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모빌 창시자의 배경과 세계, '알렉산더 칼더 展' [전시]

어른의 모빌을 만든 미술가
글 입력 2020.01.26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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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은 우리에게 익숙한 물건이다. 어렸을 적 우리는 대부분 침대 위에 떠다니는 모빌 하나쯤은 바라보고 있었다. 실에 매달린 해님, 달님, 동물들을 보면서 우리는 지루하게 누워있던 유년기를 보냈을 것이다. 모빌은 아이들의 필수품과도 같다. 아이들의 방의 구조를 머릿속에 떠올렸을 때, 모빌은 침대 인테리어에 항상 빠지지 않는다. 우리는 대부분 모빌을 보고 자랐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 생각해보면, 소리도 나지 않고 방 안에서 가만히 살랑거리는 모빌이 과연 흥미로운 장난감이었을까 의심해보게 된다. 반짝이는 공이라던지, 흔들면 소리 나는 플라스틱 딸랑이, 부드러운 토끼 인형 같은 장난감들은 아이들의 애착 대상 일 순위에 오른다. 이런 장난감들에 비해 모빌은 도저히 아무런 기능을 찾을 수 없다.


하지만 모빌은 아이들에게 필요한 모빌만의 이유가 있다. 모빌은 아이들의 시각세포 발달에 도움을 준다. 생후 1개월이 될 무렵 아이들은 20~25cm 정도 떨어진 물체에 초점을 맞출 수 있게 된다. 모빌은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 일종의 초점 놀이, 초점 훈련을 제공한다. 그리고 생후 3개월 이전의 아이들은 똑바로 누워서만 지내기 때문에 살랑거리는 모빌은 꽤 괜찮은 장난감이다.


이러한 이유만 두고 본다면, 모든 감각이 발달한 어른은 모빌을 다시 볼 일이 영영 없다. 눈앞에서 빠르게 지나가는 자동차를 매일마다 목격하는 어른이 눈앞에 살랑이는 모빌을 보고 시세포가 발달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모빌은 어른들의 정서 발달에는 여전히 괜찮을지도 모른다. 좀 더 설명하자면, 모빌은 어른들이 사유를 통해 예술세계를 확장할 수 있게 한다.


과연 어른들의 모빌이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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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mobile)은 가느다란 실이나 철사에 조각품을 매달아 균형을 잡는 것을 지칭한다. 모빌이란 단어는 미국의 예술가 알렉산더 칼더(Alexander Calder)가 움직이는 조각품들을 만들었을 때 마르셀 뒤샹이 '모빌'이란 단어를 붙여주게 되어 탄생했다. 그래서 칼더의 움직이는 조각들은 모빌의 시초로 불린다.


칼더가 모빌을 만든 계기는 파리에 있는 몬드리안의 아틀리에 방문이었다. 칼더는 몬드리안의 추상미술 작품을 보고 작품이 움직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몬드리안은 자신의 작품은 충분히 빠르다며 이를 거부했고, 칼더는 그 발상을 자신의 조각에 적용해 모빌을 탄생시켰다.


칼더의 작품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모빌과 비슷하면서 다르다. 조각을 천장에 매달아 바람, 공기, 사람들의 움직임에 의해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한 점에서 아기들의 모빌과 비슷하다. 하지만 칼더의 모빌은 움직임을 치밀하게 계산한 작품이다.


칼더는 공대를 다니다 다시 미대를 들어간 예술가로, 기계공학과 물리학에 대한 지식이 풍부했다. 그는 작품에 공학 이론을 적용해 매달린 조각 하나하나에 중력과 무게중심, 빛과 그림자, 바람과 움직임 등을 계산해 작품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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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더가 이렇게 치밀한 모빌을 만들어 보여주자 한 것은 단순한 움직임이 아니다. 정지된 조각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예술세계는 칼더가 모빌을 만든 이유이자 조각에 움직임을 불어넣은 이유다.


칼더는 모빌을 움직이는 회화라고 말한다. 칼더의 모빌은 정지된 조각이 움직일 때 나타나는 현상을 보여준다. 회화 또는 조각이 움직일 때 우리는 무엇을 보게 될지, 그 과정을 주목해야 하는 것이 칼더의 모빌이다.


우리는 칼더의 모빌을 보면서 형태가 아닌 움직임을 주목해야 한다. 모빌 앞을 지나갔을 때의 미세한 흔들림, 앞에 섰을 때 통과하는 빛과 그림자까지 놓치지 않아야 한다. 이러한 동적인 체험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면, 모빌의 물질세계인 형태, 색, 재료가 움직임과 함께 드러날 것이다.


칼더의 모빌은 정적인 물체에서 동적인 물체로, 더 나아가 자연에 반응하며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으로 확장된다. 우리는 이 과정을 목격하며 모빌을 단순히 매달린 물체가 아닌 동적인 체험으로 받아들인다. 정지된 조각이 확장되는 체험을 통해 우리의 경험과 시야는 넓어진다.

 

올겨울 강남에 위치한 K현대미술관에서 현대 미술의 대표 작가인 알렉산더 칼더의 회고전, <칼더 온 페이퍼> 展이 열린다. K 현대미술관에서는 모빌 뿐만 아닌 칼더의 작품 세계의 근간을 이루는 회화 작품들을 대거 소개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판화가 아닌 ‘원작’ 150여 점을 어렵사리 들여와, 앞으로 한 세기 안 에 한국에서 다시 볼 수 없을 지도 모르는 기약 없는 전시가 될 것이다.

 

모빌을 만든 칼더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칼더 온 페이퍼>에서 그의 작품세계를 확인해보자.


 


 

 
알렉산더 칼더 展
- Calder on Paper -


일자 : 2019.12.13 ~ 2020.04.12

시간
오전 10시 ~ 오후 7시
(매표 및 입장마감 오후 6시)

*
매주 월요일 휴관

장소
K현대미술관

티켓가격
성인 : 15,000원
청소년 : 12,000원
초등학생 : 10,000원
미취학아동 : 8,000원

주최
K현대미술관
 
관람연령
만 3세 이상
 

[김용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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