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생각하는 사람, 르네 마그리트 -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

나의 첫 작업은 마그리트의 그림에서 영감을 받았다.
글 입력 2020.05.08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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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콩드, 1953, 캔버스에 유채.jpg

<골콩드>, 1953, 캔버스에 유채, 80.7cm x 100.6cm ©2020 C.Herscovici / Artist Rights Society (ARS), New York

 

 

예고에 입학하고 처음으로 그리고 싶은 걸 마음대로 그릴 수 있는 날이었다. 유화를 배우는 시간이었는데 캔버스를 처음 써보는 날이어서 설렘 반 걱정 반으로 '뭘 그려야 하지.. 잘 그릴 수 있을까?' 하면서 핸드폰으로 이것저것 찾아봤던 기억이 난다. 캔버스에 유화로 작품을 그려낸 화가들을 살펴보던 중 내 눈을 사로잡은 화가의 그림은 르네 마그리트의 ‘여름’ 1939이라는 작품이었다.


그 작품은 방 안에 문이 열린 틈 사이로 바다가 보이는 풍경이 그려져있고 그 문틈으로 구름이 지나가고 있었다. 그때부터 였을까 나는 초현실주의 작품에 푹 빠졌다. 르네 마그리트의 ‘여름’이라는 그림을 본 다음, 캔버스에 초현실주의를 따라 한 그림을 그렸다.

 

내가 그린 그림은 밤하늘에 활짝 열려있는 문안에서 밖으로 파도가 넘쳐흘렀다. 그 위에 문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여자를 그렸고, 파도를 여자가 입은 드레스로 표현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욕심을 많이 부려서 화면구성도 정신없고 서툴게 그린 그림이지만 나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첫 작품이다. 그 그림은 아직도 내 방 한구석에 보관되어 있다.


이렇게 첫 작업의 시작을 마그리트의 그림에서 영감을 받았고, 벌써 7년이 다 되어가는 일이지만 그림을 그리면서 행복했던 기억이 남아있다. 난 그 이후 가장 좋아하는 화가들을 말할 때 늘 마그리트를 말한다.

 

 

순례자_작품 앞에 서있는 르네 마그리트, 1967.jpg

 


르네 마그리트는 20세기 최고의 화가 중 한 명이자 초현실주의의 거장으로 손꼽힌다. 20대 초반에 벨기에 왕립 미술학교에 입학하여 정식으로 미술 교육을 받기 시작한 마그리트는 우연히 카탈로그에 실린 조르조 데 키리코의 작품 <사랑의 노래>를 보게 되었다. 이 작품에 큰 충격을 받은 마그리트는 이후 초현실주의 화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마그리트 작품의 색감과 구도가 아름답고 매력적이라 좋아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내가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을 진심으로 좋아하게 된 이유는 그림에서 그가 세상을 보는 시선과 생각이 깊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르네 마그리트는 ‘화가’ 보다 ‘생각하는 사람’으로 불리기를 원했다고 한다.


마그리트는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을 작품 소재로 선택하였다. 담배 파이프, 돌, 중절모, 새 등 친숙한 대상들의 예기치 않은 결합을 통해 상식을 깨고 사고의 일탈을 유도하였다. 이러한 기법을 ‘데페이즈망(Depaysement)’이라 부르는데, 이는 20세기 문화와 예술 영역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마그리트는 항상 새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았다. 그렇기에 초현실주의의 거장으로 불리게 되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화가가 된 것이 아닐까?

 

 

전시사진-1s_10.jpg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은 현대 대중문화의 ‘자양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작품은 유명 뮤지션의 앨범 재킷에, 또한 영화 <매트릭스>와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에 영감을 줬다. 그 외에도 건축, 광고 등 대중문화 전반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끼쳤다. 이렇게 오늘날까지도 우리의 곁에서 예술적 영감을 주는 마그리트의 작품들을 이번에 서울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현재 인사동에서 전시 중이며, 9월 13일(일)까지 서울 종로구의 문화복합몰 ‘안녕 인사동’에 위치한 ‘인사 센트럴 뮤지엄’(Insa Central Museum)에서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이 개최된다. 전시에서는 작가와 작품세계에 대하여 상세히 소개하는 영상과 연대기, 다양한 매체의 작품 등을 만나볼 수 있다.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작가의 삶을 면밀히 살펴보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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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특별전은 회화, 사진, 다큐멘터리 등 총 160여 점에 달하는 주옥 같은 작품들로 이루어진 아시아 최초 멀티미디어 체험형 전시다. 최신 미디어 매체와 다양한 기술을 통해 재해석 된 마그리트의 작품세계를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체험하고자 기획되었다. 작품 소개뿐만 아니라 비극적인 어머니의 자살과 인생의 동반자이자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었던 아내 조르제트와의 만남 등, 그의 예술적 행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사건과 주변인물에 대해서도 함께 소개된다.


전시에서는 멀티미디어 콘텐즈 외에도 특수 효과 및 AR 증강현실, 대형 파이프 포토존 등은 마치 마그리트의 작품 속으로 직접 들어온 듯한 신비감을 선사한다. 또한 그가 회화 작업만큼이나 애정을 가진 영상 필름 및 사진 작업, 특히 <르네 마그리트,영화인(René Magritte, Cineaste)>은 마그리트가 생전 마지막 20년 동안 직접 촬영하고 출연했던 영상을 감상 할 수 있으며, 또한 관객 체험 형 전시라는 이름에 걸맞게  마그리트의 작품 속에 종종 등장하는 구름으로 꾸며진 ‘체험존’에서는 입장권과 함께 제공되는 체험 키트를 직접 만들어 나만의 작품으로 완성할 수 있다.


 

포스터.jpg



21세기 현대의 전시에서 화려한 시각적 효과와 비주얼 아트로 재해석된 마그리트의 작품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다. 실제로 나는 고등학교 때 마그리트 작품에 영감을 받아 그림을 그린 이후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그때 그렸던 ‘문’이라는 소재로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물론 작업의 주제는 달라졌지만, 예술가로서의 첫 시작을 르네 마그리트의 도움을 받았다고 말하고 싶다. 이번 마그리트 특별전이 나에게 더욱 특별한 전시가 될 것만 같다.

 

 

*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

- Inside Magritte -


일자 : 2020.04.29 ~ 2020.09.13

시간
오전 10시 ~ 오후 8시
(매표 및 입장마감 오후 7시 20분)

*
휴관일 없음

장소
인사센트럴뮤지엄

티켓가격
성인(만19~64세) : 15,000원
청소년(만13~18세) : 13,000원
어린이(만7~12세) : 11,000원
미취학아동, 만65세 이상 : 6,000원

주최
크로스미디어
지엔씨미디어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황현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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