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꿈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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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숲
Dream Forest
깃발과 중절모
Flag and hat
전 걷거나 차 타고, 기차타고, 비행기 타고 바깥 풍경을 보는 것을 좋아해서 늘 돌아다니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매일 같은 풍경은 지겹기도 하지만, 작은 변화도 크게 느껴져 새로운 재미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당시에 제가 빠져있던 생각에 따라 같은 풍경은 마치 꿈속같이 새롭고 낯설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그거를 제 맘대로 환상이라고 부르는데, 그 환상들은 사람이 될 때도, 사물이 될 때도, 풍경이 될 때도 있습니다.
한승민(Han SeungMin)
꿈의 숲 (Dream Forest)
2020
캔버스에 유화 (Oil on Canvas)
91*73(cm)
Korea
색감이 알록달록한 작품이라서 최대한 진짜와 가깝게 후보정을 했는데, 각자가 다른 디스플레이로 보시니 실제와 조금 다를 수는 있겠네요. 양해 부탁드려요.
이 그림을 그릴 당시 음악의 흐름과 공간의 입체성에 굉장히 빠져 있었습니다. 자주 가던 곳에 깃발이 많았는데, 그날따라 날도 좋았고, 빛을 받아 흩날리던 깃발들이 마치 음악을 듣고 춤추는 듯 자연스러워 보여서 머릿속에 확 각인이 되었습니다. 실상은 새마을 운동 깃발부터 뭔 당들도 그렇게 많고, 협회, 기업, 동아리 등의 깃발이었지만 그렇게 멋져 보였습니다.
퐁퐁하는 소리를 내며 솟아나는 봄의 나뭇잎들과 적당한 온도의 공기를 배경에 표현했고, 가운데의 중절모는 정말 푹 빠졌던 이미지인데, 왜인진 정확히 기억이 안 납니다. 그림에서 사람과 분위기를 표현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고전적인 느낌과 현대적인 느낌이 동시에 나는 사물이어서 그런지 마음에 듭니다.
<세부 사진>
실제론 새마을 운동 깃발이었던 깃발.
단순한 공간배열보단,
물체들이 우주에 있는 듯이 위아래 없이 놓인 모습
최근엔 이런 식으로 환상적이고, 현실 같지 않은 구도의 작품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습니다. 더 자연스럽고, 편하게 작업할 수 있게 되었기도 합니다.
이런 식으로 이미지를 보고 배치하는 방법을 바꿔보니 매일 보던 풍경에서 생각보다 재미있는 사물들이 많아졌습니다. 시작은 조각난 이미지를 이리저리 꿰매 만든 작품이어서 너무 중심 없이 정신없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완성되고 나니 생각보단 덜 정신없고, 오히려 그 산만함에서 자연스러움이 느껴지기도 하네요.
[한승민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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