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모네의 '수련'은 왜 붉은색이었을까? [시각예술]

인상주의 대표 화가인 모네가 추상주의에 영향을 준 이유,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글 입력 2020.10.13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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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ude Monet (클로드 모네), 1840-1926

 

1860년대에 등장한 미술 사조

'인상주의(Impressionism)'의 대표 화가 중 하나로

빛에 의한 시각적 현상에 몰두하였다 하여

우리에게는 '빛의 화가'로 불리는 인물이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풀밭 위의 점심식사>,  <인상, 해돋이>, <건초더미> 연작 등 다양한 작품이 있으나 오늘은 <수련> 연작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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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 1916

 

 

모네는 "수면은 모든 세계의 소우주 같은 것"이라 말하며 항상 변화하는 물의 모습을 감상하기를 좋아했다. 그가 <수련>을  몇십 년간 꾸준히 그렸던 이유도 여기에 있는 듯하다. 늘 그의 집이었던 지베르니의 정원 앞에서 한가로이 유영했던 수련이지만 분명히 날씨, 계절,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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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과 일본식 다리> 1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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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과 일본식 다리> 1923

 

 

자, 그럼 위와 같았던 다리가 이렇게 변하게 된 데에는 무슨 이유가 있을까? 모네는 여타 인상주의 화가들과 같이 '시각의 진실성'을 강조했던 화가이다. 즉 이 그림 또한 순간적인 빛의 변화를 포착하여 그의 눈을 믿고 그렸다는 말이다. 그렇다. 이 그림을 그릴 당시 모네는 백내장을 심하게 앓고 있었다.

 

'왜 중장년층은 눈에 확 띄는 원색을 선호할까?'라는 생각을 해본 적 있는가? 이에 대해 사람들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눈의 노화로 백내장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곤 한다. 백내장이 진행된 눈은 푸른 빛은 뿌옇게, 붉은 빛은 강렬하게 보는 경향이 있다. 짧은 파장을 지닌 파란색은 이미 혼탁해진 수정체를 통과하기 전에 흡수되어버리고, 긴 파장을 지닌 빨간색은 수정체를 통과해 망막에 상을 맺기가 비교적 쉽기 때문이다.

 

백내장을 앓고 있었던 모네의 눈에는 본인 연못에 있는 일본식 다리가 저런 모습으로 보였던 것이다. 인상주의는 바로 앞 사조인 사실주의(Realism)의 영향으로 객관성을 표방한다는 경향이 있지만 이 객관성이라고 하는 것이 화가 본인의 객관적 시야이기에 타인에게는 주관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두어야 한다.

 

쉽게 예를 하나 들어보자면 당신이 사고 싶은 옷이 하나 있다고 하자. 당신에게는 그 옷이 너무나도 아름답고 실용적으로 보이기에 당신의 구매 욕구를 마구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친구가 보았을 때는 그 옷이 전혀 예쁘지도 실용적이지도 않아 보이는 것이다. 그런 상황일 때에 친구는 당신에게 말한다. "네 취향과 주관을 다 빼고 이 옷이 어떤지 객관적으로 생각해봐." 그래서 당신은 정말 취향을 제외하(려고 노력하)고 생각을 했으나 그럼에도 그 옷이 예뻐보일 수 있다.

 

바로 이런 경우이다. 백내장을 앓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 저 그림을 보았을 때는 '대체 저게 어떻게 보이는 대로 그린 그림이지?'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모네의 입장에서는 정말 그가 눈으로 본 그대로 그린 그림인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모네는 미국 추상주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모네의 그림을 보면 알 수 있듯 현대미술의 시초로 여겨지기도 하는 인상주의는 다양한 표현을 가능하게 했던 중요한 사조로 여겨진다.

 

오늘, 모네의 <수련> 연작을 감상하며 주변 사람과 감상평을 공유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은 어떨까.

 

 

[유소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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