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언더독', 주체적 개들의 삶을 말하다. [영화]

개 삶의 주체도 개다.
글 입력 2020.07.23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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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성이 높지는 않아도 조용히 성과를 내고 있는 한국 애니메이션들이 종종 보인다.

 

국내 최고 흥행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 제작진이 6년 만에 선보인 애니메이션 영화 '언더독'이 지난 2일에 열린 제8회 서울 구로 국제어린이영화제 장편부문에서 대상을 거머쥐었다.

 

또한 2019년 일본 도쿄 애니메이션 어워드 페스티벌의 경쟁부문에 최초의 한국 작품으로 올랐고 지난 4월에는 프랑스 전역에 개봉되는 등 해외 애니메이션 시장에도 심심찮게 영향을 미쳤다.

 

'언더독'은 유기견에 대한 속 깊은 이야기로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어른에게까지 큰 감명을 주는 영화로 평가받고 있다.

 

영화의 주인공 뭉치는 성견이 되어 덩치가 커지자 주인의 손에 버려지고, 산속에서 자신들과 비슷한 처지인 무리들에 섞인다. 사람들이 버린 음식을 먹으며 다니다가 우연히 산 깊숙한 곳에서 사냥을 하며 살아가는 야생견들을 만나고 그들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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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독은 보통 스포츠에서 우승이나 이길 확률이 적은 팀이나 선수를 일컫는 말이다. 바깥의 삶에 익숙한 야생견은 사람을 적으로 여기고 자신들의 능력으로 먹이를 찾아내며 사람을 피해 다닌다.

 

반면 사람의 손길을 많이 탄 유기견은 집 밖에서 살아가는 법을 알 길이 없다. 유기견은 인간이라는 존재가 따라야 하는 대상인지 경계해야 할 대상인지조차 판단할 수가 없다. 이들의 머릿속에는 주인과 함께 행복했던 기억과 길가에서 사람들에게 몰매를 맞은 기억이 혼재하기 때문이다.

 

상황은 달라도 야생견과 유기견은 사람들과 불완전하게 섞여 산다는 점에서 모두 불안한 삶을 살고 있다. 영화에서 이들은 서로의 삶의 방식에 영향을 받아 자신들의 의지로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 '언더독'이 애니메이션으로서 호평을 받은 데는 거리의 강아지들 각자를 대변하기 위해 캐릭터에 많은 신경을 썼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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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손에 의해 자랐지만 버려진 후에 야생 속에서 자유롭게 살 의지를 가지게 된 뭉치와 친구들은 인간들에게 방해받지 않을 수 있는 곳을 찾아 떠난다. 그러는 와중에 뭉치 일행은 아픈 강아지들을 치료해 주고 함께 살고 있는 한 부부를 만난다. 뭉치 일행의 대장인 짱아는 자신은 여전히 사람들을 좋아한다면서 그 집에 남기로 결정한다.

 

짱아는 그동안 위험한 곳에 살면서도 주인의 온기가 담겨 있는 수달 인형을 애지중지해왔다. 짱아는 자신만의 가치관으로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살기로 한 것이다. 즉 야생에서의 삶을 택하든지, 사람들과의 삶을 택하든지 '언더독' 속의 등장견들은 반려견으로서의 개를 넘어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선택할 수 있는 주체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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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가 국내에 개봉했을 때, 화려한 성우 캐스팅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주인공 뭉치는 도경수 배우, 짱아는 박철민 배우, 뭉치의 반쪽 밤이는 박소담 배우가 목소리 역할을 담당하면서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되살아 났다. 특히 귀여운 외모와 다르게 거친 사투리와 성격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마음이 여린 짱아가 박철민 배우님의 사투리와 함께 표현되어 더욱 현실감 넘치게 표현되었다.

 

아무래도 아직 국내 제작 애니메이션의 입지가 크지 않은 만큼 애니메이션 영화의 흥행 여부나 홍보의 초점이 스토리보다 성우의 스타성으로 대체되고 있는 점에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이야기의 몰입도와 감수성은 풍부하지만 어린이 관객을 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여전히 교훈성이 이야기를 지배하고 있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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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꾸준하게 국내 애니메이션들의 도전이 이어지고 또 세계로까지 수출된 다는 것에서 한국형 애니메이션 산업의 밝은 전망을 기대해 보게 된다.

 

'언더독' 역시 성인 관객들의 공감을 많이 얻어내었고 애니메이션 콘텐츠의 주제가 사회로 넓혀졌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앞으로 '언더독'과 같이 우리나라만의 감수성을 담은 깊이 있는 애니메이션의 발전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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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희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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