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감정을 돌아보고 다루는 법 - 민감한 사람을 위한 감정 수업 [도서]

예민한 나와 다른 이를 돌아볼 수 있는 책
글 입력 2020.03.06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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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른 사람에 비해 예민한 편이다. 스스로도 그걸 잘 알고 있으며 이제는 엄연히 어른이다 할 나이가 되었으니 남들 보기에는 그저 무난한 성격의 소유자인 듯 행동하지만, 그러나 온전히 내 마음이 좋은 게 좋은 거지 하는 성품으로 탈바꿈한 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이 내게 한 말과 행동을 뒤돌아서 계속 떠올리고 또 내가 다른 사람에게 한 말과 행동을 곱씹으며 내 의도와 다르게 전해졌거나 불쾌하게 했으면 어쩌지, 하며 고민이 자연스레 마음에 싹트는 성격이다.

 
청소년기를 지나 20대 초중반까지도 스스로 이런 예민함을 다스리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내 나름의 예민함 다스리기 방법이 있다. 누구보다 내 성격을 잘 알고, 나처럼 감정적이거나 예민하지 않은 엄마와의 대화이다. 내 감정으로 인해 한쪽으로 치우친 시선을 다른 방향으로도 보게 해주는, 이성적이고 냉철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 엄마 덕분에 더 차분하게 마음을 다스리고 다른 생각을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사람 대 사람의 조언이 항상 즐겁게 마무리되는 것은 아니다. 이제는 나름 안정기에 들어갔는데도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채 대화가 마무리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럴 때면 속상하면서도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온전히 나만의 것인 이 감정을 어떻게 해야 더 성숙하게 다스릴 수 있을까? 그때 이 책이 내게 왔다. 혼자서, 차분히 나의 예민함을 비추고 마음을 정리할 수 있는 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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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적으로 예민하다는 것은 삶의 선물이 되기도 하고 짐이 되기도 한다. 감정에 압도당할 때가 많다면 예민함을 선물로 생각하긴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예민한 사람들이 갖기 마련인 타인에 대한 따뜻한 마음, 강렬한 기쁨, 깊은 유대감, 자연을 향한 열망 등은 당신의 삶에 의미와 만족감을 더해준다. 따라서 정서적 민감성을 삶의 선물로 느끼고 활용하려면 우리는 격렬한 감정을 잘 다스리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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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 예민한 편이지만, “감수성”, “예민함”이라는 단어를 떠올려보면 내가 아는 사람 중에도 누군가 떠오른다. 저렇게 생각할 것까지는 없는데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른 사람들이 언행에 예민하게 반응하거나 안 좋은 소식을 들으면 자신의 일처럼 안타까워하는 성격의 소유자이다. 평소에 산에 가거나 동물 다큐멘터리를 즐겨보는 등 자연 속에 있는 것을 좋아하는데 누군가 이에 공감해 주면 반가워한다.
 
서문을 지나 책을 읽는데 예민한 사람은 자연에 안정을 얻는다는 설명에 자연스레 그를 떠올렸다. 자연을 좋아하고 그 안에서 편안해 하는 모습을 그저 개인 취향이라고 여겼는데, 생각지 못한 내용을 찬찬히 읽은 후에 더 그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책에서 이어지는 내용을 통해 나의 마음을 다스리는 것을 넘어 다른 방식의 예민함을 가진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도 배울 수 있을 것 같았다.
 
예민한 성품을 지닌 사람들에 대해 저자는 그 정서적 예민함의 특징을 분석한다. 흔히들 예민한 사람들이 부정적으로 여기는 타인과의 교류에 어려움을 느낀다던가, 거절을 어려워해서 힘들어하는 부분들도 언급하지만 동시에 저자는 정서적으로 예민한 사람들은 타인의 감정을 잘 읽어내서 주위 사람에게 신뢰감을 주는 조력자가 될 수 있다는 점과 창의력이 뛰어나며 정의감이 투철하다는 점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한다.
 
예민함이라는 것에 대한 설명 이후에 이야기는 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건강한 정신의 소유자로 거듭날지에 대한 내용이다. 삶의 주인이 되기 위한 첫 단계로 2장에서는 내가 느끼는 감정의 원인을 찾는 법을 안내한다. 불안함 또는 우울함에 잠길 것 같은 때 왜 그러한 감정이 드는지 판단하고 그 감정이 현실 자체가 아님을 인지함으로써 독자가 감정을 효율적으로 다스릴 수 있게 돕는다.
 
3장에서는 충분한 수면과 운동과 같은 감정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되는 기본적인 생활 습관들을 소개한다. 평소 가벼이 여길 수 있는 것들이 사실 우리의 감정을 이루는데 어떤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는지 설명한다. 4장에서는 “마음 챙김”이라는 개념을 정서 관리에 가장 중요하다고 소개한다. 저자는 감정에 삼켜질 것만 같을 때 나와 내 마음에 가있는 신경을 다른 물체에 집중하는 등의 방식으로 한 발짝 떨어져서 나와 내 마음을 바라봄으로써 감정에 지배받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다. 감정에 휩싸이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5장에서는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것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그를 어떻게 파악하는지 알려준다.
 
섣부른 판단은 타인에 대한 편견을 만들기도 하며 자신의 의사 결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6장에서는 나 자신에 대한 판단, 타인을 향한 섣부른 판단을 하지 말아야 할 이유와 어떻게 이를 개선할 수 있는지 설명한다. 의사결정을 할 때 온전히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찾고 분명한 사실관계를 인지하며 이성적으로 선택하는 과정이 7장에서 이어진다. 8장에서는 나를 가두었던 편견, 고정관념을 벗어나 내가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나만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는 방법을 조언하며 마지막으로 9장에서는 타인과의 건강한 관계를 이루기 위해 외로움이라는 감정에 대하여, 어떻게 유대감을 쌓으며 관계를 망치는 요소로 어떤 것이 있는지를 설명한다.
 
책은 특정 이론이나 개념의 설명만 나열하지 않는다. 서문의 정서적 민감성 자가 진단을 포함해 독자가 책을 읽으며 직접 풀어나갈 수 있는 진단 및 문단이 각 장마다 자리한다. 자신의 감정 상태를 떠올리며 천천히 작성해야 하는 문항들은 오롯이 자신의 상태를 하나하나 짚어내는 중요한 과정을 밟는 디딤돌과 같다. 아울러 한 번 응답한 후 마치는 것이 아닌 이후 책을 다시 읽으면서 동시에 자신이 적은 기록을 돌아보아 과거에 나의 감정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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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는 내가 스스로 나의 예민함을 다스리기 위해 시도했던 방법들과 생각지 못했던 방법들을 단계별로 설명한다. 평소 내가 놓치기도 했던 마음의 신호와 감정이 무엇인지 풀어내며 나를 나로서 굳건히 살아갈 수 있도록 이어지는 조언은 분명하면서도 격려가 담겨 있다. 그렇게 나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는, 내 마음가짐과 타인과 교류하는 법을 배운다.
 
생각해 보면, 정도의 차이이지 누구나 예민한 부분이 있고 타인과의 감정 교류에 있어서 각자의 이유로 어려워하는 부분들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꼭 예민하다고 자타 공인하는 사람들만의 것은 아니라고 본다. 어른이 되어도 도무지 나의 감정을 다루기 어려운 이들과 사람과의 교류에 어려움을 느낀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책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타인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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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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