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다르지만 같은 신념과 혐오, 연극 마터

글 입력 2020.01.17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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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는 어디에서 오는가?

신념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배척과 혐오에 대한 질문.

제 6회 이데일리 문화대상(연극 분야)을 수상작! <마터>

 

 

2020_백수광부_마터_포스터(최종).jpg

 


신념과 혐오는 한끝 차이다.


신념의 사전적 정의는 굳게 믿는 마음이다. '굳은' 믿음은 내가 믿고 있는 것이 옳고 진리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나올 수 없다. 그렇기에 굳음 믿음은 다른 것에 대해서는 생각할 여지조차 주지 않게 하거나, 다른 의견에 대해서는 '틀리다'고 단정 짓게 하기 쉽다.


내가 믿고 있는 것이 진리임이 분명하면 다른 것들에 대해서 생각할 이유가 없으며, 내가 진리를 알고 있는데 그와 다른 것을 말한다면 그것은 틀린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주변을 차단하고 스스로의 믿음에만 골몰하면 자신의 믿음을 강화하는 근거만 바라보게 되고, 점점 자신만의 세계에 갇히게 된다. 자신만의 세계에선 자신과 다른 모든 것들은 ‘그른’ 것이 된다. 이렇게 혐오는 완성된다.


연극 마터는 ‘종교적 신념’이 ‘혐오’로 분한 사건을 다룬다.

 

 

벤야민은 수영수업에 들어가지 않는다. 수영수업에 들어가지 않는 이유가 종교적 신념 때문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엄마와 선생님들은 벤야민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벤야민의 지도교사이자 과학 선생님인 로트는 벤야민이 심한 사춘기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하고 이끌어주려 하지만, 하루 종일 성경을 읽는 벤야민의 신념과 반항은 더욱 거세진다.
 
로트는 벤야민을 상대하기 위해 성경을 읽기 시작하지만, 벤야민의 반항을 제어하지는 못하고 오히려 주변 사람들은 로트를 배척하기 시작한다.


 

2020_백수광부_마터_홍보사진 (5).jpg

 


우리는 신념이 혐오로 분한 경우들을 이미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종교인이 타 종교인에게, 종교인이 비종교인에게, 또 비종교인이 종교인에게….


비단 종교뿐 아니라 ‘신념’이라 불릴만한 수많은 모든 것들, 이미 ‘신념’이라 불려도 무방할 만큼 굳건한 사회적 고정관념들은 수많은 혐오를 불러들여 왔다. 혐오는 또 다른 혐오를 부르고 무너지지 않는 ‘신념’은 무너지지 않는 혐오의 장벽을 세웠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신념을 갖는 것 자체를 막을 방도는 없다. 또, 막아서도 안 된다. 신념은 나쁜 것이라 단언하고 재단해버리는 순간 그 또한 또 다른 신념이 되어 혐오를 양산할 테니 말이다.


그렇다면 신념을 가지되 혐오하지 않는 방법은 없는 걸까. 신념이 어떻게 혐오로 변하는지를 알 수 있다면, 신념을 혐오로 분하게 하지 않는 방법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이 혐오의 고리는 어떻게 하면 끊을 수 있을까.


신념을 가진 벤야민과, 그 벤야민의 신념을 공부하며 그를 설득해보려는 로트, 그리고 그 모두를 혐오하는 다른 이들. 신념이라는 이름의 혐오가 판치는, 혹은 혐오로 분한 신념들이 넘치는 '순교자'는 과연 무엇을 위해 순교한 것일까.


사실은 자신의 신념 혹은 혐오로부터 파생된 혐오로 인해 피해를 받는 자신을 '순교'라며 정당화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혐오의 세상에선 모두가 모두의 박해자이며, 모두가 각자의 신념을 위해 '순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마터
- MARTYR -


일자 : 2020.01.29 ~ 2020.02.16

시간
평일 8시
주말 4시
월 쉼

장소 : 대학로 선돌극장

티켓가격

전석 30,000원

  

주최/기획

극단 백수광부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연령
만 16세 이상

공연시간
100분



 


[권희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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