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일러스트가 깨뜨려준 나의 편견 -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

글 입력 2020.03.08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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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을 항상 동경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상상과 추상적인 감정을 종이에다 색과 모양으로 구체화할 줄 안다. 그들은 주변의 사람과 사물을 자신의 관점에 맞게 묘사하기도 한다.


초등학교 시절, 친구한테 받은 크리스마스 카드 한쪽 면에 그려진 마치 동화책에서 볼법한 산타, 썰매 끄는 루돌프, 그리고 트리 장식을 보니 내가 준 카드는 너무 초라해 보였다. 중고등학교 시절, 미대를 준비하는 친구의 교과서 낙서마저 내게는 엄청난 작품으로 보였다. 그들에게는 그림은 너무 쉽고 편하게 그리는 것과 같아 보였다.


마치 이젤 앞에서 미국 대중 화가 밥 로스(Bob Ross)가 “참 쉽죠”라며 어려운(적어도 나한테는) 작품을 슥슥 그리듯 말이다. 미술은 재능 있는 일부 천재들만 가능한 일이라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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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은 편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화가라는 직업을 들으면 이와 같은 단어들이 떠올랐다: 재능, 천재, 탁월성, 사치, 가난. 그들은 굉장히 타고난 재능을 가졌으며 큰 부자가 되거나 반 고흐와 같이 가난한 삶을 살 것이다. 왠지 그들은 자신만의 작업실에서 어두운 베레모를 쓰며 수채화 범벅의 팔레트를 들고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사는 사람들 같았다.

 

이러한 편견은 일러스트라는 세계에 접하면서 없어지기 시작했다. 물론 일러스트레이터는 물론 전통적인 의미의 화가라는 직업과 다르긴 하다. 일러스트는 응용 미술 혹은 대중 미술이며 책, 잡지, 포스터 등에 활용되어 파인아트(순수미술)와 목적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그림은 그림이다.


일러스트레이터와 순수미술을 그리는 화가는 그림으로 자신을 표현을 한다는 점에서 접점이 크다고 본다. 네이버 그라폴리오, 코엑스 일러스트레이션 페어, 그리고 영화 <내 사랑(Maudie)>를 보면서 그림을 창작하는 사람들에 대한 편견이 깨졌다. 이제 나에게 그림은 점차 소수만이 향유하는 고상한 문화가 아니었다.


지난해 12월 19일부터 22일에 코엑스에서 ‘서울 일러스트레이션 페어 vol.8’가 개최된 바가 있다. 1000여 명의 아티스트가 선보인 작품 각자 비슷한 작품 하나 없이 전부 개성이 넘쳐났다. 우리의 일상이나 주변 사물, 풍경, 그리고 사람을 색다르게 바라본 그들의 시선을 엿볼 수 있었다. 세상에, 이렇게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많다니. 게다가 모두 다 스타일이 다르다니, 놀라 자빠질 지경이었다.


한 영화 속에서도 일러스트를 발견했다. 실화 바탕의 영화 <내 사랑(원제: Maudie)>에서는 주인공 모디(Maudie)는 세상을 바라보는 순수한 눈으로 평생 동안 시골 풍경과 동물을 그린다. 관절염으로 걷기 힘들고 빼빼 말랐지만 과거의 아픔을 딛고 일어나 예술로 승화한다. 마음 따뜻해지는 그림으로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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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를 감상할 때 미술 지식을 모른다고 위축될 필요가 없다. 난 마음이 복잡할 때 SNS나 네이버 그라폴리오를 통해 일러스트를 감상하곤 했다. 일러스트는 그냥 받아들일 수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의 미소의 의미를 탐구하는 듯한 태도를 가질 필요 없다.


고딕미술에서 첨탑(뾰족탑)의 의미, 로코코 미술의 발생지, 낭만주의의 어원, 입체파(큐비즘)의 대표적인 화가 등의 미술 사조를 모른다고 무지한 기분을 느낄 필요가 없다. 일러스트는 누구에게나 친숙한 일상 그림들이며 공감할 수 있어 감동과 재미를 누릴 수 있다.


일러스트 분야는 세계적으로 아티스트가 넘쳐나며 이에 대한 수요도 그만큼 큰 것 같다. 이에 대한 방증으로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이 있다. 여기서는 매년 전 세계 동화 작가들과 삽화가, 출판사들이 이탈리아 중북부에 있는 도시 볼로냐에 모여 이런 축제가 열린다. 무려 1967년부터 시작했으며 작년이 53회째 전시를 진행하는 만큼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일러스트 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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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A CECILIA RODRIGUEZ ODDONE 05



이번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은 2019년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수상자 76명의 작품 30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다. 2월 6일부터 4월 23일까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열린다. 안타깝게도 코로나19바이러스로 도슨트 운영은 잠정적으로 중단된 상태다. 미술 전시는 무조건 해설을 듣는 나로선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지만 그래도 풍성한 전시 콘텐츠가 준비되어 있으니 실망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수상자 76명의 작품 300여 점뿐만 아니라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 2018>에서 최고 상을 받은 벤디 베르니치(Vendi Vernić)의 책과 원화 작품 특별전, <볼로냐 아동도서전 2019> 비주얼 아이덴티티 선정 작가 Masha Titova 특별전, ‘어린이책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볼로냐아동도서전의 ‘라가치상’ 전시, 한국 최초로 2017년 ‘볼로냐 아동도서전 BCBF_최고의 출판사상’에 수상한 보림출판사의 세계적인 그림책 등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다채로운 관람만 하더라도 충분히 예술적 경험할 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여전히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들을 동경하긴 하다. 그러나 편견은 이제 거의 없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이번 기회에 해외 일러스트레이터들의 심플하고 추상적인 디자인부터 재미있고 익살스러운 그림까지 감상할 수 있다. 이번에는 내가 미술에 대해 갖고 있던 또 어떤 편견을 깨질지, 이것 또한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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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

- 세상을 담는 그림 -

 

 

일자 : 2020.02.06 ~ 2020.04.23

 

시간

오전 10시 ~ 오후 7시

(매표 및 입장마감 오후 6시 20분)

 

*

매주 월요일 휴관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

 

티켓가격

성인 : 12,000원

청소년 : 10,000원

어린이 : 9,000원

 

주최

예술의전당, ㈜씨씨오씨

 

주관: 메이크앤무브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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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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