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화려한 욕망의 모습도, 소외된 사람들의 인생도 담아내고자 했던 화가. 툴루즈 로트렉 展

글 입력 2020.01.07 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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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포스터의 아버지라고도 불리는 툴루즈 로트렉의 전시가 서울을 찾았다. 이번 전시회는 2007년부터 그리스와 미국, 이탈리아 등지에서 순회 전시 중이며, 이번 서울 전시회는 14번째 전시회다.


1871년 보불전쟁이 끝나고 프랑스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시대로 불리는 ‘벨 에포크’, 그중에서도 사람들의 열정과 욕망이 가감 없이 드러났던 물랑 루즈를 바탕으로 창작된 작품들이 우리를 찾아온다.


 

일괄편집_Ambassadeurs. Aristide Bruant Dans Son Cabaret.jpg

 


툴루즈 로트렉은 후기 인상주의파 화가였다. 인상주의파 화가들은 빛을 받아 끊임없이 변화하는 사물이나 자연의, 순간적인 색채나 색감을 캔버스에 옮기려고 했으며 후기 인상주의파 화가들은 이와 같은 인상주의를 자신의 독법으로 해석, 보다 발전시켜 주관적 표현을 중시하고 극히 간략한 기교를 추구했다.

 

이 중에서도 툴루즈 로트렉은 자연광으로 인한 사물 한순간의 인상을 그려냈던 여타의 후기 인상주의파 작가들의 화풍과 달리, 툴루즈 인공조명 아래의 인물들을 표현하는 것을 선호했다.


특히 일본의 목판화나 풍자화가인 오노레 도미에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빛과 그림자의 역동적인 대조 및 효과적인 움직임, 과감한 생략이나 단순화를 통해 드라마나 코미디의 강렬함을 표현했다.

 


일괄편집_Moulin Rouge, La Goulue.jpg

 


툴루즈 로트렉만의 개성이 극대화되는 작품들은 단연 그의 포스터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현대 포스터의 아버지’라고도 불리는 그의 포스터들은 현대인의 눈으로 봐도 그 색채와 표현 등에서 전혀 아쉬움을 느낄 수 없을 만큼 감각적이다. 이런 로트렉의 포스터의 인기는 당대에도 대단해서, 당시의 수집가들은 벽에 붙은 그의 포스터를 떼어 가지려고 혈안이 될 정도였다고 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로트렉의 포스터가 관람 포인트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비중 있게 다루어질 것으로 예정된다. 그래서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이번 툴루즈 로트렉전은 그가 포스터에 구현하려고 했던 인상적인 순간들과 당대의 모습들에 대해 깊이 있게 알아갈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특히 툴루즈 로트렉의 포스터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전시가 매우 기대된다. 나는 그의 그림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그 선호가 주로 그의 회화 그림에 한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보통 그래픽 아트보다 고전적인 회화를 선호하는 편이며, 특히 같은 후기 인상주의 화가들일지라도 부드럽고 다양한 색채를 사용하여 대상의 반짝이는 모습을 화폭 속에 담아내는 모네, 르누아르, 고흐와 같은 화가들의 화풍에 익숙하다. 그래서 이번 전시를 통해 그의 포스터가 주는 매력에 대해서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툴르즈 로트렉의 그림을 처음 접한 것도 그의 포스터는 아니었다. 고흐의 자화상이 아니라 초상화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듣고 호기심에 검색해 본 게 처음으로 본 툴루즈 로트렉의 그림이었기 때문이다. 캔버스 너머의 사람들의 본질까지 꿰뚫을 듯한 모습으로 정면을 바라보고 있는 고흐의 얼굴이 아니라, 바에 앉아서 쓸쓸하게 저 먼 곳을 향해 시선을 주고 있는 고흐의 모습은 생경했다. 하지만 동시에 고흐라는 사람에 대해서 조금 더 알게 될 것 같았다.


 

일괄편집_Elles.jpg

 


사실, 툴루즈 로트렉의 그림은 대부분 그런 인상을 준다. 툴루즈 로트렉은 창녀, 술집 가수, 무용수, 노동자 등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자신의 그림 속으로 당당하게 재현했다. 툴루즈 로트렉의 시선으로 그려진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사회의 하층민들 그 이상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누구나 그러하듯이 충만하게 기뻐하고, 사랑하고, 때로는 슬퍼하고 하지만 또 기뻐하는 인간 본연으로서의 존재감이 드러나는 것이다. 이처럼 인간을 꿰뚫어보는 그의 드로잉 역시 이번 전시를 통해 실물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나에게 이번 전시는 지금까지 생경했던 로트렉의 포스터에 대해서 더 알아가고, 지금까지 좋아했던 그의 드로잉을 실물로 볼 기회가 될 것이다. 특히 기대되는 건 툴르즈 로트렉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더 알 수 있다는 점이다.


앞에서 언급했듯, 그는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자신의 회화 속에서 주인공으로 변신시켜주는 마법 같은 예술가였으며, 잡지에 자신의 아버지를 풍자하는 그림을 기고했을 정도로 솔직하고 대범한 화가였다. 이번 전시를 통해 이런 그의 생에, 그의 내면에 대해서 조금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본다.

 





툴루즈 로트렉展
- Henri de Toulouse-Lautrec -


일자 : 2020.01.14 ~ 2020.05.03

시간
오전 10시 ~ 오후 7시
(매표 및 입장마감 오후 6시)

*
매주 월요일 휴관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1,2전시실

티켓가격
성인 : 15,000원
청소년 : 12,000원
어린이 : 10,000원

주최
현대씨스퀘어
 
주관: 메이드인뷰, 한솔BBK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권묘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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