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예술을 통한 삶의 실천 - 예술과 나날의 마음

문광훈의 문학에세이, <예술과 나날의 마음> 리뷰
글 입력 2020.05.02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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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예술을 좋아한다. 그러나 잘 알지 못한다. <문광훈의 미학에세이, 예술과 나날의 마음>은 어렴풋이 예술을 사랑해온 사람들에게 감상의 길을 터주는 친절하고 따뜻한 책이었다. 책을 읽다보면 저자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알게된다. 또 얼마나 세상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예술에 대한 책을 썼는지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역사의 순간과 예술을 함께 들여다보며 '문화와 야만 사이'에 대해 이야기하고 '평범한 것들의 고귀함'을 통해 일상이 곧 예술임을 시사한다. 이어서 세 번째 목차인 '시와 미의 철학'에서는 예술이 어떻게 의미와 아름다움을 탄생시키는지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사라진 낙원을 그리다'를 읽으면서 우리가 글을 읽고, 미(美)를 감상하면서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 검토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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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 수용소의 화장장 49p

 

 

<예술과 나날의 마음>에는 사람과 예술이 함께 담겨있다. 예술가의 삶 자체가 예술이 되고, 작품이 예술가의 삶을 대변한 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문화와 야만 사이' 챕터에서 인간 의 끝없는 잔인함과 이중성 그리고 그것을 함께한 예술을 통해 저자는 우리가 삶에서 지녀야 할 태도를 논한다.


끔찍한 역사 속에서 각각 다른 자리를 지키고 있던 많은 사람들은 무수한 예술을 창조했고 후대에게는 자유로운 해석의 공간이 남겨졌다. 문학, 예술, 과학 등 모든 분야에 남겨진 역사적인 흔적은 우리가 그것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중대한 숙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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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퍼 <밤 올빼미>, 1942

 


"호퍼의 인물들은, 실내건 실외건, 일하든 쉬든, 홀로건 함께건, 편해 보이지 않는다. 그들은 무언가를 하고 있지만, 하고 있는 일보다 다른 어떤 것을 바라거나 꿈꾸는 듯 보인다.그들의 마음은 어디론가 향해 가지만, 그 어디에도 도달하지 못할 것 같다. (83p)"


 

'평범한 것들의 고귀함' 챕터에서 가장 인상적이 었던 예술가는화가 호퍼(Hopper)이다. 그는 1920-50년 사이에 활동하면서 인간의 고독과 익명성을 표현했다. 그의 작품들은 멋지게 달려왔고 열심히 살아왔지만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과 고독함에 대해 끝없는 논의의 결과이다. 어디론가 가야할 것을 알지만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한 호퍼의 인물들은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예술은 삶의 악취와 슬픔과 맹목을 외면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을 직시하고, 나아가 표현한다. (87p)"


 

무엇보다 책을 읽으면서 크게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은 예술의 존재 이유에 관한 것이다. 현실에서 우리는 노골적인 현상들을 굳이 맞닥뜨리지 않는다. 생각보다 자주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무너뜨릴 수도 있는 많은 목소리를 외면한다. 그것은 어쩌면 "살아내기"위한 최소한의 방법일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답답했던 부분을 긁어주고 숨겨놓았던 감정을 들춰주는 일상의 계기가 필요하다. 그래서 우리에게 예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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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 <강둑>, 1864

                            

 

'사라진 낙원을 그리다' 챕터에서는 코로의 풍경화를 여러 점 감상할 수 있다. 저자가 책에 설명한 것과 같이, 코로의 그림 속에는 너그러움과 편안한 관조가 느껴진다. 현실화 할 수 없기에 예술에서 더 자주 등장하는 편안함과 낙원은 감상자로 하여금 꿈을 품을 수 있게 한다.

 

저자는 예술 작품의 아름다움과 함께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자연 그 자체에 대한 의미도 강조한다. 문학, 그림, 음악 그리고 자연 등 많은 범위를 포괄하여 예술을 설명하면서 자연스럽게 우리가 예술을 바라보는 태도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이번 독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불분명한 예술의 세계가 아닌, 적극적으로 삶과 연관지어 실천할 수 있는 예술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인간에게 역사와 감정이 있는 한 사라질 수 없는 예술은 사회적으로 많은 것을 시사한다. 보이지 않지만 분명한 예술의 혁명이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계속되길 응원한다.



"아마도 예술의 혁명은 거의 예외 없이 이러 식이지 않을까 싶다. 말하자면 지극히 흔해빠진 것들에게 흔치 않은 지위를 부여하고, 잊히고 억눌리고 외면당한 것에는 그에 합당한 자리를 돌려주는 것이다. 그러니만치 그것은 눈에 띄지 않는 일이다. (124p)"






예술과 나날의 마음
- 예술로 삶을 사랑하는 방식 -


지은이 : 문광훈

출판사 : 한길사

분야
인문
미학/예술철학

규격
148*210mm 양장

쪽 수 : 344쪽

발행일
2020년 02월 28일

정가 : 19,000원

ISBN
978-89-356-6338-5 (03600)





저자 소개

  
문광훈
 
고려대 독문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페터 바이스의 소설 '저항의 미학'에 나타난 아방가르드주의, 정치 그리고 문화의미론」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충북대 독문학과 교수로 있다. 지은 책으로 한길사에서 펴낸 『가면들의 병기창』 『렘브란트의 웃음』 『시적 마음의 동심원: 김우창의 인문주의』 『심미적 인문성의 옹호: 아도르노와 김우창의 예술문화론』이 있고, 그밖에 『미학 수업』 『비극과 심미적 형성』 『스스로 생각하기의 전통』 『숨은 조화』 『구체적 보편성의 모험: 김우창 읽기』 『시의 희생자 김수영』 『세 개의 동그라미: 마음·이데아·지각』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 『고야, 혹은 인식의 혹독한 길』 『요제프 수덱』 등이 있다.



 

 

[추희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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