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어지러운 세상, 따뜻한 음악 – 밴드 '너드커넥션' [음악]

밴드 너드커넥션을 발견하다
글 입력 2020.12.21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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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때와 같이 유튜브 화면을 아무 생각 없이 손으로 쓸어내리던 중이었다. 그러다가 알고리즘에 의해 내 눈에 나타난 한 밴드의 영상.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눌렀고, 또 하나의 보물 같은 밴드를 발견했다는 생각에 입꼬리가 올라갔다.

밴드의 이름은 너드커넥션. 서영주(보컬), 최승원(기타), 박재현(베이스), 신연태(드럼)으로 구성된 4인조 밴드다. 보컬 서정주는 최근 화제 중인 jtbc의 음악프로그램 <싱어게인>에서 ‘공대생 너드’라는 별명과 함께 26호 가수로 출연 중이다.
 
첫 무대에서 강산에의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을 열창했고, 출연자 최초로 심사위원들로부터 만장일치로 ‘올어게인’을 받았다.




심사위원 김이나는 당시 이 무대를 보고 통기타와 선곡한 노래의 조합이 이전에 오디션 참가자들이 수없이 시도했던 진부한 방식이기에 시작 전부터 지루할 것을 예상했다고 말했었다. 그렇지만 이들은 뻔한 선곡을 본인만의 색으로 소화해서 이 예상을 뒤엎었다.

2018년 8월 데뷔한 이들은 아직 신인이지만 여러 경력을 가지고 있다. ‘에머겐자 세계밴드대회 2018 KOREA’에서 우승한 전력이 있으며, 싱어게인에 출연하기 전 <너희들의 목소리가 보여 시즌6>에 출연해 넬의 'Stay'를 불러 매력적인 음색과 실력으로 반전을 선사하기도 했다.
 

 

“너드라는 말에는 뭔가에 푹 빠져서 외로운 길을 혼자 가는 사람이란 의미도 이는 것 같아요. 그런 사람들이 저희 음악으로 연결되면 좋겠다는 의미를 담았죠”

 

- 문화 잡지 <스트리트 H> 인터뷰 중에서

 

 
브릿 록과 팝 장르를 기반으로 하는 이들의 노래를 듣다 보면 오아시스 같은 영국 밴드의 음악이 자연스레 연상된다.
 
그래서 콜드플레이, 오아시스, 코다라인, 허츠(Hurts) 등 영국 밴드들의 음악을 좋아하는 나는 처음 노래를 들었을 때부터 이들이 좋았다. 한국 밴드의 브릿팝이라니. 물론 그들과 닮았다는 이유로만 좋은 것은 아니다. 비슷한 느낌을 내면서도 본인들만의 고유한 색을 잃지 않는다.

“어지러운 상황에서도 때때로 마주하게 되는 따뜻함 덕분에 우리는 이 세상을 잘 살아갈 수 있다”고 믿으며 따뜻한 음악을 지향하는 이들은 지난해 겨울 첫 EP 앨범을 냈다. 급변하는 혼란스러운 세상을 담고 싶었다는 설명답게 앨범을 지배하는 주된 정서는 공허함, 불안 같은 것들이다.

그리고 올해 발표한 싱글 '좋은 밤 좋은 꿈'과 ’Back in time‘은 사랑을 주제로 하는 조금 더 대중적인 곡이다. 좋은 밤 좋은 꿈의 경우 영상이 네이버 온스테이지에 게재되기도 했다.
 
 
 
 
까만 밤이 다 지나고 나면
이야기는 사라질 테지만
이름 모를 어떤 꽃말처럼
그대 곁에 남아 있을게요
나는 그대 어떤 모습들을
그리도 깊게 사랑했었나
이제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좋은 밤 좋은 꿈 안녕
 
너드커넥션 - '좋은 밤 좋은 꿈' 중에서
 
 
옛 연인과의 추억을 돌아보는 가사는 단순하지만 그래서 더 진솔하고 서정적이다. 기교 없이 뻗어 나가는 보컬의 목소리는 듣는 이를 끌어당긴다. 기타 솔로 부분에서 일렉 기타 연주를 듣고 있으면 그저 멍을 때린 채 감상에 잠기게 된다.
 
 
너드커넥션 첫 번째 단독공연
[INTERLUDE] 라이브 영상

 
Back in the time when we used to be fine
예전에 우리가 괜찮았던 때
I saw you shine underneath the streetlight
가로등 불빛 아래서 빛나던 그대를 기억해요
If I can turn back the hands of time that we’ve been through
우리가 함께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Can I see you smile like you used to before
예전처럼 당신의 미소를 볼 수 있을까요
Like you used to before
예전 그때처럼
When we used to be fine
우리가 사랑했던
Like you used to before
그때 그 시절처럼
  
너드커넥션 - 'Back in time' 중에서
 
 
다음으로 이들의 또 다른 싱글 'Back in time'은 곡 전체에서 브릿 팝의 향기를 강하게 풍긴다.
 
가사가 영어여서 더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가만히 듣고 있으면 오아시스의 don’t look back in anger와 같은 노래들이 떠오르기도 한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이들의 곡 중에서 이 노래를 가장 좋아한다. 코로나가 끝나고 이들이 공연을 열면 이 노래를 듣기 위해서라도 공연장에 한 번은 가보고 싶다.
 
이들의 노래가 마음에 든다면, 'Hymn of the Birds', 'Waterfall', 'Castel' 을 포함해 다른 곡들도 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아직 곡수가 많지는 않지만, 노래마다 이들의 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현재 출연 중인 싱어게인에서도 '26호' 가수로서 보컬 서정주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오영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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