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언제, 어디서든 나로 자리하기 위해서 - 견디는 힘 [도서]

변화하는 세상 속, 꼿꼿이 자리하도록
글 입력 2020.04.23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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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가만히 자신을 돌아보아야 할 때는 언제일지, 망설임 없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는 또 언제일지, 그런 것들은 나이가 들며 자연스레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되면 얻을 수 있는 지혜 중 하나라고 여겼건만, 어른이라 여길 나이가 된 나는 그렇게 당연히 얻을 수 있는 것은 없으며 삶이란 그저 다들 살아오면서 각자 겪고 배운 것을 활용해 하루를 보내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평범”이라는 매력 없는 단어가 실은 얻기 어려운 것이었음을 깨달으며, 앞으로 나아가면서 더 다양한 도전을 하는 것은 고사하고 지금 나의 자리에서 그대로 머무르는 것도 꽤 고된 것임을 함께 배우고 있다. 이런 내게, “견디는 힘”의 저자가 대기업에서 20년간 근속했다는 부분이 책에 대한 신뢰감을 주었다. 그에 따라 책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자리했다.
 
 

견디는힘-입체.jpg

 

 

견디는 힘은 무엇인가,

그것은 살아내는 용기다.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는 인생은 B(Birth)와 D(Death) 사이의 C(Choice)라고 말했다. 탄생과 죽음 사이의 선택, 그 말처럼 우리는 기억도 하지 못할 첫 순간부터 마지막 숨을 내쉴 때까지 수많은 선택을 하며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 우리가 내리는 선택은 광범위하지만 그래도 무언가를 골랐는지, 또 무언가를 포기했는지 이렇게 두 갈래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선택에 머무느냐 포기하느냐, 저자는 굳이 둘 중에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버티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한다. 다른 이에게 강요할 생각은 없지만, 적어도 삶의 경험을 볼 때 견디고 버티며 얻은 것이 더 많았다고 한다. 또 견디는 것은 수동적인 자세가 아니라 오히려 능동적이며 역동적인 스스로의 선택이라는 것이다.
 
“견디는 것”의 개념의 전환을 시작으로 이를 효과적으로 삶에 적용하기 위해 책은 5가지 주제로 구성된다. 버티는 것, 나아가는 것, 모두 지금의 내가 할 수 것인지 확인하는 단계가 먼저 필요하다.  1부로 저자는 현재의 나와 마주하기 위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불안을, 가면을 쓰며 지내는 날들에 대해, 나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서술한다. 그 말들은 결국 자신을 소중히 여기자는, 중심으로 두자는 주제를 담고 있다.
 

 

고독은 모든 숨 쉬는 존재들의 운명이자 숙명이다. 그리고 어쩌면, 세상의 중심이 나라는 방증이다. 그렇게 다시, 세상의 중심은 나다. 나여야 한다. 나만 힘든 이유와 그 무게를 받아들이면서.

-46쪽
 

2부의 주제인 객관적으로 생각하고 받아들이기를 삶에서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 “어떻게”가 아닌 “왜”에 집중해서 의문을 가지는 자세는 세상을 다르게 보게 해주고 삶을 윤택하게 하며, 답보다 질문에 집중함으로써 자신을 질문의 중심에 두라는 저자의 조언이 이어진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알 수 있는지 방법을 가르쳐주며 저자는 자연스레 마음에 자리하는 불안과 근심을 다스리는 법을 들려준다.
 

 

어차피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완벽하게 규정하거나 정의할 수 없다. 내가 되고 싶은 것, 돼야 하는 것, 남이 바라는 것, 사회가 요구하는 것 등의 수많은 변수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해야 하는 일’을 꾸준히 하다 보면 순간순간 자신의 정체성을 깨달을 수 있고, 그것을 알아차려 좀 더 잘 다듬어 나가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114쪽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나 자신임에도 때로는 스스로 이질감을 느끼곤 하는 경우도 있다. 무언가를 해내려면 그런 나 스스로 믿음이 있어야 하는데 너무 지나친 믿음은 자만의 나락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저자는 3부에서 자기 확신을 가져야 할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동시에 지나친 나르시시즘으로 빠지지 않기 위한 방법을 소개한다. 자만감이 아닌 자신감을 갖추고 자기 비하가 아닌 자기반성을 하며 감정을 정리하는 방법도 자리한다.
 

