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업글인간'이 되어보자, 2020 트렌드코리아 [도서]

주목해야 할 트렌드 코리아2020 키워드 '업글인간'을 분석한다.
글 입력 2020.02.15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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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같은 프로그램에 잊을만하면 재조명되는 유노윤호를 보면 캐릭터 자체를 보고만 있어도 웃기다. 하지만 인정할 건 해야겠다.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동방신기의 리더로서 본인의 정점을 찍었고, 이제는 열정맨 캐릭터로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으니 말이다.


우리가 유노윤호를 보며 웃었던 건, 그의 열정이 도저히 따라 할 수 없을 만큼 진지하고 성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진짜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런 모습이 꾸며낸 모습이 아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동방신기가 되기 전부터 춤신춤왕에 가수가 되고 싶었던 그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성실히 사는 게 몸에 밴 사람 같아 보인다.


무엇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거실에서 몇십 분 동안 춤을 추는 그의 모습은 이상하게도 행복해 보인다. 그리고 그런 그의 모습에 한동안 미디어는 이렇게 답했다. 성실히 살 필요는 없다. 어차피 해도 안 되는 세상이니 노력은 하지 말고 순간을 즐기라고 말이다.


하지만 최근 읽은 트렌드 코리아 2020의 마지막 장을 읽으며, 유노윤호가 생각났다. 그는 진정한 ‘업글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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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20, 키워드 '업글인간'


 

매년 신년이 되면 트렌드 코리아를 사서 읽는 나는, 올해 조금 늦은 신년맞이를 했다. 이번 트렌드 코리아는 작년 19년 호에 비해 훨씬 흥미로운 인사이트가 많아서 매 장마다 줄을 그으며 읽었는데, 그중에서도 마지막 장이 꽤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다.


Elevate Yourself, ‘업글인간’에서는 너 자신을 업그레이드하라, 라는 주제로 2020년 새로운 삶의 트렌드인 업글인간에 대해 소개한다. 성공보다 성장을 추구하는 새로운 자기계발형 인간, ‘업글인간’은 타인과의 경쟁이 아니라 어제보다 나아진 자신을 만드는 데 변화의 방점을 찍는다고 한다. 여기까지만 읽으면, 기존의 열정인과 뭐가 다르냐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을 중요시하는 ‘미코노미_me-conomy’의 소비자로서 먼 미래보다 지금 당장, 일상에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원하는 소확행의 신봉자들이다. 즉, 이들의 성장의 목적지가 비좁은 성공 관문을 뚫는 스펙쌓기가 아니라 어제보다 나은 나를 만드는 매일매일의 성장이라는 점이다. 즉, ‘오늘의 행복을 위해 오늘의 성장을 꿈꿈다.’ 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


한마디로 이들은 오늘의 행복을 즐기는 소확행형 인간과 막연한 미래의 성공이 아닌 내일의 더 나은 나를 위한 열정형 인간을 합친 버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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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글인간'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그렇다면 이들이 흥미로운 이유는 뭘까? 흔히 우리에게 일생이라고 여겨’졌’던 출생-교육-취업-결혼-( ? )의 일생 주기의 틀을 깨는 데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과거의 우리는 단기적으로 큰 고통을 감내해가며 취업을 하고, 결혼을 하고 나면 어느 정도 일생의 큰 임무를 완수했다고 볼 수 있었다. 문제는 물음표가 된 그다음에 있었다. 결혼까지 하고 나서 자녀들도 어느 정도 자립을 하고 나면 그다음의 삶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는가? 종종 우리는 ‘달성해야만 하는’ 목표에 눈이 멀어 진짜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잊고 산다. 마치 은퇴 후의 나는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막연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 ‘업글인간’은 조금 다르다. 주 52시간 근무제로 촉발된 ‘워라밸’ 추구의 단기적 사회변화에 일부 기인하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고령화 사회에서 인생과 경력관리의 패러다임이 달라져 나타난 결과라고 한다. 이들의 행복은 이제 재미와 의미 사이의 균형을 향하고 있다.

