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View] 감정소모송라이터,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의 음악 Part1

글 입력 2020.04.30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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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니 실력파 래퍼, 백충원(1back)의 이야기



글 - 작곡가 오상훈(Dike)

  
 
이름도 독특하고 그만큼 음악도 독특한 팀이 있다.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라는 이게 뭔가 싶은 이름을 가진 이 밴드의 음악을 듣다 보면 심플한 편성에 생각보다 다양한 음악들이 재료로 들어갔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사람들의 반응을 극으로 갈리게 만드는 두 사람의 음악을 좀 더 가까이에서 듣고 싶어서 우주히피와의 지난 공연에 갔다.
 
"우싸미는 라이브로 들으니까 더 좋다."
 
같이 간 지인이 나와 같은 생각을 얘기했다. 그리고 나는 공연에서 어떤 힘이 우싸미를 지방 출신의 아티스트 최초로 헬로루키에서 우승하게 만들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작곡가가 만나는 인디 아티스트들의 이야기, <인디 View>. 스물네 번째 주인공인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의 신곡 [한숨] MV

 
Q. 본인 소개를 부탁합니다.
 
A. 백충원(1back) : 감정소모 송라이터 밴드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입니다.
 
김선훈 :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에서 기타를 치고 있는 김선훈입니다.
 
 
Q. 얼마 전에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의 싱글앨범 <한숨>이 발표되었어요. 그리고 우주히피님과 함께 <ㅇㅈ>공연을 했고요. 두 분의 최근의 근황은 어떤가요?  
 
A. 백충원 : 최근 근황은 둘 다 칩거 상태입니다. 다음 주 화요일에 부산에서 히트웨이브라는 스튜디오와 제이젝트랩이란 기획 그룹, 플랫폼 스테레오라는 밴드와 함께 유튜브로 스트리밍 공연을 계획 중이고 저는 곡을 쓰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거의 조용하게 지내고 있어요.
 
김선훈 : 집에서 뒹굴뒹굴 거리고 요즘은 시간이 많아서 작업실을 만들고 있어요. 아직 완성은 안 됐지만...(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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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먼저 충원님에게 질문을 할게요. 지금까지의 삶을 살면서 어떻게 지금까지 오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그동안의 일생을 짧게 들려주세요.
 
A. 백충원 : 저는 부산에서 태어나서 계속 부산에서 살았어요. 엄청 평범하고 조금 소심하고 낯도 많이 가리는 성격으로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지내고 있어요. 유치원 때는 장래희망을 그려내라고 했는데 그때는 운전하는 게 좋아보여서 자동차를 그려서 냈다가 어머니에게 혼이 나고 '사'자나 '자'자가 들어가는 걸 하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로봇 같은 걸 좋아해서 막연히 과학자를 꿈으로 삼았어요. 중학교 2학년 때 교회에서 드럼을 치기 시작하면서 음악을 많이 듣기 시작했어요. 특별한 일이 없었는데 교회에서 계속 드럼을 치고 고등학교에서 학교 친구들과 락, 메탈 음악을 들었어요. 그때 메탈리카에 굉장히 빠져있었고 선망했어요. 처음 드럼을 치기 시작할 땐 데이브 웨클(Dave Weckl), 아키라 짐보(Akira Jimbo) 같은 재즈 쪽의 음악을 듣다가 락을 듣게 되었어요. 20대가 되면서 고등학교 때 락을 듣던 친구가 힙합이나 R&B를 듣더라고요. 따라 들으면서 좋아하게 됐어요. 계속 드럼을 쳤어요. 그러다가 군대를 가기 직전에 저와 가장 오래 했던 멤버들과 락밴드를 만들어 했어요. 제대를 하고도 그 밴드 친구들이 저를 불러서 드러머로 활동했어요. '리트'라는 포스트 그런지 밴드를 2011~2012년 정도까지 했어요. 부산에서 매주 공연을 하고 드럼을 치던 중 무릎을 다쳐서 회복 불가능의 상태가 됐어요. 그래서 드럼을 칠 수 없게 됐어요.
 