 

나는 자라 내가 되었고, 나이 들어 또한 내가 될 것이다. 그러니 고개를 들고 걷고, 실제의 자신을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나를 믿으면서, 믿어주면서.


-127쪽

 

 
우리가 사는 세상은 매일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변화하는 세상에 두려움 없이 꼿꼿이 자리할 방법이 4부에서 이어진다.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고 때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등 일상에 변화를 시도하며, 변화하는 세상을 주체적으로 바라보면서 가치를 정립할 수 있는 자신이 되기 위한 조언들이다.
 

 

지금의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에 관점을 달리하는 연습은 수시로 해야 한다. 이러한 와중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나 ‘나’다. 내가 빠진 변화는 의미가 없다. 세상을 바라보는 내가 피폐하면 세상도 피폐할 뿐이다.


-217쪽

 


폭풍우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자리하는 고목처럼,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자리하려면 강인해야 한다.

마지막 5부에서는 나를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 마음을 쉬는 방법과 몸을 단련하는 운동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처럼 하루를 견디는 다른 사람들을 헤아려야 한다는 점과 사람을 연구하는 학문인 인문학을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역설한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일정을 이어가며 일상의 루틴을 지속하는 것이 어떻게 삶의 에너지로 바뀌는지에 대하여 저자는 꾸준함의 긍정적인 요인에서 그치지 않고 그 과정의 소중함을 알아내는 것이 나를 더욱 단단하게 해 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니 나의 어제와 오늘을 되돌아보고 나만의 일상 루틴을 마음의 눈을 크게 뜨고 찾아보자. 내가 지키고 있는 일상 루틴은 무엇인지, 매일 해야 해서 지겨울 수도 있지만 그래서 소중한 것은 무엇인지 알아차릴 수 있도록.


-2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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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 보니 좋은 문장은 쉽게 쓰인 것이라는 문구가 떠오른다. 책 속의 간단명료하면서도 화려한 수식 없이 이어지는 문장들은 어렵지 않게 독자에게 “견디는 힘”을 어떻게 지닐 수 있을지, 그를 토대로 자신을 어떻게 단단히 일굴 것인지에 대한 따스한 조언을 들려준다.

자신의 경험 및 짧은 이야기 등을 포함하며 이어가는 견고함을 다져줄 조언들은 단계별로 찬찬히 구성되어 있어 책을 읽는 이들이 지금의 자리한 곳에서 느끼는 불안함과 같은 감정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그리고 궁극적으로 더 견고한 자신을 이루도록 도와준다.
 
도전이라는 거창한 시작의 두근거림은 얼마 지나지 않아 커다란 짐으로 변하기도 한다. 멋모르게 크게 잡았던 포부의 마음만큼 내가 얼마나 부족함을 지니고 있는지를 깨닫는 과정을 마주하며 결국 그 시간은 선택을 결정한 나를 타박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나에겐 그런 날들이 더 많았고 지금도 그런 순간들을 보내고 있다. 현재 주어진 것을 잃지 않기 위해, 계속 지속하기 위한 과정은 그 자체로도 어려운 것임을,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는 것은 그런 과정에 고됨을 더해주는 것이라는 생각은 그렇게 마음 한구석에서 또렷하게 자리하고 있다.
 
책을 덮은 후, 나의 모습을 돌아본다. 주어진 자리에서 버티며 마음속 바람을 하나씩 이루기에는 아직 미진한 부분이 많다. 도전과 후회, 일상의 무료함과 자괴감이 반복되는 날들 속에서 당장 눈에 드러나지 않지만, 마음에 분명히 남겨진 책이 주는 힘이 내게 전해졌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 믿음은 행동을 통해 현실에 꼭 자리할 것이다. 그렇게 나는 하루를, 삶을 전보다 더 강하게 견뎌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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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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