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환불원정대가 우리에게 남긴 것 [TV/예능]

필드에서 빛나는 다양한 여성상들을 바라보기
글 입력 2020.10.26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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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당연한 문화로 자리잡은 콜라보레이션은 엔터테이먼트 산업에 있어서 빠질 수 없는 약방의 감초 역할을 하고있다.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 인기리에 기획된 혼성그룹 싹쓰리의 멤버 린다G(이효리의 부캐)의 제안으로 결정된 '환불원정대'는 공중파 채널만이 가질 수 있는 영향력을 제대로 사용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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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불원정대는 엄정화, 이효리, 제시, 화사가 뭉쳐 결성한 그룹으로 '부캐열풍'이 열풍인 트렌드에 맞추어 각자 만옥, 천옥, 은비, 실비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솔로가수로 오랜 시간 활동해온 엄정화와 제시, 핑클과 마마무라는 유명한 그룹의 멤버로 활동해온 이효리와 화사의 만남인 것은 솔로가수와 그룹활동을 한 아티스트들이 서로 협력하는 과정에서 맞추어나가는 모습을 만들었다.

 

이 과정 속에서 빛나는 것은 각자 자신의 색으로 무대를 채워오던 필드의 프로들이라는 점. 자신의 색과 실력이 강하던 네명의 아티스트가 하나의 팀이 되어가는 과정 속에서 보여주는 연대와 새로운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과 재미를 주고있다. 기존의 캐릭터성만으로는 볼 수 없던 성장 서사가 드러난다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인 지금, 그 자체로 위로가 되어준다. 활동을 통한 수익의 전액은 기부된다고 하니, 실제로도 사회에 큰 영향을 주는 것.

 

사실 4명의 아티스트들은 우리에게 '완벽'에 가깝게 뚜렷한 이미지로 기억되어 있다. 보기만해도 남다른 아우라가 느껴지는 프로들이, 서로 낯선 부분들을 연습과 연대로 맞추어 가며 팀이 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 자신의 매력과 색을 잃지 않겠다는 당찬 포부의 가사 또한 인상적이다.

 

엄정화와 이효리처럼 대선배인 사람들과 제시, 화사처럼 후배로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수평적이고 대등한 관계로 있는 것도 인상적인 부분이다. 멤버들 개개인에게도 이 팀에 대한 애착과 도전은 무척 각별한 존재인 것이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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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정화는 갑상선암 투병으로 노래를 다시 하지 못할 것을 두려워하며 발성 자체에 큰 부담감을 느끼고 있던 시간들을 솔직하게 고백한다. 그 트라우마에 직접 맞서보며 차근히 최고의 뮤지션이자 디바였고, 현재도 진행 중인 자신의 역사를 써내려간다. 이효리는 핑클의 리더이자, 환불원정대를 제안했던 사람인만큼 다시 한번 그룹의 리더 역할을 하며 팀 전체를 이끄는 카리스마 있는 선두이자, 선배 엄정화와 후배 동생들을 이어주는 든든한 선로 역할을 한다.

 

제시는 제시카 H.O 시절부터 그룹보다 솔로 활동을 주로 하던 아티스트였지만, 누구보다 그룹 활동을 즐기는 모습으로 아티스트 제시에게선 볼 수 없던 새로운 은비만의 매력들을 선보인다. 화사는 가장 어리고, 가장 데뷔 연차가 늦지만 선배이자 언니들인 멤버들과 호흡을 맞추면서도 자신의 색과 주장을 잃지 않는다.

 

사실 화사의 입장에서 느끼는 부담감이 적지 않았을 것 같은데, 무대에 오르는 순간 그 자체로 완벽한 팀이자 자신의 파트에서 빛나는 화사를 보면 '마마무의 멤버 화사가 맞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환불원정대가 우리에게 남기고 간 것은 참 많다. 환불이라 하면 보통 무언가를 구매하고 그 값을 돌려받기 위한 것일텐데, 어느 매장을 가도, 무엇을 들고가도 바가지 쓴 떼인 돈을 당장 돌려받아 줄 것 같은 '쎈언니'들은 되려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고, 웃음을 주고, 성장을 준다. 연차가 쌓여도, 20대를 훌쩍 지나 나이가 들어도, 경력이 짧아도, 나이가 어려도. 그들은 공평하게 자신의 실력과 팀에 대한 애정을 기반으로 연대하고 빛난다.

 

환불원정대가 만든 무대의 장을 우리의 삶으로 옮겨보면, 참 많은 배울 점이 있다. 각자의 성격과 그릇에 따라 역할을 가지고, 서로를 믿고 격려하고 의지하며, 팀의 공동 목표를 위하고, 각자가 성장한다. 이것이 환불원정대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이유고, 우리가 환불이 아닌 선물을 받은 느낌이 드는 이유 아닐까.

  

 

[지현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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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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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은주
    • 엄정화 언니, 이효리 언니, 제시 언니, 화사 언니의 멋진 무대와 음악, 보면 볼수록, 들으면 들을수록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시련을 이겨내고 좋은 무대를 보여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너무 멋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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