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연결과 소통의 가치를 말하다, CONNECT_BTS [전시]

글 입력 2020.02.21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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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트, BTS'로 모인 작품들은 작품을 즐기는 관객의 참여로 완성된다. 예술을 통해 서로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이해하며 '연대'를 만들어 나가 보기를 권한다.

 

- 이대형 아트 디렉터

 

 

'21세기 비틀즈'라는 수식어를 가진 방탄소년단은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주목받고 사랑받는 이 시대의 진정한 아티스트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보여주는 음악과 그 안에 담긴 철학적 가사는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감동을 준다. 음악으로써 삶의 가치와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해주었던 방탄소년단은 이제 더 나아간, 확장된 예술의 영역에서 자신들의 세계관을 드러내고자 한다. 1월 14일 영국 런던을 시작으로 독일 베를린,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미국 뉴욕 그리고 대한민국 서울까지 이어지는, 전 세계 5개국 22여 명의 현대미술 작가들과 협업한 글로벌 프로젝트 'CONNECT, BTS'로 말이다.

 

 

"우리가 전세계 많은 분께 사랑받고 있지만, 세상에 무엇을 돌려드릴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이 많았습니다. 공공예술은 모두에게 열려 있고, 언어와 문화, 지역으로부터 거리가 없고 모든 사람들에게 통용되는 장르여서 이 점에 주목했습니다."
                                                
- 방탄소년단

 

 


'다양성'을 통해 새로운 '연결'을 모색하다


 

 


우리는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은 채 모든 것이 연결된 디지털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오히려 아이러니한 모습을 발견한다.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가져온 '연결들' 사이에서 우리는 오히려 더욱 빈번하게 사람, 국경, 공동체 사이의 가속화된 단절과 분열을 목격한다. 실질적인 연결이 아닌 인터넷과 핸드폰으로만 이루어지는 가상의 연결에 대부분이 집중하고 있는가하면, 서로 다른 인종과 나라를 무시하기도, 비꼬기도 하면서 분열을 자초한다. 이제 사람들은 서로를 연대하지 않으려 한다. 기술의 발달, 서로 다른 환경과 사고방식으로 인한 '비연결'은 세계의 어떤 사회에나 존재하고 해결돼야하는 문제인 것이다.

 

단절을 보이는 것들은 모두 '차이'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그것은 서로 다르다고 생각하는, 다름을 인정하거나 연대하지 않으려는 생각 또는 무의식적 사고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 국적, 나이, 인종, 각자의 개성 등 우리가 각자 가진 '다양성'을 인정하는 순간, 새로운 '연결'이 시작된다. 이번 전시에서 말하려는 바가 바로 '다양성'이라는 키워드다. 어쩌면 지금 우리가 생각해보아야 할, 만국공통의 키워드이기도 할 것이다.

 

서로 다른 국적을 가진 동시대 작가들의 작업으로 인한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의 연결은, 하나의 키워드를 통해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는데 이르렀다. 그러한 네트워크 형성의 시작점에 있는 방탄소년단이 예술계 안에 다양성에 대한 화두를 던진 것이다. 예술가들은 세계 곳곳에서 설치물로, 때론 영상작업과 퍼포먼스로 그들의 철학에 공감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현대 미술가들의 예술적 언어와 큐레이터들의 담론이 결합돼 세계 곳곳에서 개최된 전시는 어느덧 우리나라에서도 시작되었다. 이대형 총괄감독의 큐레이팅으로 1월 28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시작된 서울 전시에는 앤 베로니카 얀센스, 그리고 강이연 작가가 참여해 BTS의 철학을 대변했다. '다양성에 대한 긍정과 존중'을 두 작가는 어떤 매체로, 어떻게 나타내고자 했을까. 


  

 

빛과 색, 그리고 움직임


 

<로즈>

 

 

<그린, 옐로, 핑크>

 

 

영국 출신의 앤 베로니카 얀센스 작가는 빛과 색감 그리고 투명하거나 반사되는 표면, 공간 등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공감각적 경험을 일으키는 작업을 선보인다. 첫 번째 작품 <로즈>를 마주한 관람객들은 기하학적인 구조물과 대기 효과 사이에 존재하는 일곱 개의 빛을 보게 된다. 두 번째 작품 <그린, 옐로, 핑크>는 안개 가득한 공간을 직접 걸을 수 있는 체험형 전시다. 이 두 작품에서 작가가 주는 메시지는 비슷하다. 작가는 '다양성'에 대한 해석의 답을 '나 자신'에서부터 찾고자한다.