제대를 하고 난 이후에 처음으로 부모님에게 음악을 하겠다고 말씀을 드렸었고 부모님이 지원을 해주셔서 방구석 뮤지션이 됐어요. 혼자서 랩뮤직도 써보고 어머니가 샀던 통기타가 있어서 제가 간단한 코드들을 사용해서 곡도 썼어요. 무릎 부상으로 밴드를 못하게 되면서 이후에 알바를 하면서 지내다가 2013년도에 부산의 예배음악 팀을 하는 친구가 저에게 드러머 자리가 공석이 됐다고 부탁을 했어요. 무릎은 좀 아팠는데 그냥 몇 번 쳐주러 갔었는데 거기서 선훈이를 만났어요. 그 팀에서 베이스를 연주하고 있었어요. 저에게 부탁을 했던 친구가 저와 선훈이에게 어쿠스틱한 밴드를 해보자고 해서 1년 정도 연습과 몇 번의 버스킹, 공연을 조금 했었는데 결국 그 팀은 안하게 됐어요. 저는 그 사이에 곡을 써서 모아둔 게 좀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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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장전동 쪽에 싸우스레코드라는 연습실 겸 작은 레이블 같은 곳이 있었는데 거기서 저희가 연습을 했었거든요. 그쪽에서 공연을 기획하고 저희에게도 공연의 기회가 생겨서 그때 선훈이에게 둘이서라도 해보자고 얘기해서 공연을 하게 됐어요. 그 당시엔 '백충원x김선훈'이라는 이름으로 공연을 하려고 했는데 공연기획을 한 친구가 포스터에 이렇게 이름을 올리기에 너무 흔하고 안 예쁘다고 팀 이름이 없는지 물어보더라고요. 제 머릿속에 나중에 어떻게든 쓰려고 생각해둔 몇 가지 이름들의 후보가 있었는데 그때 가장 땡겼던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이하 우싸미)를 얘기하고 그때부터 우싸미가 시작됐어요.
 
우싸미를 하면서 식자재를 배달하는 일을 했어요. 새벽에 일어나서 출근하고 오후에 마치는 일을 했죠. 그 이후의 시간에 연습을 하고 곡을 쓰는 걸 고민했어요. 그리고 전 그렇게 살 생각이었어요. 후에 사람들이 음악을 많이 들어주게 되면 미래는 다르게 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아도 괜찮은 생활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하루에 3시간 정도만 자니까 몸이 고장 나기 시작했어요. 무릎이 다시 다쳐서 똑같은 곳이 아팠어요. 결국 일을 못하게 되고 그만두었어요. 항상 몸을 쓰는 일만 해서 몸이 죽을 때까지의 자원이라고 생각했는데 돈을 벌 방법이 완전히 바뀌어야하는 상황이 되니까 막막했어요. 조금 쉬다가 사무직으로 일하는 회사를 들어갔어요. 돌파구라고 생각하고 면접까지 제대로 보고 들어갔어요. 그런데 겪어보니까 데스크에서 하는 일은 머리가 안 된다는 걸 확실하게 느꼈어요. 동기들은 어떻게든 일을 해내는데 남들보다 덜 자면서 노력을 해봤는데 못 따라가더라고요. 저는 남에게 피해를 주는 걸 싫어하는데 팀에 피해가 가니까 나의 머리가 나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만두었어요. 그때 느낀 건데 우리나라에서는 일을 하면 다른 것을 하는 건 불가능하겠더라고요. 퇴근 후의 시간에 음악을 해야 하는데 몸을 쓰는 일을 하면 그게 내 건강을 갉아먹는 일이고 데스크에서 일을 하면 그 외의 시간은 버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그 회사에 들어갔을 때는 더 이상 음악을 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들어갔었거든요. 그런데 그것도 못하게 되니까 그러면 아예 음악으로 승부를 보자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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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원 선훈 첫 만남

 
 
부산에 소파사운즈가 그 즈음에 생겼는데 거기서 6, 7개월 정도 음향을 맡아서 현장 음향 쪽으로 일도 해보고 여기저기 음악 관련된 모든 것들을 지원했어요. 곡이 계속 나오고 있으니까 써진 곡으로 공연이 들어오면 하곤 했어요. 그 과정에서 부산음악창작소라는 곳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2017년도에 음반제작지원을 신청해서 선정이 돼서 음반을 내게 됐어요. 방구석에서 하는 것도 만족했지만 좋은 장비와 실력 있는 엔지니어 분들과 하니까 정말 좋았어요. 이후에 또 그런 지원사업에 지원했어요. 그런 식으로 만든 앨범이 [무동력]인데 이 앨범을 작업하면서 헬로루키에 지원을 했어요. 상반기에 지원했다가 떨어졌는데 하반기에 다시 지원했어요. 그리고 [무동력] 앨범이 나오고 헬로루키에서 대상을 받게 됐어요.
 
