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힘 빼기와 대충의 사이에서 [사람]

정직한 시간의 세례를 받고 나서야 비로소 자연스러워진다.
글 입력 2020.08.05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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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야식을 자주 먹어서 그런지 아침에 일어나면 손발이 퉁퉁 부었다. 루틴처럼 유튜브에 요가영상을 틀어 놓고 모닝요가를 따라하는데 어째 거의 매일 하는데도 실력의 진보가 없다.

 

내 몸은 왜 이리도 뻣뻣한 것인지 한 동작 한 동작 화면 속 동작을 따라하면 따라할수록 반비례하듯 온 몸에 힘은 더욱 ‘뽝’ 들어간다. 그럴 때마다 항상 이런 말이 들려온다. 편안하게 호흡하세요. 어깨긴장을 내려놓으세요. 하. 그런데 내 호흡은 더 거칠어만 간다. 동작도 호흡도 내 맘대로 이완시키는 게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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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는 더하다. 1년 가까이 배우고 있는데도 허리가 잘 안 돌아간다.

 

힘을 빼고 자연스러운 스윙까지 도대체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까 늘지 않는 실력을 탓하며 테니스가 어렵다고 징징거리면 코치님은 말씀하신다. ‘3년까지는 다 초보예요.’ 1년도 채 되지 않은 나는 테린이도 아닌 테유아인 셈이다.

 

 

캡처.JPG

 

 

그리고 최근 다시 온 몸에 힘을 가득 주는 일을 시작했다. 뒤 늦게 받는 운전연수다. 긴장으로 온 몸이 경직되어 핸들을 돌리면서 생각한다. 그냥 대중교통만 타고다닐까. 이번에도 힘 빼기가 쉽지는 않을 듯하다.

 

모든 운동의 기본은 힘 빼기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말처럼 쉽지가 않다. 지금껏 쓰지 않던 근육을 훈련시켜야 하며 마음의 긴장도 가라앉히는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데 그 과정을 건너 뛰고 그냥 동작 따라잡기에만 급급하기 때문이다.

 

그럴수록 내 맘대로 따라주지 않는 몸뚱이리를 탓하며 요가 동작을 ‘대충’ 해보지만 성취감이나 개운함이 없어 이내 다시 힘을 가득 주고 되지 않는 동작을 억지로 열심히 따라해본다.

 

대충 적당히 잘 하고 싶은데 아침마다 하는 취미인 요가마저 대충 잘. 이 없다. 이렇게 힘이 들어간 몸뚱이에서 힘을 빼는 노력을 매일같이 해야만 한다. 사실 운동만 그런 건 아니다. 이렇게 오랜만에 글을 쓰는 일도 괜히 잘 쓰고 싶은 마음에 손 끝에 힘만 들어갈 뿐 한 줄도 쓰기가 어렵다. 아니 사실 대충 쓰고 싶은데 그게 더 어렵다.

 

다행인 건 경험이 많아지면서 처음 시작한 일에서의 긴장이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완화된다는 사실을 안다는 것이다. 늘 요행을 바래 보았지만 평범한 나의 시간에 무엇인가를 자연스레 잘 하기까지 대충의 시간은 없었다.

 

사실 몸에 힘이 들어간다는 건 설레는 일이기도 하고 잘하고 싶은 나의 욕심이 드러난 것이기도 하다. 아직 익숙하지 않은 설레는 일에서 잘하고 싶은 나의 욕심은 이렇게 몸의 과도한 긴장으로 드러나 피로감을 증가시키긴 하지만 그래도 이러한 과정은 반드시 지나갈 것이고 그 때가 되면 대충 하는 듯해도 잘하는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을 것이다. 대충 테니스 채를 휘둘러도 공이 알아서 가는 듯한 멋진 스윙이나 자연스럽게 쓱 주차를 하는 모습 같은 거 말이다.

 

열심히, 힘 빼기, 대충 멋지게의 과정을 겪으며 생각한다. 인생은 참 정직하다는 것을.

 

 

[최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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