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종이 위에 선 움직이는 예술, 알렉산더 칼더展

글 입력 2020.01.27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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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예술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르는 단어는 ‘정적’이라는 것이다. 회화는 기본적으로 종이 위에 ‘그려진’ 것이고, 그렇기에 변화하지 않는다. 빛에 따른 변화를 탐구하고자 했던 인상주의 화가들조차도 그 변화의 순간순간을 포착해 회화로 담아냈을 뿐, 작품 그 자체는 회화이기에 그 순간에 멈춰있었다.


알렉산더 칼더는 그 ‘빛의 변화’를, 아니 빛을 넘어 바람이나 주변 환경의 변화를 작품에 담아냈다. 바로 모빌이다. 빛의 방향, 세기에 따라 달라지는 그림자나 바람에 따라 그 각도와 모습을 달리하는 움직이는 조각 ‘모빌’은 이제 작품은 단지 정적으로 멈춰있는 것뿐이라는 고정관념을 없앴다.


움직이는 미술을 뜻하는 ‘키네틱 아트’에 대가라고 불리는 알렉산더 칼더는 예술의 외연을 확장했다는 평을 받는다.


 

Installation View, ⓒ K Museum of Contemporary Art, 2019_08.jpg

 


이런 알렉산더 칼더기에, <칼더 온 페이퍼(Calder on Paper)>라는 전시 제목을 듣자마자 머릿속에 물음표 하나가 떠올랐다. 모빌의 창시자이자 키네틱 아트의 대가인 알렉산더 칼더가 ‘종이’에 있다고?


이번 칼더전은 그간 ‘모빌’에 집중돼있던 전시들과 달리 그의 회화작품들에 초점을 맞추어 대거 소개할 예정이라고 한다. ‘멈춤의 세계에서 움직임의 세계로 진일보를 이뤄낸 그’라는 수식어에 너무 익숙해진 탓일까. 그의 작품들이 멈춤의 세계인 ‘종이’에 있다는 말이 너무 아이러니하게 들렸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칼더의 회화작품을 몇 점 찾아보고 나서는 바로 이해하게 됐다. 입체주의 미술의 대가 피카소가 완벽한 데생 및 소묘 실력을 가졌기에, 그 이상을 바라볼 수 있었던 것처럼. ‘새로움’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원래 있던 것’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필요하다. 알렉산더 칼더 또한 그의 모빌의 세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회화로서 그의 기본기를 다질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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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칼더의 작품을 보면서 초현실주의 화가 호안 미로((Joan Miro)나 몬드리안(Piet Mondrian) 작품과 많이 닮았다는 인상을 받았었는데, 칼더의 회화작품들을 보니 동시대 예술가들과 주고받은 영향을 더욱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회화작품들은 단순히 ‘모빌 이전의 작품’을 넘어서, 정말이지 그의 작품세계의 근간을 이루고 있었다.


K현대미술관은 이러한 칼더의 작품 세계, 그가 받아왔던 영향들을 단순히 문장으로 설명하는 것을 넘어 공감각적 경험으로 풀어내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칼더> 展의 전시장에는 몬드리안의 작업실부터 뒤샹의 초현실주의 전시 공간까지, 칼더에게 영감을 주었던 수많은 장면이 재현되어 있을 것이란다!


게다가 설치 연출의 새로운 기법을 동원해 2D와 3D가 융합된 구조물을 만듦으로써 칼더의 예술 세계를 입체적으로 구현했다고 하니 기대가 되지 않을 수 없다. 더불어 이번 전시는 저작권 관련 문제로 사진 촬영이 금지된다고 하는데, 사진에 집착적인 이들 때문에 전시관람에 방해를 받아본 적이 있는 이들에겐 희소식이 될 것 같다.

 

단순히 ‘거장’이라 경외하는 걸 넘어서 그의 세계를 알아가고 이해하고, ‘거장’이 아닌 ‘알렉산더 칼더’라는 예술가 개인으로써 그를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알렉산더 칼더 展
- Calder on Paper -


일자 : 2019.12.13 ~ 2020.04.12

시간
오전 10시 ~ 오후 7시
(매표 및 입장마감 오후 6시)

*
매주 월요일 휴관

장소
K현대미술관

티켓가격
성인 : 15,000원
청소년 : 12,000원
초등학생 : 10,000원
미취학아동 : 8,000원

주최
K현대미술관
 

 

[권희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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