사실 부산에도 정말 좋은 음악을 뮤지션이 많은데 서울에서는 아예 모르시더라고요. 헬로루키를 하니까 아시는 분들이 생기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 됐어요. 서울에서도 궁금해서 불러주시는 분들이 생겼어요. [무동력] 앨범이 한국대중음악상 후보에도 올라가고요. 서울과 부산을 오가면서 활동을 재밌게 하게 됐어요. 작은 공연장에서 공연을 하면 페이가 거의 없는데 헬로루키에서 받은 상금을 계속 까먹어가면서 활동을 했어요. CJ튠업에도 지원을 했고 거기서도 선정이 돼서 지원을 받아 앨범을 또 냈어요. 여기저기서도 공연을 계속 많이 하고요. 다 재밌고 좋은데 부산에서 왔다 갔다 하는 일이 교통비와 숙박비가 엄청나더라고요. 처음에는 열정이 끓었는데 이게 계속되니까 쉽지 않아지더라고요. 2019년에 유어썸머라는 레이블을 만나 일을 하게 돼서 지금까지 감사하게 도움을 받고 있어요. 지금까지는 계속 지원을 받아 앨범을 내다보니 그냥 직접 녹음을 하고 믹스를 해서는 앨범을 못 내겠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돈을 모아서 직접 제작해서 싱글을 냈어요. 그게 이번에 나온 [한숨]이에요. 지금은 금전적으로 견디고 있는 상태인데 이게 코로나19의 영향인지 우싸미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이렇게 된 건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음악을 계속 나오니까 앞으로는 싱글 위주로 계속 내면서 여러 가지 도전을 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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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2014년 부산의 인디컬쳐레이블 싸우스레코드에서 앨범을 발표하면서 데뷔했어요. 이 시기에 2장의 앨범에 참여했고 [2013]과 [14]라는 곡이였어요. 두 곡 모두 제목이 숫자네요.(웃음) 그 중 [2013]이 충원님의 솔로 곡이에요. 이 곡은 어떤 곡인가요?
 
A. 백충원 : 저는 원래 드럼 연주를 했던 것 말고는 랩뮤직을 해서 진짜 랩뮤직만 할 줄 알았어요. 항상 랩을 하고 비트를 찍었어요. 통기타를 치면서도 곡을 썼는데 멜로디는 있지만 라임을 맞춘 곡들이었어요. [2013]도 그런 곡이었고 비트를 찍기도 하고 믹스테잎을 만들었어요. 좋은 비트를 들으면 녹음을 해서 웹에 올리곤 했어요. 그때 '방운철'이라는 형님이 있었어요. 비트를 만드는 분이었는데 그 형이 비트를 주신 것 중에 [2013]비트가 있었어요. 가사 내용이 내 몸이 변하고 있고 비타민을 먹으니까 몸이 다르구나, 하는 내용이었던 것 같아요. 누구나 마음 속에 불량스러운 것들이 있잖아요. 그런 내용이고 사실 너무 오래돼서 기억이 잘 안나요.(웃음) 지금은 부끄러운 노래예요, 음원을 내리고 싶어요..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의 [Feelin'boutchu] Live
 
 
Q. 그리고 2년의 공백 뒤에 드디어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가 데뷔해요. 첫 앨범인 [빌린빤쮸]를 보고 '어떻게 이런 생각을?'이라고 생각했었어요. [Feelin'boutchu]라니... 개인적으로는 타이틀인 [아직여기에]보다 [Feelin'boutchu]를 더 좋아해요. 힙합이 진하게 느껴지는 곡인데 이 곡은 어떻게 만들어진 곡인가요?
 
A. 백충원 : 2013년에 썼던 노래인데 가지고만 있고 공연만 했었어요. 어쩌다가 음원을 내보자는 생각을 한 건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선훈이와 둘이 음원을 내보자고 생각하고 직접 덤벼들었어요. 저는 혼자 믹스테잎을 녹음하곤 했으니까 그런 걸 사용을 해보자는 거였어요. 콘덴서 마이크 두 개를 가져다가 스테레오로 녹음을 받아보기도 하고 했어요. 그렇게 [아직여기에]를 직접 녹음하고 [Feelin'boutchu]는 대학원 과제를 해야 하는 선훈이의 지인이 있었어요. 음악 전공의 대학원이라서 과제가 녹음을 해야 하는 거였는데 선훈이를 통해 연결이 돼서 그분은 녹음을 받아 주시고 과제를 제출하고 저희는 녹음 데이터를 받아와서 보컬을 녹음하고 음원을 내게 됐어요.
 
