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지금 어떻게 살고 있나요? [문화 공간]

쉐어하우스를 넘어서 코리빙 하우스로
글 입력 2020.03.25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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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와 같이, 함께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1인 가구가 주류 주거 형태로 자리 잡게 되면서 사람들은 역설적으로 누군가와 함께 살기를 원하고 있다. 기존의 일률적인 원룸 형태의 주택과는 전혀 다른 삶의 방식을 찾고 있는 것이다. 높은 주거 비용에 대한 대안으로 청년 세대들의 셰어하우스 이용 비율이 높아졌는데, 이는 혼자 살면서 얻는 고립감에서 벗어나 타인과의 연대감을 느끼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기존에 많은 드라마나 방송을 통해 보였던 셰어하우스의 이미지는 꽤나 정겹고 유쾌하게 다가온다. 생판 모르는 타인에서 시작했지만 함께 부대끼며 살아가는 만큼 또 다른 가족의 형태로 남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런 셰어하우스의 친근하고 가족적인 이미지보다, 다소 복합적이면서도 조금은 세련된 형태의 공유 주택이 주목받고 있다. 바로 코리빙 하우스(Co-living house)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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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amantha Gades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인 '얕고 느슨한 연대'를 가장 잘 드러내는 주거 형태이기도 한 코리빙 하우스는 과도하게 많은 것을 공유하는 셰어하우스의 불편함을 보완하기 위한 새로운 공유 주거 문화이다.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면서도 자신만의 영역을 지키고 싶어 하는 요즘 사람들에게 있어서, 개인의 프라이버시는 상당히 중요한 영역이다. 또한 최근에 들어서며 물질에 대한 소유보다도 다양한 경험을 중시하는 현대인들의 경향도 무시할 수 없다.

 

개인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이 다양화되고 이를 과시하기 위한 욕구가 강해질수록 더 이상 집은 물리적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편하게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넘어서 여러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고도의 서비스가 요구되는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필요에 맞추기 위해서 도시의 삶의 형태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현대 주거 시장의 핵심 키워드가 된 공유 주거를 바탕으로 그 변화의 사례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함께 사는 프리미엄 주거 공간

커먼타운 트리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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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OLON BLOG



강남 역삼동에 위치한 트리하우스는 외관부터 특별하다. 총 72개의 방으로 구성된 8층 건물로 한가운데는 천장이 훤히 뚫려있어 마치 도심 속 정원에 들어간 듯한 느낌을 준다. 복도식 오피스텔 구조가 언뜻 보기에 슬기로운 감방 생활을 떠오르게 하지만 공유 공간에서는 매일매일 흥미로운 모임들과 만남이 생겨난다.

 

편안한 휴식 공간은 물론이고 일, 취미활동, 다양한 커뮤니티까지 여러 액티비티를 아우를 수 있는 집이 존재할 수 있을까? 트리하우스는 '따로 또 같이'라는 개념을 통해서 독립적이면서도 활발한 커뮤니티 하우스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6가지 타입의 독립된 개인실과 더불어 세탁, 청소 등 생활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가 보다 삶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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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오픈 키친 ©중앙일보 노경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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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워킹 스페이스 ©KOLON BLOG

 


테마별로 꾸며진 다양한 공용 공간에서는 흥미로운 이벤트를 경험해볼 수 있다. 트리하우스 건축 설계자에 의하면 개인 생활 공간은 최대한 콤팩트하게 디자인하고 공동 공간을 넓혀 공유의 장점을 극대화하고자 했다.


자신의 필요에 따라서 함께 생활하고 일상을 나눌 수 있는 크고 작은 커뮤니티가 거주자들의 만족도를 더욱 높여주는 요인이 되고 있다. 공유 주방, 공유 서재, 시네마 룸, 테라스 라운지까지 언제든지 다양한 활동을 지원해 줄 수 있는 공간이 매력적이다.

 

주로 프리랜서, 스타트업 종사자, 전문 직종을 입주 대상으로 고려한 트리하우스는 일상생활과 업무 공간을 함께 겸하고 있다. 코워킹 스페이스를 통해서 거주자들이 함께 경험을 공유하고 소속감을 느끼며 일종의 커뮤니티 멤버가 될 수 있도록 한다. 이처럼 코리빙은 개인의 프라이버시는 지키면서 다양한 서비스와 콘텐츠를 통해 취향을 공유하고 전반적인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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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Jieung

 

 

 

집에서도 크리에이티브하게

한화 드림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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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QUE MAGAZINE

 

 

작년 한화 생명에서 설계한 마포구 연남동 '드림하우스'는 청년 크리에이터를 지원하는 특화된 사회 공헌형 공유 주택이다. 입주자들이 서로의 꿈을 공유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서로 다른 꿈을 가진 청년들을 한 데 모아 함께 협업 활동을 하게 하고 성장을 위한 프로그램을 지원한다는 목표로부터 드림하우스가 시작되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커뮤니티 프로그램과 네트워킹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현재 총 스물두 명의 청년이 입주해 있다.