 

 

 

업글인간의 자기계발 방식은?


 

그렇다면 이 업글인간의 자기계발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세 가지 업글인 핫한 몸, 딥한 취미, 힙한 지식을 갖추는 것이 업글인간의 자기계발 포인트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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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삶의 전방위적 성장을 꿈꾸는 업글인간은 첫째로, 힘들지만 함께해서 즐거운 운동과 철저한 자기관리로 만드는 몸의 업그레이드를 추구한다. 요즘 SNS에 올라오는 해시태그에 운동 관련 해시태그가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둘째는 새로운 경험과 즐거움의 경지를 개척하고 깊이를 더하는 취미의 업그레이드이다. 클래스 101이나, 여러 클래스 소모임 플랫폼만 봐도 딥한 취미를 갖기를 시도하는 사람들의 니즈가 얼마나 커진 지 짐작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다양하게 가공된 지식 섭취와 살롱을 통해 지적 세계를 확장해가는 지식의 업그레이드를 꼽을 수 있다. 닉이나 뉴썸, 그 외에도 다양한 뉴스레터를 구독해본 적이 있는가? 단편적인 정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들의 개인화된 취향과 관심사에 따라 점점 더 세분화되고 선별되었을 뿐, 절대 겉핥기식의 지식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 결국 이러한 구독형 지식제공 플랫폼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업글인간 같은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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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진화형, '업글인간'


 

어쩌면 나는 이 ‘업글인간’을 한국인의 진화 형으로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더 이상의 무분별한 경쟁은 모두가 지치고 힘들다. 무엇보다도 지속가능한 성장 구조가 아니다. 지금의 업글인간은 모두가 비슷한 목표를 우선시하는 것의 한계를 느끼고 있었을 것이다. 또한, 우리가 몇 년 전부터 조금씩 외쳐왔던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자아를 찾아야 한다’는 목적을 잊지 않았고, 지속할 수 있는 삶을 추구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업글인간은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 오늘의 내가 시도하는 오늘의 노력이다. 그렇게 지금부터 오늘을 채워가다 보면 단적으로는 은퇴하고 나서도 묵적 없이 시간을 하루하루 흘려보내는 게 아니라, 내가 원하는 방향을 갖고 삶을 주도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그래서 업글인간은 지속할 수 있는 행복을 위해 자발적으로 진화해 온 것일지도 모르겠다.


다만 이 책에서는 업글인간을 지표나 데이터상으로 분석하였기에 조금은 포괄적으로 정의하고 있다고 느껴졌다. 즉, 불안한 세상의 구조 속 끊임없이 타인과 자신의 스텝을 비교해가며 성장하게 하는 시대의 분위기가 만든 강박형 자기 계발일지, 자신의 선호도에 귀 기울이며 행복을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함일지는 업글 중인 본인만 알 것이다. 이 책에서 조명하는 쪽의 ‘업글인간’은 후자다.


하지만 전자에 속하는 업글인간이라면 어떤가. 그렇게라도 업글하다 보면 진짜 나를 발견할지? 나는 전자와 후자에 걸쳐있는 업글인간이다. 나의 오늘이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바라지만, 강박도 조금은 있는 업글인간.

 

 

 

지속가능한 업그레이드


 

어쨌든 나는 업글인간의 성장이 또 다른 종착지가 되지만 않았으면 한다. 단순히 하나의 트렌드로써 보여주기식 성장이 아니길 바라는 것이다. 책에서는 업글인간이 크게 세 개의 업글 (핫한 몸, 딥한 취미, 힙한 지식)을 통해 업그레이드한다고 말하는데, 나는 앞으로 업글인간의 수 만큼 ‘업글’의 종류가 다양해졌으면 좋겠다. 그렇게 각자의 의미가 그 의미를 찾고 성장해가는 사람의 수만큼 다양해진다면 우리는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

 

 

[고유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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