[Feelin'boutchu]는 내용상으론 고백을 하고 그게 먹히는 내용인데 실제로는 그건 아니에요. 고백이 먹혀드는 걸 상상하는 내용? 그런 곡이에요. 나이가 들수록 간지러운 걸 못 참게 되는데 나의 어떤 것들이 너에게 통할 것을 안다는 내용의 자신감 넘치는 가사들이 부끄럽고 간지러운데 많은 분들이 이런 걸 좋아해주시더라고요. 제가 부끄러운 노래를 많이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웃음) 거의 다 그렇지만 이 곡도 어느 정도 실화를 바탕으로 둔 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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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댓글이나 웹에서의 반응들을 보면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의 음악을 난해하다고 느끼는 반응들이 꽤 있는 편이에요. 반면에 저는 의외로 꽤 멜로딕한 노래들도 많다고 생각했어요. 보통 예술에서 무언가 난해한 결과물이 나왔을 때는 뭘 모르고 막 하다 보니 난해한 것이 나온 경우와 뭔가를 잘 알고 의도해서 난해한 결과물을 만들어 낸 경우, 두 가지로 나뉘는 것 같아요. 멜로딕하다고 느낀 곡들이 많았다는 건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의 경우 후자라는 얘기겠죠.(웃음) 이러한 곡들을 만들어 내는 것에는 어떤 의도들이 있고 어떤 것들을 만들어 내려고 하는 건지 궁금해요.
 
A. 백충원 : 보통 곡을 쓸 때 흥얼거리는 경우가 많은데 [Feelin'boutchu]의 경우엔 후렴의 'I got a Feelin'boutchu~'하는 부분이 그냥 나왔어요. 저는 라임을 좋아하니까 그럼 이걸 가지고 라임을 맞추면서 계속 이어나가는 거예요. 가사와 멜로디를 이어보다가 끝까지 나오고 완성이 되면 우싸미의 곡이 되는 거예요. 그래서 뭔가 의도를 한다기보다는 스타일이 변했다는 게 정확한 표현인 것 같아요. 제가 신경 쓰는 부분들이 바뀐 건데 저의 경우엔 멜로딕한 것들을 만들 때는 멜로딕한 랩을 쓴다고 생각한 것들이에요. 보통 친근하게 느끼시는 곡들이 그렇게 나온 곡들이에요.
 
저는 라임의 운율을 넣으면 곡이 좋게 느껴지기도 하고 원래부터 랩을 기반으로 음악을 시작해서 그런 부분들을 많이 신경 써요. 한국에서 그때 생각하기로는 멜로디에서 라임을 맞춘 노래는 많이 없으니까 그걸 저의 색으로 생각했던 것 같아요. 영어권 음악들을 일단 라임을 깔고 가는데 그런 것들이 재밌었고 그래서 멜로디도 랩을 쓰는 기분으로 썼어요. 이게 제가 지켜야 하는 법칙 같은 거였어요. 그런데 점점 이 원칙에서 자유롭게 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라임에서 점점 벗어나고 풀려날 수 있게 되면서 음의 배열, 음이 흘러가는 플로우를 신경 쓰게 됐어요. 발음의 뉘앙스 같은 것들도요.
 
좀 아이러니하다고 생각되는 건 저는 계속 쉽게 쓰려고 노력하고 있고 그렇게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예를 들면 [복수]라는 노래가 나왔을 때 이거는 진짜 그냥 포크, 통기타 노래가 나왔다고 생각했어요. 대중적인 곡이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실제 반응은 그렇지 않아서 그게 신기하기도 하고 그래요. 안 어렵게 쓰기를 시도할수록 그렇게 되는 것 같아서 잘 모르겠는데.(웃음) 가사도 더 직접적인 생활 속에서 나오는 말들을 쓰려고 하고 있어요. 있는 그대로 가사를 들어보면 엄청 쉬운 노래들인데 악기의 편곡이나 프로듀싱 때문에 어렵게 느끼시는 것 같기도 해요.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의 [복수] Live
@콘서트 문화창고
 
 
Q. 그리고 난 다음에 GBsound와의 콜라보레이션 앨범인 [깡통로봇]이 발표됐어요. 특이하게 발매일이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의 데뷔앨범인 [빌린빤쮸]가 발표된 바로 다음 날이에요. 그리고 이 앨범에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의 대표곡인 [무동력]이 사실 먼저 수록되었어요. 이 앨범이 탄생한 과정들이 궁금해요. 그리고 이 앨범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한 곡을 소개해주세요.
 
