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페미니즘 앞에 선 그대에게

21세기 페미니즘에 대한 7가지 질문
글 입력 2020.09.25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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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앞에 선 그대에게, 페미니즘 세계로의 초대장을 보낸다. 페미니즘과의 조우를 통해서, 그대가 ‘나’의 내면세계와 외면 세계를 새롭고 풍성하게 일구어 나가기를 바란다. 무수한 문제들이 해결되어서가 아니라, 그런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나’와 타자들의 자유와 평등의 삶을 확장하고자 씨름하는 그 과정 자체가 우리 모두를 위한 희망의 근거라고 나는 믿는다. 페미니즘이 ‘나’와 타자의 삶을 자유와 평등 세계로 가꾸게 하는 ‘창의적인 변혁적 도구’가 되는가, 아니면 ‘파괴적인 도구’가 되는가는 오로지 그대에게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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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강남역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에 페미니즘 물결이 일어났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그 사건을 계기로 페미니즘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페미니즘을 알고 나서부터 나의 삶의 태도가 매우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페미니즘을 알기 전과 알고 난 후는, 상상하지 못할 만큼 다르다. 그리고 현재의 나는 절대 그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나는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기 때문에 받는 차별과 혐오, 가부장적 사회 분위기는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이러한 차별을 반드시 없애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말하면 일부 사람들은 여성이기에 받는 혜택도 있다고 주장하지만, 과연 그 혜택이 여성을 위한 혜택인지는 생각해 보아야 하는 문제다. 그 혜택이 여성들에게는 오히려 짐처럼, 족쇄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그 족쇄의 답답함을 인지한 여성들이 이제 해방을 원하며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동안 힘들고 아팠다며 용기 내어 목소리를 내지만, 사회에서는 이 목소리를 묵인하고 오히려 그들을 이기적이고 이상한 사람으로 보는 시각이 만연하다. 그리고 그러한 사회의 주체들은 대부분 기득권자, 특히 남성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러한 권력의 구조 속에서 ‘여성과 남성’의 젠더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여성들은 그동안 참아왔던 상처들을 드러내고 분노하기 시작하였고, 남성들은 그 상처를 덮고 그동안 잘 유지해왔던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애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페미니즘’이라는 하나의 물결, 운동은 각자의 입장과 시각에 따라 변질되기도 하고 이용되기도 하고 비난을 받기도 한다.

 

그렇다면 과연 ‘페미니즘’은 대체 무엇일까? 이 물음에 세상은 많은 답변을 내놓는다. 하지만 나는 아직 명확한 대답을 찾지는 못했다. 아직도 공부하고 배우는 중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여성이 남성보다 우월하다는 여성우월주의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한 성의 우월성을 없애려는 것이 오히려 페미니즘 아닌가? 하지만 요즘 사회를 보면 각자 ‘여성이 우월하다. 아니다, 남성이 우월하다’를 가리기 위해 서로를 공격하고 상처를 주고 있다. 과연 이게 페미니즘일까?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우리는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살아왔고, 그 사회에서는 대부분의 권력은 모두 남성에게 있었다. 그리고 여성은 남성을 돕고 남성을 위해 존재하는 이미지로 소비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여성들이 그 권력의 구조에서 나와 그저 한 사람으로, ‘나’로 살고자 그 권력의 부당함에 맞서 싸워왔고 지금도 싸우고 있다. 그 무수한 싸움의 결과로 지금 21세기의 여성들은 투표도 하고 사회 활동도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여성을 향한 차별은 남아있고,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도 존재한다. 화장실을 갈 때마다 몰래카메라가 있는지를 살펴봐야 하며, 여성이라는 이유로 남성 직원보다 먼저 출근해서 화장을 해야 하며, 밤에 뒤를 돌아보며 누가 따라오는지 긴장하고 무서워하며, 연인과 헤어질 때도 폭력을 걱정하며 사는 인생이 과연 편한 삶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그저 이런 삶에서 자유롭고 싶고 인간답게 살고 싶은 욕망이 그렇게 잘못된 것일까? 그러한 욕망이 지금의 기득권자들에게 좋지 않기 때문에, 그들의 지위가 흔들리기 때문에 부정하고 싶은 것은 아닌가? 남성들도 차별을 받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그것도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남성들도 분명 사회에서 기대하는 성 역할이 있고, 그것에 부담을 느끼고 힘들어하는 남성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역할을 부여한 것은 누구일까? 고정된 성 역할을 만든 것은 권력의 위에 있는 기득권자들이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기성세대의 사고를 흡수하고 때로는 강요당하며 자라왔다. 지금 우리가 하는 생각과 갖고 있는 욕망이 과연 내가 원한 것, 내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지금 우리는 ‘남성이 잘났다, 여성이 잘났다’하며 서로 비난하며 싸워야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불평등하게 만드는 권력에 맞서 싸워야 한다. 그리고 페미니즘은 그러한 권력에 맞서 싸우려는 물결이고, 인간답게 살고자 하는 운동이다.

 

그 과정에서 <페미니즘 앞에 선 그대에게>라는 책은 많은 깨달음을 주었다. 지금은 21세기다. 지난 역사를 돌이켜 보며 지금 현시대에서 페미니즘 앞에 선 우리가 해야 할 것이 무엇이고, 알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안내 해주고 이끌어준다. 이 책을 읽게 되어 참 다행이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포함한 페미니즘 앞에 선 그대들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줄 수 있다고 믿는다.

 

가끔은 외롭고 막막하고 어찌할 수 없는 현실에 좌절하기도 하고, 분노하며 그렇게 살아간다. 하지만 과거의 여성들이 권력에 맞서 싸워 현재의 삶을 선물해 준 것처럼, 나도 조금이나마 변해있을 미래를 기대하며, 믿으며 그렇게 계속 싸워보려 한다. 그 과정에서 <페미니즘 앞에 선 그대에게>라는 책은 나에게 좋은 길잡이, 동료가 되어 주었다.

 

 
*
 
페미니즘 앞에 선 그대에게
- 페미니즘이란 무엇인가 -
 

지은이 : 강남순

출판사 : 한길사

분야
여성학

규격
136*205

쪽 수 : 324쪽

발행일
2020년 02월 20일

정가 : 17,000원

ISBN
978-89-356-6337-8 (03100)
 
 
[정윤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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