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

그동안 남신들에 가려져 하지 못했던 솔직한 이야기
글 입력 2020.02.27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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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그리스 로마 신화를 매우 좋아했다. 만화랑 책으로 정말 재미있게 봤었고, 성인이 된 후에도 종종 생각날 때마다 만화책을 읽었다. 어릴 때는 정말 그리스의 올림푸스 12신들이 존재하는 줄 알아서, 천둥이나 번개가 치는 날엔 제우스가 화가 났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대학교에 진학하고, 2학년 때 그리스 신화에 관한 수업을 들었었다. 워낙 신화에 관심이 많아서 정말 흥미롭게 강의를 들었었는데, 단지 재미있는 신화로만 생각했던 그리스 로마 신화는 생각보다 인류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게 되었다. 철학적 사고에 그리스 신화가 많은 영향을 주는 걸 알고 나서 신화에 대한 관심이 더 깊어졌고, 그 뒤로 그리스 신화나 관련된 여러 책, 영화 등을 엄청 찾아봤었다.

 

사실 신화를 읽다 보면, 거의 대부분 남신들이 주가 되는 경우가 많다. 제우스의 아버지인 크로노스에서부터 이어진 권력의 세습에는 여성은 없었고, 이러한 가부장적 제도로 인해 여신들은 주로 남신을 돕는 역할로 보였었다.


그런데, 학교에서 그리스 신화에 관해 공부하다 보니, 여신들도 정말 뛰어나고 멋진 부분이 정말 많은데 남신들에 가려진 것이 너무 안타까웠다. 그래서 이번 연극에서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 이 3명의 여신들이 들려줄 이야기가 너무나도 궁금하다. 여신들의 시선으로 전개되는 연극은 어떤 느낌일지 정말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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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제우스의 명으로 올림포스의 12신이 소집된 날. 모임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하게 된 헤라와 아프로디테, 그리고 아르테미스.


과거 아름답고 도도하기로 유명했지만 제우스의 바람기 때문에 질투의 화신으로 전락한 헤라, 사랑의 여신으로 불리며 가장 아름다운 여신이라는 칭호를 받고 있지만, 실상은 매일 밤 다른 남자와 관계를 가지는 욕정의 여신 아프로디테, 처녀성을 지키기 위해 살인까지 서슴지 않지만 마음속으로 오리온을 깊이 사랑하는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 가벼운 참견으로 시작된 세 여신의 대화는 점차 서로에 대한 비난으로 변해가며 숨겨진 진실들이 드러나는데...


본인의 능력을 꽃피우지 못하고 남편 뒤만 쫓는 한심한 여신이 되어버린 헤라, 진실한 마음은 안중에도 없는 듯 색을 탐하는 데만 집중된 아프로디테, 본인의 욕망을 접어둔 채 처녀임을 고집하고 집착하는 답답한 아르테미스. 서로를 비난하던 그들이 마주하는 각자의 이야기 속에서, 그들은 과연 비난의 칼날을 거둘 것인가?



헤라는 이미 잘 알려져 있듯이, 제우스의 아내이자 신성한 결혼의 여신이다. 어릴 적 만화에서는 바람기 많은 제우스의 복잡한 여자관계로 인해 헤라는 항상 그 여성들과 자식을 박해하고 응징하는 인물로 그려졌었다. 그래서 흔히 헤라를 질투의 여신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잘못된 접근이다. 헤라는 신성한 결혼을 주재하는 여신으로, 단지 제우스의 바람기 때문에 그들을 응징하는 것이 아니라, 신성한 결혼에 위배되기 때문에 그들을 응징했던 것이다.


게다가 헤라는 출산의 여신으로, 없어서는 안 될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여신이다. 항상 제우스와 그의 여성편력에 괴로워하고 그들에게 복수하는 질투가 많고 못된 인물로만 그려지는 것이 안타까웠는데, 이번 연극에서 헤라의 진면모를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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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로디테는 비너스, 미의 여신으로 매우 유명한 여신이다. 아름다움 하면 아프로디테가 바로 떠오를 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그렇게 각인이 되어있다. 그래서 사실 아프로디테가 어떤 여신인지, 무엇을 했는지는 잘 모르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저 외모가 아름다운 여신으로만 기억되고 있어서 안타까웠다.


아프로디테는 미와 사랑의 여신으로, 그녀의 출생은 굉장히 비범했다. 다른 올림푸스의 신들과 다르게, 아프로디테는 거품에서 태어났다. 아프로디테라는 단어의 의미도 '거품에서 나온 여인'이라는 뜻이다. 아래 그림은 굉장히 유명한 비너스의 그림인데 이는 그녀의 출생을 그리고 있다. 아프로디테가 들려줄 이야기도 무척 고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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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미스는 사냥, 숲, 달, 처녀성과 관련된 여신이다. 그녀는 레토와 제우스의 사이에서 태어났고, 아폴론의 쌍둥이 남매이다. 나는 어릴 적 12신 중 아르테미스를 가장 좋아했는데, 아르테미스는 항상 활과 화살을 들고 숲에서 사슴이나 곰 등 짐승을 사냥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그래서 그런 모습이 너무 멋있어 보여서 가장 좋아했었다.


다른 신들과 다르게 항상 자연과 동물, 사냥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가 너무 멋있어 보였다. 그래서인지, 아르테미스는 사랑과 욕망에 관련된 일화나 이야기가 별로 없다. 사랑보다는 사냥하는 것을 더 즐겼다. 그래서 이번 연극에서 아르테미스의 숨겨진 욕망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 그 새로운 시선에 주목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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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 3명의 여신들이 들려주는 솔직한 이야기는 어떨까. 우리 인간과 닮아있는 여신들의 모습을 보고, 우리의 삶과 연결한다면 더욱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연극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는 2월 29일부터 3월 29일까지 약 한 달간 콘텐츠 그라운드에서 진행된다.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
- 페미니즘 입문극 -


일자 : 2020.02.29 ~ 2020.03.29

시간
평일 8시
주말 3시
월 쉼

장소 : 콘텐츠 그라운드

티켓가격

전석 40,000원

  

주최/주관

창작집단 LAS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연령
만 16세 이상

공연시간
90분




 
창작집단 LAS
 
 
창작집단 LAS는 즐겁게 공연을 하기 위해 모인 젊은 예술가들의 집단입니다.
 
우리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다양하고 감각적인 표현력으로 무대화하려 노력합니다. 이는 연극, 문학, 무용, 음악, 미술, 영상 등 어느 한 장르에 머무르지 않는 한층 진보된 무대언어를 만들어내려는 시도로 나타날 것입니다. 또한 이 시도가 관객들에게 생소하고 일방적인 소통방식으로 다가가는 것보다 이성적, 감성적인 공감으로, 신선한 즐거움으로 받아들여지길 바랍니다.
 
우리는 이 모든 것들이 '놀이'에서 출발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연극은 놀이다'라는 개념을 잊는다면 우리가 시도하는 과정들이 결코 즐거워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즐겁게 공연하는 창작집단 LAS입니다. 
 

 

[정윤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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