A. 백충원 : GBsound 형은 재즈 힙합 쪽의 음악을 계속 만드시는 분이었어요. 어떻게 알게 된 사이인지는 지금은 기억이 안 나는데 사운드 클라우드를 통해 알게 된 것 같아요. 그분이 올리시는 것들을 계속 듣다가 엄청 좋은 곡이 있었어요. 그래서 그분 비트로 곡을 녹음하기도 하면서 연락을 하게 됐어요. 그러면서 같이 작업을 하게 돼서 5곡 정도를 작업했던 것 같아요. 사실 지금까지도 얼굴을 본 적은 없는 사이에요. 계속 메신저로 연락을 하고 있어요. 그분이 음악을 만들어서 저에게 보내주시면 제가 그 음악을 들으면서 나온 것들을 녹음하고 보컬 믹싱을 제가 하곤 해요. 그런 식으로 5곡을 모아서 내보게 된 프로젝트에요. 둘 다 조용한 사람들인데 어떻게 그렇게 된 건지 모르겠어요.(웃음) 저는 그냥 곡이 술술 나와서 만족했어요. [soft+sofa]라는 곡을 제일 좋아해요. 다 저의 그 당시 상태가 담긴 곡인데 가장 마지막에 써진 곡이에요. [무동력]말고는 모두 딥한 내용들이고 음악에서도 그런 뉘앙스가 있어요. 저의 힘든 상황에 대한 곡인데 [Soft+Sofa]는 스스로도 들으면서 과거의 것들을 정리하고 스스로 치유하는 내용이 담겨 있어서 지금도 좋아해요.
 
 
Q. 제 친구는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의 음악을 듣고 충원님이 노래를 너무 잘해서 깜짝 놀랐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개인적으로는 멜로디컬한 곡들을 노래할 때 델리스파이스 같은 뉘앙스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곡들이 보컬의 장치적인 부분들이 많잖아요. 곡을 쓰거나 노래를 할 때 싱어로서 신경 쓰는 부분은 어떤 점들일까요?
 
A. 백충원 : 그런 부분은 저에 대해 스스로 유추해보면 라임을 기반으로 노래를 쓸 때 습관이 계속 반영이 되는 것 같아요. 라임이 보통 마지막에 들어가는 게 일반적이잖아요. 그래서 라임처리의 느낌이 좀 남아있는 것 같아요. 랩 할 때의 느낌으로 끝 음을 처리하는 것 같아요. 그런 방식이 곡의 맛이나 제 목소리의 맛과 매치가 된다고 느끼는 것도 있고요. 가성을 사용하는 건 환경적인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보통 곡이 나와서 쓰기 시작할 때 연습실이 아닌 경우가 많았는데 집에서 새벽 2시 정도 쯤에 집에 부모님이 자고 계신다거나 길에서 생각이 났는데 부르면서 다닐 수 없는 장소일 때? 소리를 거의 안내듯이 핸드폰에 녹음하면서 다니는데 그러면 소리를 작게 내다보니까 음을 진성으로 낼 때와 다른 데 그걸 판단을 못하고 진행을 해놓으면 실제로 부를 때 가성으로 해야만 처리가 되는 부분이 생기더라고요. [무동력]의 경우는 처음부터 그렇게 해야 했던 것 같아요. 꿈속 혹은 경계가 없는 세상의 느낌이 생각이 나면서 시작부터 가성으로 시작해서 끝까지 갔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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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메탈리카의 드러머 라스 울리히(Lars Ulrich)가 우상이었다는 얘기에 의아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는데 저는 의외로 납득하게 됐어요. 저는 인더스트리얼 메탈이나 핌프 락을 듣고 음악을 시작해서 랩이나 힙합 쪽에도 관심을 두게 되었거든요. 그때만 해도 람슈타인(Rammstein)도 그렇고 림프 비즈킷(Limp Bizkit)이나 린킨파크(Linkin Park), 국내에서는 서태지나 스키조 같은 밴드들이 꽤 유행했거든요. 충원님이 힙합을 하면서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 같은 팀을 하는 걸 봤을 때는 저와 같은 맥락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실제로 본인이 생각하기에 충원님의 음악적인 뿌리는 어디에 있을까요?
 
