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본격 갈색 입덕 영화 '닥터 두리틀'은 'Roasted Pecan(로스티드 피칸)'이다 [영화]

갈색이라는 두 글자에 다 담기 어려운 수 많은 갈색의 향연
글 입력 2020.01.28 15:23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유난히 동물 관련 콘텐츠를 좋아한다.


유난히 동물 관련 콘텐츠를 좋아한다. 동물이 나오는 영화는 물론, 방송 프로그램이나 유튜브 영상들, 동물 사진이나 관련 소품들까지 동물들에 관한 것들은 왠만해서는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동물들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총천연색의 색상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동물마다의 고유의 색상은 각각의 생존 환경에 맞춰져 있는 색상들이 대부분이다. 약육강식만이 존재하는 동물의 왕국에서 컬러는 단순한 아이덴티티가 아닌 죽고사는 문제가 달린 것이다. 그렇다보니 자연스럽게 환경에 맞춰져 여러 컬러를 띄게 된다.


 

서론이 길었던 것은 영화 '닥터두리틀'의 영화색깔을 이야기 하고 싶어서이다.


이 영화의 색깔은 'Roasted Pecan(로스티드 피칸)' 으로 정리해 봤다. 이유는 간단하다. 영화 속 등장하는 동물들의 털 색깔에 기인한 것이다. (물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그을린 피부색도 한몫 했다.) 이 영화에는 북극곰, 여우, 기린, 앵무새, 고릴라, 타조, 오리, 개가 등장하는데 포스터를 보면 느껴지겠지만 포스터의 절반을 갈색이 담당하고 있다.


사실 동물들은 한 가지 털 색상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여우만해도 짙은 갈색 계열의 발, 굉장히 밝은 회색톤의 가슴털, 밀크 초콜릿이 생각하는 라이트 브라운 계열의 머리와 몸통색깔 등 한마리의 동물에서도 여러 색상을 발견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이번에 등장한 동물들의 털 색을 모아놓고 보자면 갈색 계열이 참 많았다고 느껴진다. 갈색을 위한 영화인가.


 

닥터두리틀_스틸_1.jpg

 

닥터두리틀_스틸_2.jpg

 

닥터두리틀_스틸_3.jpg

영화 '닥터 두리틀' 스틸컷.

어딜 둘러보아도 갈색으로 가득하다.

 

 

색채학에서의 갈색, 그리고 닥터 두리틀


색채학에서의 갈색은 고전적, 낡은, 중후한 이미지를 내포하고 있는 컬러로 표현된다. 어떤 컬러가 첨가되느냐에 따라 갈색은 황금색이 되기도 하고, 카키색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로스티드 피칸으로 콕 찝어 말한 것은, 영화의 배경과 줄거리의 영향을 꽤나 반영했기 때문이다.


영화 속에서의 갈색은 험난한 여정을 함께 하는 낡은 한 척의 배가 되기도 하고, 황금빛으로 가득한 보물이 되기도 하고, 황홀한 노을빛이 되기도 하며, 주인공의 의상이 되기도 한다. 영화의 전반에 걸쳐 표현하고자 하는 것에 따라 다양한 브라운이 두루두루 사용된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주연인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있다. 정리되지 않은 산발 머리카락 색, 햇빛에 오래 그을린 듯한 피부톤, 그리고 이 피부톤과 어울리는 자켓에 이르기까지 이 영화는 온통 로스티드 피칸으로 도배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온 몸을 갈색으로 중무장한 주연이 있으니, 함께 등장하는 동물들 또한 브라운 계열로 나름 깔맞춤(?)을 포인트로 하고 있다.


물론 북극곰은 존재의 특징 상 흰 털이 맞지만 이들의 여정을 함께 하는 곰의 털 색깔 마저도 쓰고 있는 모자와 노을빛의 영향으로 아주 연한 갈색톤으로 보이기도 한다. 아마도 영화의 전반적인 컬러톤 작업을 진행하면서 분명 이 갈색이 두드러지게끔 하는 일련의 색보정 과정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닥터두리틀.jpg

 

 

갈색도 다이나믹한 컬러라고 불러다오


보통 여행이나 여정을 그린 영화를 보면 어디에서 펼쳐지는 영화이냐에 따라 컬러감이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닥터 두리틀은 사실상 배를 타고 떠나는 여행으로, 바다색인 블루 계열의 컬러가 더 많이 나올거라고 생각했지만 오산이었다. 외려 바다가 비춰지는 비중보다는 출연하는 캐릭터에 더 많은 포커싱이 되어있다보니 갈색이 더 많이 강조되고 있다.


기존의 갈색이 주던 중후함 같은 이미지는 철저하게 벗어던지고 마치 사막에나 어울릴법한 갈색과 바다 위에서의 여정을 결합시킨 독특한 컬러매칭의 영화, 닥터두리틀은 고소하게 잘 구워진 아몬드(로스티드 피칸)를 오도독 깨물며 봐도 좋을 것 같다.

 


[안수인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6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