복한 학창 시절을 보낼 수 있었다. 나에겐 정말 소중한 추억이 담긴 게임이다. 그런 판타지 세계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꼭 한 번쯤 떠나고 싶을 만큼, 정말 아름다운 세계였다.

 

그 가상의 세상 속에서 만난 사람들, 그때의 추억이 여전히 내 마음에 살아 숨 쉬듯 그립다. 언제까지나 고등학생일 것 같았던 내가, 어느덧 스물일곱이 되었구나. 그때, 마비노기에서 함께 했던 사람들 모두 잘 지내고 있을까? 모두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어느덧 마비노기를 그만둔 지 10년이 지났다. 그리고 우연히 유튜브 채널 '티키틱'의 마비노기 영상을 보게 되었다. 지금 내 마음을 정확히 대변하는 영상이 아닐까. 오늘의 현실을 살아가는,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마비노기 유저들에게 이 영상을 선물하고 싶다.

 

 

 

 

항상 그때에 머물것 같았던

나는 어느새 자라버렸지만

문득꺼내보며 변하지 않을

그때에 잠깐 들렀다 가자

 

- 유튜브 채널 티키틱 : '가끔씩 꺼내보는 나만의 추억팔이, 들렀다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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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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