A. 백충원 : 저는 음악을 만들거나 공연을 할 때 락커라고 생각을 해요. 노래는 그런 것들이 아닌 게 많지만 반응이나 댓글을 보면 익숙하지 않다고 많이 느끼시는 것 같아요. 음악이란 게 꼭 다수의 취향에 들 수 없는 음악일수도 있잖아요. 그런 반응들을 반영을 할 수도 있는데 굳이 그래야하나, 싶은 생각이 있어요. 대중적인 것을 하려고 항상 생각하는 사람이긴 한데 억지로 꾸며서 아름다운 가사나 곡을 쓰는 일을 이미 너무 많은데 뭐하러 해야 할까 생각해요. 그냥 솔직하게 하자는 편이에요. 뿌리는 락에 있어요.
 
 

백충원의 [Going Deeper] Lyric Video
 
 
Q. [빌린빤쮸]와 [깡통로봇] 앨범이 발표된 3개월 뒤에 충원님의 솔로 앨범인 [포도당]과 [Let Me See] 앨범이 발표됐어요. 다른 두 개의 앨범이 같은 날에 동시에 나왔어요. 그래서 좀 특이하면서도 뭔가 의도가 있는 건가 싶었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그리고 [포도당] 앨범에 수록된 [Going Deeper]는 어떤 곡인지 알려주세요.
 
A. 백충원 : 둘 다 그해 여름쯤에 쓰게 된 곡이에요. 비슷한 시기에 많은 곡들이 작업이 되고 있었어요. 유통사에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던 날에 두 곡다 완성이 되어 있었어요. 그런데 묶어서 내기에는 곡들이 서로를 해친다고 생각이 돼서 날짜를 따로 잡아서 같은 날에 나왔어요.
 
[Going Deeper]의 경우는 실제로 있었던 저의 설레는 감정들을 응축시킨 노래예요. 앨범을 내겠다는 생각보다는 제가 좋아하는 친구에게 CD에 구워서 줄려고 했던 노래에요. 이전의 저는 항상 짝사랑을 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엄청 자주 만나는 게 좋아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냥 친구의 경우도 있는 건데 저는 항상 제가 좋아하는데 상대방은 친한 친구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서 확신이 없는 상태였어요. 일주일에 서너 번씩 그 친구랑 만나면서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썸이였는데 저는 두 달이 넘게 설레지만 두려운 상태를 지속하고 있었어요. 도저히 말로는 못하겠더라고요. 그 친구를 묘사하는 노래가 나왔는데 그게 [Going Deeper]였고 저는 이게 가장 자신 있으니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완성도 있는 고백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상대방도 나를 좋아한다면 그 사이에 '왜 고백을 안하지?'라면서 관계가 정리되지 않길 바라면서 혼자 계속 작업을 했고 실제로 CD에 담아서 전달했어요. 그 곡을 싱글로 발표한 거예요.
 
 
Q. 평소에는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나요?
 
A. 백충원 : 거의 연습실에 있어요. 항상 머릿속으로 우싸미를 어떻게 하지? 이 노래는 어떻게 쓰지? 하는 생각으로 가득 차있는 상태에요. 굳이 다른 일이라면 매일 성경책을 5장씩 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이것저것 작업을 계속 진행하는 상태이고 그게 아니면 잠을 자려고 노력해요. 회복하는 시간이 있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느끼고 있어요.
 
찰리파크 : 잠깐 하는 여담인데 잠에 대해서 최근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저는 잘 못 버티고 자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한편 뭔가는 함으로서 업적을 남기긴 위해서 또 그런 부분이 필요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지금의 우싸미가 되기까지 그 시간이 없었으면 또 뭔가 되지 않았을 수도 있잖아요. 대신에 뭔가 잃은 것이 있는 건데 무엇이 더 가치 있는가의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Q. 충원님이 아티스트로서 목표하는 바가 무엇인지 궁금해요.  
 
A. 백충원 : 결과물을 내는 것은 곡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내는 거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계속 지금은 나오고 있으니까 이것을 통해 경제적인 생활을 원활하게 할 수 있을 만큼이 되고 싶다는 게 희망사항이자 목표예요.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의 [내가 다 돼줄게] Live
@온스테이지
 
 



NEXT

 

감정소모송라이터,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의 음악 Part2

  

다 되는 악기 천재 선훈의 이야기






오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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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싱팀 Vlinds의 작곡가이자 인디레이블 캔들인유어스(Candle In Yours)의 공동대표.


자아가 생길 때부터 밴드음악에 빠져 일렉기타를 치며 음악을 시작한 인디덕후.


사실 음악보다 글 쓰는 일을 더 좋아해서 아티스트들의 이야기를 글로 쓰는 중이다.

 

 

[박형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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