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MBTI 제대로 알고 사용하자 [사람]

사람의 성격을 16가지로 구분한다고?
글 입력 2020.06.18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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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세 달 전,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가 각종 테스트로 가득 차 있던 때가 있었다. 나와 맞는 전공을 알려주는 대학교 '학과 테스트'부터 시작해서, 나만의 꽃을 찾아주는 심리테스트 '포레스트', 꼰대력을 평가하고 꼰대 탈출을 위한 대처법까지 제시해 주는 '꼰대 성향 검사'까지, 여러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입소문 난 테스트들에 사람들은 열광하며 자신의 테스트 결과로 대화의 장을 펼쳤다.

 

이런 테스트의 경우 심심풀이용으로 보는 경우가 많아 잠깐 인기를 얻었다 사라지지만, 처음 테스트가 유행했던 이후 세 달이 넘는 시간 동안 커뮤니티 공간을 장악한 핫한 테스트가 있다. 바로 사람의 성향을 분석한 'MBTI 성격 유형 검사'다.

 

 

 

MBTI 이해하기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란 마이어스(Myers)와 브릭스(Briggs) 모녀가 카를 융(Carl Jung)의 심리유형론을 토대로 고안한 자기 보고식 성격 유형 지표로, 개인이 인식하고 판단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심리적 선호를 사용하는가를 분석하고 이를 4가지 선호 지표로 구성, 총 16가지 성격 유형으로 분류한 것을 말한다.

 

 

선호 경향.jpg

 

 

MBTI가 포함하고 있는 4가지 선호 지표는 정신적 에너지의 방향성을 나타내는 외향-내향(E-I) 지표, 정보 수집을 포함한 인식의 기능을 나타내는 감각-직관(S-N) 지표,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결정 내리는 사고-감정(T-F) 지표, 인식 기능과 판단 기능이 실생활에서 적용되어 나타난 생활 양식을 보여 주는 판단-인식(J-P) 지표이다.

 

번째 외향-내향 지표는 에너지의 방향이 어느 쪽으로 향하느냐를 보여 주는 지표로, 외향성(extraversion)을 띄고 있는 사람은 세상과 타인이라는 외부 세계에 관심의 초점을 두고, 내향성(introversion)을 띄고 있는 사람은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분류된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하는 것에 에너지를 얻는 사람을 E (외향) 유형, 사람들과 만난 후 소진된 에너지를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며 충전하는 사람을 I (내향) 유형으로 구분한다.

 

번째 감각-직관 지표는 대상을 인식하는 형태를 구분하는 지표로, 감각형(sensing)인 사람은 실제적인 인식, 즉 자신이 경험한 것에 의존하고, 직관형(intuition)인 사람은 실제 너머의 상상력과 육감에 의존하는 것으로 분류된다.

 

예를 들어 지난 시험 기간에 매일 1시간씩 10페이지 분량의 범위를 공부하여 만점을 받았다고 했을 때, 이번 시험에서도 똑같이 매일 1시간씩 10페이지 분량의 범위를 꼭꼭 채우며 공부하는 사람을 S (감각) 유형, ‘오늘은 공부를 30분 정도밖에 하지 않았지만, 충분히 잘 마친 것 같다.’라며 자신의 감을 믿는 쪽으로 행동하는 사람을 N (직관) 유형으로 구분한다. (이 역시 하나의 예시일 뿐, 이 예시만으로 S-N형을 구분하기는 어렵다. S-N형을 구분하는 가장 큰 지표는 오관에 의존하는지(S형), 육감에 의존하는지(N형)로 판단할 수 있다.)

 

번째 사고-감정 지표는 정보를 판단하는 기준을 보여주는 지표로, 객관적인 사실이나 논리에 주목하여 판단하는 부류의 사람을 사고형(thinking), 인간적인 관계나 상황적인 특성 속에서 정서적 측면에 집중하는 부류의 사람을 감정형(feeling)으로 분류한다.

 

상황을 분석적으로 판단하고, 명분과 목표를 중요시하는 사람을 T (사고) 유형, 인간관계의 만족을 중점으로 하며 공감적인 성향이 강한 사람을 F (감정) 유형으로 구분한다.

 

번째 판단-인식 지표는 판단과 인식 중 어느 방식으로 생활 양식을 구성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판단형(judging)의 사람은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행동하며, 인식형(perceiving)의 사람은 상황에 맞추어 유연하게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J-P형을 구분하는 가장 흔하고 쉬운 예시로 여행 계획을 들 수 있는데, 여행 중 일정을 세세하고합리적으로 계획하는 사람을 J (판단) 유형, 항공권과 숙박시설같이 여행의 주축이 되는 일부 계획만 세우고, 나머지는 상황에 따라 즉흥적으로 행동하는 유형을 P (인식) 유형으로 구분한다.

