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나는 키덜트(kidult)다 - 미니언즈 특별전

Bello 어서와! Poopaye 잘가!
글 입력 2020.01.08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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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덜트(Kidult: Kids와 Adult의 합성어) 시장이 커지고 있다. 2018년에 이미 한국 시장 규모는 1조원을 넘어섰다. 애니메이션 및 카툰산업은 이미 소비자층을 미성년자로 한정하고 있지 않다. 제 1회 서울 키덜트페어는 2014년에 개최되었으며, 성인을 대상으로 한 장난감 백화점 등도 지속해서 늘어남은 물론, 젊은 세대가 방문하는 곳곳에는 키덜트 제품을 주력한 소품샵이 즐비해 있다.


점잖았던 전시회도 마찬가지다. 무게를 한 층 내려놓고 다같이 놀 수 있는 활동적인 방향으로 변모하고 있다. 시끄럽게 해맑게 웃으며 뛰어노는 것은 마치 주민등록증을 받음과 동시에 졸업해야 하는 모습처럼 보였었다. 유치한 놀이는 저리 치우고, 맥주 한 잔 손에 들고 락페스티벌에서 어른의 함성을 지를 나이니까. 하지만 이제 당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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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lo 어서와!


 

소비자에게 친절한 시대다. 자본주의가 그렇지만. (전지적 생산자 시점에서는 소비를 끌어내기 위한 유인책이지만!) 사실 나는 캐릭터는 거의 가리지 않고 좋아한다. 정작 그들이 나오는 작품은 보지 않았을지언정. 미니언즈도 마찬가지였다. 당연히 봤다고 생각했는데, 유튜브 클립만 너무 많이 봐서 착각했던 거였다. 전시회는 영화 ‘슈퍼배드’, ‘미니언즈’의 장면들을 보여주면서 시작한다. 그 때 알았다. 영화도 본 적 없는 내가 여기까지 왔다는 것을.

잠시 거리감이 느껴지려 할 때 즈음, 원래 영화, 슈퍼배드(Despicable Me)의 주인공인 악당 그루(Gru)의 사무실로 도착했다. 한 가운데에 서 있는 그루와 주변을 날뛰고 있는 미니언들을 마주하고 나는 다시 그 귀여움 속으로 빨려 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

요즘 대형 애니메이션 제작사를 보고 흔히들 ‘변태’라고 한다. 그만큼 자세하게 표현한다. 지구 어딘가에, 하다 못해 화성 어딘가에 이들이 살아있는 것처럼! 무심코 고개를 들었을 때 나를 내려다보면서 핫도그를 먹고 있는 미니언을 봤을 때 내가 소리질렀다. 내 머리 위에 살아있었기 때문에!

아이들을 입양해서 키우는 그루를 괴롭히는 미니언즈의 장난들도 참 괴상하게도 나 같았다. 모르겠다. 마냥 응원해주고, 생일 축하해주고 싶은 쪽은 미니언즈들이었다. 기꺼이 악당들을 물리치는 게임에 동참했다. 영화를 안 본 나에게 주인공은 미니언즈들이었으니까!

그렇게 웃고 놀다가 바나나색의 공이 있는 풀장에 몸을 던져 누웠다. 일어나기 싫었다. 풀장에서 나가면, 이 전시장에서 나가야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조바심에. 쫓겨나기 싫었다. 돌아가기 싫었다. 오랜만에 정전기를 봤다. 공들끼리 부딪히고 내 머리카락과 부딪히면서 일어난 정전기를. 삐죽삐죽 올라선 내 머리카락 때문에 한참을 웃었다. 머리카락이 뭐 별거라고!


8-1. 바나나 볼풀장 설치전경.jpg

 
 
 
Poopaye 잘가!


미니언즈의 이야기를 자세히 모른다. 그럼에도 그 귀여움에 파묻히고 싶은 나는 키덜트다. 얼핏 ‘잘 가’라고 말하는 미니언즈들의 말을 정확하게 해석할 필요가 없었다. 노란 밝음이 주는 긍정적인 에너지는 대단했다. 지친 나날들에 손을 장난스럽게 손이 아플 정도로 꽉 잡았다가 순식간에 풀어줬다. 먼저 만나봐야 이야기를 들을 마음도 생기더라!
 
무채색으로 가득한 내 옷장에서, 그래도 오랜만에 밝은 색을 꺼내서 입게 만들어 준 미니언즈에게 감사의 말씀을! 나의 어린 마음을 내 얼굴 위로 다시 떠오르게 해 준 그루에게 감사의 말씀을!

애니메이션은 서사가 간단한 편이다. 그래서 내가 엄청나게 무겁고 복잡한 장르물을 좋아하면서도 동시에 카툰장르를 좋아하는 걸지도 모른다. 그들의 존재만으로도 힘이 될 때도 있는데, 오늘은 같이 놀기까지 했다. 역시 인생은 단짠이다. 오늘은 매우 달달한 날이었고.
 
‘복세편살(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자.)’을 외치는 지금, 한 번쯤, 화가나 작가의 이름을, 그림 한 장, 한 장의 이름이 부담스러운 전시장에서 벗어나는 것이 상쾌할 때가 있다. 지긋지긋하게 염세적인 날도 있지만, 오늘은 미니언즈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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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소개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일루미네이션 엔터테인먼트'의 애니메이션 <슈퍼배드 (Despicable Me)> 1, 2, 3 시리즈와 <미니언즈 (Minions)>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콘텐츠 - 아트웍, 영상, 인터랙티브 멀티미디어, 체험 등을 국내 최초로 한자리에 모은 글로벌 공식 투어 전시이다.
 
<슈퍼배드> 시리즈부터 <미니언즈>까지 총 4편의 주요 장편 애니메이션 외에도 수많은 단편 영화로 전 세계 박스 오피스의 기록적인 매출을 달성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영화 시리즈 중 하나가 되었을 뿐 아니라 디즈니와 픽사, 드림웍스와 함께 가장 인기 있는 애니메이션이 되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일루미네이션 엔터테인먼트, 비스트킹덤, 지엔씨미디어의 협업을 통해 미니언즈의 첫 투어 전시가 국내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를 통해 미니언즈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소개하고 매혹적인 볼거리와 특별한 즐길 거리를 통해 전 연령대의 오감을 만족시킬 경험을 선사하고자 한다.

 

포스터.jpg

 


미니언즈 특별전
- A Minion's Perspective -


일자 : 2019.10.22 ~ 2020.03.15

시간
오전 10시 ~ 오후 8시
(매표 및 입장마감 오후 7시 20분)

*
휴관일 없음

장소
인사센트럴뮤지엄

티켓가격
성인(만19~64세) : 15,000원
청소년(만13~18세) : 13,000원
어린이(만7~12세) : 11,000원
미취학아동, 만65세 이상 : 6,000원

주최
유니버설 스튜디오
일루미네이션 엔터테인먼트
비스트킹덤
지엔씨미디어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박나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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