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콜미바이유어네임을 좋아하셨나요? 그렇다면..._ 후속 '파인드 미'에 대하여

먼저 읽은 사람의 이야기
글 입력 2020.01.14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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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은 뭘까.

 

각자의 마음 속에 있는 사랑의 모습이 다양할 거란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이야기다. 사랑이란 그 자체로 추상명사기 때문이다. 눈으로 볼 수 없고 만질 수 없는 것을, 모든 사람에게 같은 형태를 떠올리도록 바라는 것은 말도 되지 않으며 큰 욕심이다.


여기에 다양한 사랑의 모습 중, 몰랐던 사랑의 형태를 보여주는 소설이 있다. 한 해를 풍미했던 <콜미바이유어네임>의 원작의 후편이다. 작가가 영화를 보고 후편을 집필했다고 하니 호기심이 더해진다. 자신의 창작물 - 창작물 기반의 영상 - 창작물 기반의 영상에 기반한 후속 창작물로 이어지는 작품을 발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파인드 미>는 그래서 읽기 전부터도 특별했다.


 

 

개인적으로 말하자면... (아마 모두가 그랬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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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드 미>가 필자에게 이것 말고도 흥미롭게 다가온 일이 더 있었다. 바로 작품의 시작이라고도 할 수 있는 ‘템포’  부분에서, 작가는 전 작품(콜미바이유어네임)의 주인공 엘리오와 올리버가 아닌, 엘리오의 아버지를 주인공과 서술자로 내세웠다는 것이다.  이전 작에서는 아들의 새로운 사랑을 지지하고 식사 자리에서 까딱하면 설교를 늘어놓을지도 모르는, 아마 모든 독자에게 익숙하지 않을 인물이었던 새미(엘리오의 아버지, 대학교수)를 서사의 첫 번째 주인공으로 세운 건 무슨 의미일까.


안드레 에치먼이 발견한 바로는,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인물은그 누구도 아니였으며, '엘리오의 아버지'였음일까. 실제로 미국에서 교수직을 역임하고 있다는 작가의 소개를 보면 그가 영화에서 ‘대학교수’인 새미를 발견하고, <파인드 미>에서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러브스토리를 발견해 낸 것이  그렇게 놀라운 일은 아니다. 대학 교수인 새미가 자신을 그저 ‘사무직’에 가깝다고 하는 대화는 실제 작가의 경험이 몰라도 60퍼센트는 들어갔다고 보아도 좋을 것 같다.


어쨌든 새미가 작품의 첫 문을 연 구성은, 필자에게 작가 머릿속을 엿보고 올 기회를 제공했다. 오래간 궁금했던, “소설가에게 인물이란?”에 대한 대답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혹자는 자신의 소설 속에 나온 인물이 어딘가에서 살아가고 있을 것이라 막연히 상상한다고 했다.


작가는 소설의 인물들의 소식을 알았다가, 그것을 글로 옮겼다가, 한 동안 몰랐다가, 어떤한 기회에 의해 다시 그들의 소식을 듣게 되는 일들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안드레 에치먼은 어느 기회에 이혼 후 다시 사랑에 빠진 새미를, 그리고 그의 아들 엘리오의 소식을, 올리버의 소식을 듣게 된 건 아닐까.

 

 


전작부터 느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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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 에치먼의 문체는 이지적인 맛이다. 수많은 서구 유럽의 지식과 비유, 역사와 문학이 나온다. 도스토예프스키는 많은 사람에게 ‘한 번쯤 읽어보아야 할 필독 작가’지만, 이 책에서 도스토예프스키는 옛날에는 좋았지만으로 표현되는, '이미 공감받지 못할 작가'다.


책을 읽다보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서사에 끼인 작품과 지식들을 탐구하고 싶어진다. 작품을 더욱 절절히 느끼기 위해서다. 독자에게 지식에 대한 열망과, 그것을 알고 나서 다시 한 번 탐구하고 싶은 작품이 된다는 것은 큰 맛의 문체를 지닌 작가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엘리오와 올리버의 소식이 늦었다. 모든 이야기를 다 스포-할 수는 없지만, 꼭 전해야 할 이야기는 파인드 미가 이전 콜미바이유어네임에서 보았던 절절하고 치명적인 첫사랑의 서사 그 후의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엘리오와 올리버는 헤어졌지만, 엘리오와 올리버는 그렇게만 남지 않는다.


엘리오는 올리버를 사랑했지만, 또 자신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공통점이 많은 사람을 발견하게 되고, 올리버는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지만 자신 안의 또 다른 목소리를 듣게 되었다. <파인드 미>는 그저 엘리오와 올리버의 사랑 후 남은 잔재의 이야기가 아니라, 어디선가 실제로 살아가고 있을 것 같은 엘리오와 올리버의 그 후의 인생길의 한 면이다.

 

 

 

그래서... (좋은 것은 나누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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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읽고 싶은 사람들, 읽게 될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1  먼저 예전에,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콜미바이유어네임>을 흥미롭게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후편을 기다리고 있지는 않냐는 물음이다. 그렇다고 답했다면, 감독은 영화의 후편에 대한 가능성을 언급했으니 그 기반이 될 <파인드 미>가 콜미바이유어네임광으로서의 필수 일 독 목록이 아니겠냐는 귀띔이다.

 

2  또 당신이 엘리오와 올리버에게 정이 든 누군가라면, 분명 사랑 이야기 말고도, - 여전히 사랑 이야기이긴 하지만 - 성장한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러 가고 싶지는 않냐는 것이다. 필자는 그랬고, 이 책을 집었고, 후회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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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잔

 

파인드 미

 

안드레 애치먼 지음

 

정지현 옮김

 

13800 원

 

2019년 12월 16일 출판

 

 

[손민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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