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도서 파인드 미 FIND ME

글 입력 2020.01.11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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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그해, 여름 손님>이란 제목으로 유명한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Call Me by Your Name을 보았다. 책이나 영화에 대한 사전 정보없이 그저 청명한 파랑이 가득한 영화 포스터를 보고 이끌리듯 보게 된 영화였다. 그래서 영화가 진행되면서 조금은 당혹스럽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아름다운 영상미를 포기할 수 없어 끝까지 시청했다. 그리고 이후의 이야기를 담은 후속작 FIND ME가 발행되었다는 소식을 들었고, 이번에는 책으로 접하게 되었다.

  

영화 Call Me by Your Name과 책 FIND ME를 보며 느낀 점은 두 가지 모두 현실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주인공인 엘리오는 아버지의 연구를 돕기 위해 온 올리버에게 감정을 느끼게 되고, 영화는 그에 대한 감정을 실체화하기 위한 과정을 담고 있다. 그리고 이 과정을 보며 영화 속의 상황은 너무도 이상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올리버를 향한 엘리오의 감정을 깨달은 엘리오의 아버지 사무엘은 아들의 사랑을 이해하고 충고를 해준다. 또한 올리버의 성적 호기심 대상임과 동시에 올리버의 질투를 유발하기 위해 이용당했다고 할 수 있는 마르치아는 엘리오에게 화를 내긴 하지만 끝에는 그를 이해하고 친구로써 지내게 된다. 영화 속 미성숙한 인간은 엘리오 뿐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영화 속의 인물들은 모두 성숙했고, 그런 사람들과 함께인 엘리오는 축복받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영화는 이상으로 가득했다.


그래서 영화가 더 아름답게 보여졌는지도 모른다. 현실에서는 드문 일이기에. (사실 이건 헤테로인 나의 편견일 수도 있다. 이 세상에 엘리오의 아버지나, 마르치아와 같은 사람이 존재할 수도 있다. 그저 마르치아가 엘리오의 성정체성을 깨닫는 장치로 사용된 것 같아 불편한 마음이 든 것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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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l Me by Your Name이 너무 이상적이라 비현실적이라면, 책 FIND ME는 내 기준에서 말 그대로 비현실적이었다. 전작과 달리 이번 책은 엘리오가 아닌 그의 아버지 사무엘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책은 전작보다 많은 시간이 흘러 시작된다. 엘리오를 만나러 가는 기차 안에서 한 여인을 만나게 된 엘리오의 아버지. 그리고 그 여자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엘리오는 파리의 어느 클래식 공연장에서 한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문제가 있다면 이 두 커플의 나이차가 너무도 심하게 난다는 점이다.

 

두 커플의 나이 차는 부모 자식 간의 나이 차 정도다. 못해도 30살의 차이가 난다는 뜻이다. 전작에서는 사이가 좋게 그려졌던 엘리오의 부모님이 갑작스레 이혼을 한 상태에다가 이 두 커플은 단 시간에 사랑에 빠지고, 사무엘 커플은 결혼을 해 아이까지 낳는다. 물론 현실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주어진 상황이 너무도 급작스럽고, 극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3장에서는 엘리오를 떠나 결혼을 했던 올리버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내가 아는 올리버와는 조금은 다른 느낌이었다. 요가원에서 마주치는 여자와 같은 학교 교수로 있는 남자에게 동시에 끌리는 감정을 느끼는 올리버를 보며 적응이 되지 않기도 했다. 그리고 4장에서는 마침내 올리버와 엘리오가 만나게 된다. 이 챕터는 굉장히 짧은 분량으로 쓰여졌다.

  

책을 덮은 나의 소감은 “전작을 이기는 후속작은 없는건가”였다. 전작에서는 첫사랑에 대한 감정을 잘 표현했을 뿐만 아니라 이뤄지지 않은 첫사랑에 대한 아련함과 슬픔을 잘 담아냈다면 이번 속편은 글쎄. 뭐라고 말을 해야될 지 모르겠다. 2~3장의 내용에서 두 사람이 서로를 그리워하고 생각하는 장면이 묘사되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4장에서 이 둘을 조금은 급하게 재회시켰다는 느낌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듯 하다.

  

사랑에 있어서는 어느 것도 문제되지 않는 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던 것일까. 운명은 언제든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진심은 결국 통한다는 것을 말하고자 했던 것일까. 이 셋 중에 그 어느 것도 정답이 아닐 수 있다. 극심한 나이차가 아니었다면 사무엘과 엘리오의 이야기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특히나 과거 시제의 사람인 사무엘에게 다가가는 현재형 시제인 미란다의 모습이라던가, 조금 더 일찍 만났으면 좋았을 거라 후회하는 것이 아닌, 태연하게 이 모든 것이 현재의 자신들을 좀 더 나은 모습으로 만들었다고 이야기하는 부분 등, 과거에 갇히지 않고 현재의 삶을 인정하고 사랑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지만 계속하여 엄청 난 나이차와 주인공들의 상황이 글의 몰입을 방해했다.

 

영화 Call Me by Your Name의 마지막에서는 엘리오가 전화로 올리버의 결혼소식을 듣고 눈물을 흘리며 끝나며 책에서는 언젠가 다시 자신을 당신의 이름으로 불러달라는 독백을 읊조린다. 혼자가 된 엘리오의 모습에서 이루지 못한 첫사랑의 아련함이 남아 슬프지만 좋은 엔딩이라고 생각했고, 그렇기에 이번 책의 마무리가 급작스럽게 느껴졌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엘리오와 올리버의 만남을 기대한 독자에게는 좋은 결말이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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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드 미
- FIND ME -


지은이
안드레 애치먼(André Aciman)
 
옮긴이 : 정지현

출판사 : 도서출판 잔

분야
영미소설

규격
130×195(mm) / 페이퍼백

쪽 수 : 300쪽

발행일
2019년 12월 16일

정가 : 13,800원

ISBN
979-11-90234-02-3 (03840)



 



[김태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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