 

청년들에게 안전하고 합리적인 주거 공간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드림하우스는 입주자들에게 꿈을 이루기 위한 현실적인 지원을 도와준다. 공유 공간을 통해 입주자들이 함께 협업하고 각자의 재능을 공유하면서 하나의 문화를 형성하도록 하는 것이다.


작고 개성 있는 상점과 공방이 많은 연남동의 특성을 반영하여 동네의 로컬 무브먼트를 일으키는 것도 드림하우스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실제로 로컬 크리에이터 그룹인 '어반 플레이 Urban play'와도 협업을 진행하며 동네 가게들과의 제휴를 통한 지역사회 활성화를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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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QUE MAGAZINE

 

 

입주민들은 대부분 1인 창업가나 프리랜서로서 어디서나 자유롭게 작업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을 설계하고자 했다.


특히 지하 1층 로프트 공간에는 공동 작업실과 영상 촬영을 위한 스튜디오가 마련되어 있는데, 공간을 함께 사용하면서 입주자들끼리 협업이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외부인들과도 함께 할 수 있는 이벤트 공간으로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나의 개인에서 비롯된 건강한 커뮤니티가 로컬과 함께 상생하도록 하는 것이 드림하우스의 궁극적 목표일 것이다. 독특한 브랜딩을 통해 고유의 가치를 만들어나가는 드림하우스 크리에이터들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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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킹 파티 ©BRIQUE MAGAZINE

 

 

 

언제나 색다른 걸 원해

에피소드 성수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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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101



에피소드 101. 궁금증을 자아내는 네이밍만큼 브랜딩이 독특한 공유 주택이다. 다양한 이야기와 사건을 뜻하는 에피소드, 그리고 101이라는 숫자는 공간의 개수를 나타낸다.


일반적인 주택과는 다르게 지하 라운지부터 10층의 루프탑까지 순차적으로 ep.0에서 ep.101까지의 번호가 붙고 101가지 공간에는 개인 공간과 공유 공간이 모두 포함된다. 0부터 101까지 다양한 공간과 사람들이 하나의 에피소드로 연결될 수 있도록 커뮤니티 서비스 콘텐츠에 집중하는 것이 에피소드 101의 방향성이다.

 

다양한 주거 타입과 유닛 옵션을 통해 취향에 따라 방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한 것도 이들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전체 인테리어는 물론이고 책상, 침대, 수납장, 소파 등 가구들도 동일한 매뉴얼대로 배치하지 않았다. 개인이 일상을 보다 효율적이고 다양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여러 경우의 수를 열어둔 것이다.


공간 활용에 반영된 디테일을 통해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기 위한 에피소드의 센스를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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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101

 


에피소드에서 개별 공간만큼이나 두드러지는 것은 바로 커뮤니티 콘텐츠와 관련된 서비스다. 지하 1층에는 바 형태로 꾸며진 카페가 있고 안쪽에는 소규모 음악공연을 할 수 있는 '뮤직 스테이션'도 있다. 다양한 공연과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입주민들이나 지역주민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2층은 입주민 공용공간으로 모임 활동이나 작은 파티를 진행할 수 있고 공용 쿠킹룸이 있어 입주민끼리 음식을 함께 조리해 먹을 수도 있다.

 

이 밖에도 소규모 피트니스 공간이나 24시간 무인 마켓이 있어 공간을 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세탁실이나 스토리지 룸과 룸 클리닝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들의 편의를 극대화하기 위한 관리자들의 노력이 더욱 돋보인다. 다양한 스토리와 콘텐츠를 다루면서도 마냥 흥미로운 것들보다는 좀 더 가치 있는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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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works



공간을 소유하기보다 소비하기를 원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기존의 주택과는 차별되는 색다른 공유 주택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듯하다. 개인의 취향과 삶의 방식이 뚜렷하고 보다 능동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같은 새로운 주거 문화의 변화를 가장 잘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대부분의 코리빙 하우스가 프리미엄의 영역에 한정되어 있다는 점에 대한 문제점도 우려되지만, 여러 공간을 통해 다양한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은 괄목할만 하다.

 

사람들의 취향과 니즈가 세분화되는 만큼 불특정 다수를 위한 평균적 공간 형태가 아니라 개인의 삶을 더 잘 반영할 수 있는 특화된 공간을 만드는 것이 앞으로 주거 산업이 풀어나가야할 변화일 것이다. 서로 다른 사람들의 연대와 만남으로 융합되는 공간은 개인을 넘어서 해당 공동체와 동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기에 더욱 중요하다. 앞으로의 공유 주거 시장의 다채로운 변화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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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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