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책 전문가들의 치열한 고민 "출판저널" 리뷰

글 입력 2020.01.04 03:55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영화 <유브 갓 메일>의 주인공 캐슬린 캘리(맥 라이언)는 작은 어린이 전문 서점 ‘길모퉁이 가게’를 운영한다. 대형서점 ‘폭스 북스’가 들어서면서 그녀의 가게는 문을 닫고 만다. <출판저널>의 2019 송년호를 보고 다시 이 영화가 떠올랐다. 우리나라의 출판 상황과 너무나도 닮아 있기 때문이다.


캐슬린 캘리는 결국 폭스 북스의 사장 조 폭스와 연인이 되었지만, 현실은 정반대다.10년 전만 해도 동네마다 서점이 있었다. 나는 서점에서 친구를 기다리거나 학원 차를 기다렸다. 잠시 뿐이라도 서점에 놓인 만화책이나 잡지, 또는 소설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자연히 심심하면 책에 손이 갔고, 눈에 보이는 곳에 늘 책이 있었다. 대형 서점과 인터넷 서점이 들어서면서 동네 서점들이 하나둘 없어졌다. 지금 그 자리를 채운 건 음식점이나 카페다.

 


131.jpg



점점 책과 멀어지고 있다. 책의 중요성을 설파하면서도 정작 책과 만날 창구가 없다. 공립 도서관은 너무 멀리 있고, 신간도 적게 들어온다. 이상한 사람들도 많아서 되도록이면 공공 도서관은 가고 싶지 않다.


대형 서점인 교보 문고가 책 읽을 공간을 마련해주고 있으나, 파손된 책은 고스란히 출판사의 부담이다. 독립서점은 거의 서울에 집중되어 있다. 책 읽는 사람이 많아지고, 출판업이 다시 살아나려면 도서관이 더 많이 필요하다.


<출판저널>을 읽고 당연하게 신경미 필자의 ‘네덜란드 리이우와이던 도서관’에 사로잡혔다. 필자에 따르면 최근 10년 간 네덜란드의 범죄 발생율이 무려 40%나 감소했다고 한다. 이전만큼 감옥이 필요하지 않게 되었고, 리모델링에 착수했다. 리이우와르던은 감옥을 도서관으로 바꾸었고, 2019년 최고의 도서관에 뽑혔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오래된 공간을 리모델링했다.


다시 세운 상가나 서울로가 그 예다. 그러나 이곳에 입주한 건 트렌디한 음식점이나 카페 뿐이다. 가는 사람만 간다. 슬럼화를 막기 위해 리모델링 했지만, 전과 비슷하다. 세운 상가나 서울로처럼 역사적인 공간에 공공 도서관이 있으면 지금보다 더 사람 냄새나지 않았을까?


감옥을 도서관으로 바꾸는 파격적인 변화가 아니더라도 오래된 건물을 도서관같이 책을 접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일자리도 늘어나고 사람들도 책을 더 많이 볼 수 있으니 말이다.

 


1411.jpg



출판업을 되살리려면 개편해야할 사항이 2가지 있다. 하나는 도서정가제고 다른 하나는 책이다. 최재천 전 의원이 발의한 <현 출판문화산업 진흥법 제22조(간행물 정가 표시 및 판매)>는 펴낸날에 관계없이 모든 책의 가격에서 10% 할인만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도서관, 군부대 및 공공기관에 복지 할인 적용도 폐지했다. 이렇게 된다면 도서 구매율이 더 감소할 것이다.


책 또한 외국처럼 형식이 다양하지 않다. 외국은 한 책을 출판할 때 페이퍼백, 양장 등 다양한 형식을 제공한다. 페이퍼백은 재생지를 활용해 가벼우면서 가격도 저렴하다. 페이퍼백을 보고 마음에 든 책은 양장으로 구매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다르다. 무거운 양장이 아직도 많이 출간된다. 매해 폐지공장으로 가는 책이 많은 것으로 안다. 페이퍼백으로 책을 만든다면 매해 허무하게 버려지는 책을 의미있게 되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출판 전문가가 아니다. 그렇기에 내 의견이 어떤 이에겐 생각이 짧게 느껴질 수도 있다. <출판저널>을 읽으며 출판업계에서도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출판과 관련된 다양한 지식도 쌓을 수 있었다. <출판저널>을 보고 우리나라의 출판업이 이렇게 망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10년 뒤엔 우리나라 출판업계가 더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출판저널 514호 입체표지.jpg

 





출판저널 514호
- Publishing & Reading Network -


출간 : 책문화네트워크(주)

분야
문예/교양지

규격
182*257*20mm

쪽 수 : 240쪽

발행일
2019년 12월 13일

정가 : 24,000원

ISSN
1227-1802



 


 

[김나영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19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