예술가가 작품 속에서 만들어낸 '안개'는, 무언가를 가릴수도 있지만 가림막의 효과를 만들어냄으로써 보이지 않았던 것을 더욱 선명하고 확실하게 드러나게 하는 속성을 지닌다. 작품 안에 들어가 상호작용하는 관객들은 자신을 둘러싼 안개와 여러 개의 빛의 환경 속에서 비로소 '나'의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나'에 대한 이해는 곧 타인에 대한 이해로도 연결되며, 다양성을 긍정하게 되는 자연스러운 발견에 도달하게 된다.


동시에 안개는 '가면'으로 작용되는데, 방탄소년단이 음악으로도 전하곤 했던 '페르소나'의 맥락에서도 이해될 수 있다. 시각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안개는 마치 현대인들이 본래 자아인 'Ego'를 숨기고 살아가는 모습을 연상케한다. 관객들은 얀센스의 작품을 통해 완전히 드러내지 않았던 나에 대한 깨달음과 함께 더 솔직해질 스스로의 모습을 유도받는다. 내 자신을 완전히 이해하고 성찰한다면 나와 다른 타인, 그것을 포괄하는 다양성에 대한 개념을 생각해볼 수 있다.

 

 

<비욘드 더 씬>

 

 

강이연 작가의 <비욘드 더 씬>은 방탄소년단의 주요한 안무에 영감을 받아 그것을 재해석한 프로젝션 맵핑 작업이다. 이 설치작업은 실제 안무가들이 화면 뒤에 존재하는 듯한, 실감나는 공간감을 구현한다. 7명의 퍼포머가 선보이는 안무는 화면 밖으로 튀어나올듯 생생함을 전해준다. 시각적 효과를 한층 돋보이게 하면서 방탄소년단의 안무를 떠올리게 하는 작업은 7명의 멤버가 아미의 지원과 함께 하나의 아이콘으로 성장해왔음과 앞으로도 같이 성장해나갈 것이라는 은유의 표현이기도 하다. 퍼포머들은 자신들을 드러내고 감추며 추상적인 존재로 자리 잡고, 그것은 얀센스의 작업에서와 같이 '페르소나'와 '본래의 정체성' 사이를 사유하게 한다.


  

 

비로소 찾게 되는 '나'


 

두 작가는 서로 다른 매체를 사용해 '다양성'을 긍정하는 방법에 사유하게 한다. 방탄소년단이 음악으로, 그리고 이번 전시 기획을 통해 대중들에게 말하고자 한 '연결과 소통의 가치'는 본인으로부터 비롯돼야하는 산물이다. 작품은 관객들에게 무조건적인 다양성의 수용과 긍정의 반응을 이끌어내지 않는다. 작가들은 안개와 색을 이용해, 혹은 퍼포머의 존재를 감추고 드러내는 작업을 통하여 개인의 정체성에 더욱 집중하게 해준다. 그렇게 유도된 전시는 내가 '나 자신'에게 가졌던 긍정적인 이해의 태도를 자연스레 타인과 그들을 포용하고 있는 세계, 즉 다양성을 가진 존재들에 대한 공감과 수용으로까지 연결시키도록 한다. 

                  

바쁜 세상 속,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아가면서 고독함을 느끼는 현대인들. 그런 세상 속에 놓인 사람들은 더 이상 '나'를 이해하려고도, 타인을 이해하려 하지도 않는다. 이렇게 정체되어가는 사회 속에서 'CONNECT,BTS' 전시가 전해주려 했던 건, '나와 우리'에 대한 사유함을 통해 진정한 연결의 의미를 찾게 하는 것이 아니였을까. 전시는 방탄소년단, 그리고 동시대 예술가들과 큐레이터들이 소통과 정체된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이자 자각을 촉구하는 '연결의 장'으로써 대중들에게 다가온다. 또한 세계적인 대중가수의 정신적인 철학과 그것에 공감하는 예술가들이 실험적으로 만들어낸 산물은, 새로운 기획 방식의 시도와 함께 동시대 미술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시켜 주었다. 그런 이유로, 이번 전시가 우리 사회와 예술계에 전해준 의미는 그 자체로 가치 있다.

 


 

 

[최세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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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  
  • 김경선
    • 언니 최고.. 짱 멋있어요 ><> <!!!( ღ’ᴗ’ღ )
    • 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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