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기록가이자 상업예술가, 툴루즈 로트렉 - 툴루즈 로트렉展 [전시]

마음이 가벼워지는 전시 추천
글 입력 2020.07.23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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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꾸미기에 관심이 생긴 후 좋은 실내공간을 찾아보곤 하는데, 그중 벽이 아닌 바닥 한 편에 툭 놓인 액자 속 포스터들이 자주 눈에 띄어 참 쿨하다고 생각했다.

 

많은 화가들의 그림이 포스터로 사용되는데 툴루즈 로트렉의 포스터는 특히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19세기 프랑스에서 상업포스터로 인기를 끌었던 그의 그림이 2020년 현재도 상업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을 보면 현대 포스터의 선구자라는 툴루즈 로트렉의 소개가 더욱 실감 난다.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툴루즈 로트렉 展]은 그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전시명에서 드러나듯 툴루즈 로트렉이라는 한 시대의 인재 전반 – 그림, 스케치, 작업물, 생애사, 이야기 등-을 알아가며 한 사람과 깊이 친밀해진 기분을 안고 전시관을 나서게 된다.

 

일상을 놓치지 않고 기록하는 올곧은 기록가 같은 면과 과감한 자르기와 생략 그리고 편집으로 상업 포스터를 만들어내는 창작가 같은 면이 공존하는 ‘인간 로트렉’의 모습에 중점을 두어 가볍게, 혹은 선 하나하나를 뜯어보며 관람했다.

 

 

 

기록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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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에 들어서면 상당히 많은 로트렉의 스케치를 관람할 수 있다.

 

그는 부유한 가문의 아들이었지만 끊임없이 그림으로 기록했다. 어렸을 때부터 주위의 인물이나 환경부터 그리기 시작했기 때문에 추후에 몽마르트에서도 인정받는 작업을 할 수 있었던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의 성실성이 빚어내는 열정에 놀랐고, 다음으로는 꾸준함이 빚어내는 감각에 놀랐다.

 

나의 작고 소소한 기록의 쓸모를 놓고 고민하며 좌절하던 와중에 로트렉의 그런 단계적 면모를 끌어내 보며 영감과 동시에 조그마한 안도의 감정을 얻을 수 있었다.

 

그렇게 몽마르트 언덕 위에 서게 된 로트렉의 그림, 물랭루즈의 기록들은 오늘날까지 눈길을 둔 순간 프랑스의 기운에 단번에 젖어들게 하는 신비함을 지닌다. 로트렉의 많은 특징 중, 어쩌면 모순되어 보이기도 하는 서로 다른 면들이 그의 그림 안에서 섞여 들어가는 모습이 가장 와 닿았다.

 

그는 비천한 것과 귀족적인 것이 섞인 몽마르트에 반해 그곳에서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몽마르트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림을 통해 그 시절 몽마르트의 면면을 보면 볼수록 오묘한 분위기의 그시절 몽마르트가 궁금해졌다. 그의 기록으로 인해 명성을 떨치게 된 여자도 있었다고 하니, 순간과 장면 그리고 사람을 기록하는 것이 사람의 인생사에도 영향을 미치겠다는 생각이 굳어갔다.

 

 

 

경계를 허무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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툴루즈 로트렉은 귀족 출신이지만 상업예술을 가리지 않았고 마음에 들면 다양한 스타일을 섞어냈다. 그의 그런 모습이 대중의 예술 참여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여러 스타일을 시도해도 결국엔 ‘이거 툴루즈 로트렉 스타일이네’라는 말이 나오는 그만의 감성이 묻어나오는 것을 직접 관람하면서, 나도 나만의 감성을 만들기 위해서는 너무 나의 색에만 집착하지 말고, 대중적인 것과 다른 사람들의 것들에 다가서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포스터와 기사 삽화, 잡지 일러스트, 풍자화 등 로트렉이 출몰하는 분야는 분명 그림이라는 분야 안에 있었지만, 그 안에서만큼은 종횡무진으로 움직이며 실력과 감각을 뽐냈다. 따라서 전시를 보고 난 뒤 그를 제너럴리스트라고 소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는 시간과 공간의 경계도 허물었다. 사회가 변하고 예술의 방식이 사회와 발맞추어 변해갈 때, 로트렉은 변화에 안전하게 안착하였을 뿐 아니라 일본의 대각선 구도, 과감한 자르기, 선명하고 강한 색채 등마저 취합하여 자신의 그림에 섞어내었다.

 

이는 고전적인 회화예술 분야를 뛰어넘는 것과 동시에 새로움을 찾는 도시의 니즈마저 충족하며 가히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의 그런 대담함과 능력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던 것일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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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로트렉은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던 근대 파리의 삶을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표현하였다. 사실적인 기록을 지향한다는 그의 말과 같이, 그의 그림 스타일은 현상이나 묘사에 주로 머물러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따라서 마음을 치유하거나 그림을 해석하며 인생의 단계, 진리를 찾기는 힘들 수 있다.

 

하지만 관심 있는 것들에 대한 그의 기록 의지는 본받아 마땅하고 또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대신 지금 눈앞의 로트렉의 그림을 뜯어보며 현재의 감각을 느끼고, 인간 로트렉이 예술가로서 어떤 삶을 살았는지 집중하여 관람하였다.

 

이번 전시에 그의 유화보다는 판화와 포스터 그리고 스케치 그림들이 많았고, 그리고 반복되는 그림들이 많다고 느껴졌던 것은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점이다.

 

그러나 현재, 사회의 무거운 분위기와 침울한 인간 군상에 억눌린 사람들이라면 툴루즈 로트렉전에서 그가 그려내는 아름다움과 대중적인 즐거움을 통해 그 마음을 상당히 덜어낼 수 있을 것이라 자신 있게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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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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