 

이렇게 4가지의 선호 지표를 조합하여 16가지의 성격으로 분류한 것이 아래의 표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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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MBTI [Myers-Briggs Type Indicator] (심리학용어사전, 2014. 4.)

 

 

사람들은 테스트 결과로 자신의 성격 특성을 확인하고, 이에 따라 자신의 행동과 타인의 행동이 다르게 표현되는 이유를 이해하려 한다. MBTI 성격 유형 검사가 사람 간 생각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도구로 작용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쏟는 것이 아닐까 싶다.



 

MBTI에 관한 오해와 진실



 

E형 인싸 / I형 아싸

S형 이타적 / N형 이기적

T형 주관뚜렷 / F형 남눈치봄 

J형 계획적 / P형 게으름

 

 

위의 내용은 인터넷상에 퍼져 있는 (잘못된) MBTI 특성 요약본이다.

 

지극히 이분법적인 방식으로 성향을 구분해놓은 해당 글을 보면, 가장 좋은 성격은 ESTJ형으로 보인다. 하지만 MBTI는 좋은 성격을 고르는 검사도 아니고, 실제로 가장 좋은 성격이라는 것은 없다.

 

앞서 말했듯, 외향-내향 지표는 에너지가 향하는 방향이지 사람들과 잘 어울리느냐, 어울리지 않느냐를 구분하는 척도가 아니며, 감각-직관 지표 또한 이익을 따지느냐의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대상을 인식할 때 오관에 의존하는지, 육감에 의존하는 지로 구분해야 한다. 사고-감정 지표 역시 긍정과 부정의 성격으로 볼 것이 아니라, 원리원칙과 관계의 연대감 중 어떤 것을 중요시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판단-인식 지표에서 판단형이 계획적인 것은 맞지만, 인식형이 판단형과 반대의 위치에 있다고 해서 게으르다고 표현해서는 안 된다. 인식형은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행동하는 판단형과 달리, 전체 흐름을 융통성 있고 유연하게 하는 특성으로 볼 수 있다.

 

MBTI는 선천적인 선호를 확인하여 성향을 파악하는 검사지 성격을 평가하는 도구가 아니다. MBTI로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MBTI 성격 유형 검사가 어떤 검사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순간순간의 반응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단순 심리 테스트가 아닌, 자신의 선천적 선호 유형을 파악하는 검사라는 것을 반드시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MBTI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각종 커뮤니티 및 SNS에는 MBTI와 관련된 게시글이 늘어났다. ‘상황별 MBTI 특징’, ‘MBTI 별 연애할 때 특징’, ‘MBTI 별 궁합’ 등의 게시글은 앞서 본 잘못된 MBTI 요약본처럼 사람을 16가지 성격이라는 틀 안에 가두어놓는 것과 같다. 인터넷상 이러한 유행을 보고 일각에서는 MBTI가 ‘혈액형별 특징’처럼 과학적 논리가 뒷받침되지 않는 테스트라며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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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YOUTUBE] 중앙일보 '우리가 인터넷에서 했던 MBTI는 진짜 MBTI가 아니다... 그럼 진짜는 뭘까'

 

 

실제로 김명준 심리평가연구소 어세스타 대표의 인터뷰에 따르면, 현재 많은 사람들이 MBTI 성격 유형 검사로 알고 있는 무료 테스트 ’16 personalities’는 영국의 무자격 회사가 MBTI의 코드를 도용하여 조합한 테스트라고 한다.

 

그렇다 보니 테스트를 할 때마다 다르게 나오는 결과와 결과를 예측할 수 있을 정도의 이분법적 질문들이 결국 무료 검사의 결함을 드러낸다고 볼 수 있다.

 

단순 재미가 아닌, 진짜 나의 성향을 깊게 이해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무료 검사 ‘16 personalities’로 자신을 평가하지 말고, 한국 MBTI 연구소에서 추천하는 보다 전문적이고 신뢰성 있는 MBTI form-q 검사도 있으니 참고하도록 하자.


*

 

사람은 정답으로 단정 지을 수 없는 다양한 모습을 지니고 있고, 각자의 생각과 행동 방식은 감정이나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다. 내가 INFJ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INFJ로 특징지어지는 행동이 나의 성격에 해당되지 않을 수도 있고, 전혀 다른 ESTP의 특성이 나의 사고방식과 일치할 수도 있다.

 

MBTI 성격 유형 검사는 다양성이 존재하는 세상을 위해 만들어진 검사다. 테스트 결과가 E형이던 I형이던, S형이던 N형이던, 또 T형이던 F형이던, J형이던 P형이던 하나의 유형에 자신과 타인을 끼워 넣는 이분법적 사고에 갇혀서는 안 된다. 대신 자신의 특성 중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키고, 부정적인 면은 개선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어야 하며, 타인과의 차이를 존중하고 이해하기 위한 방식으로 사용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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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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