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소소하고 일반적인 가족에 집중하다, 듀랑고 [공연]

가족의 방황과 결합을 담담한 로드무비처럼, 우리의 이야기처럼 들려준다.
글 입력 2019.12.2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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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듀랑고는 애리조나 사막을 가로질러 듀랑고로 가족 여행을 떠나는 삼부자의 이야기이다.


 

듀랑고 [Durango]


미국 서부, 콜로라도 주 남서부의 도시. 샌환 산맥 서쪽 기슭에 위치. 인구 1만 2000명. 목축과 과수 · 곡물 재배 지대의 집산지로 밀가루 · 금속제품 · 음료 등의 제조가 활발.



작품의 제목은 함축적이고, 내용 중 대표성을 가진 단어나 문장이 들어간다고 생각한다. 듀랑고라는 단어를 처음 들어, 검색한 결과는 저러했지만, 시놉시스에 따르면 주인공 가족은 듀랑고에 다다르지 못한다. 결국 가지 못한 듀랑고라는 지역은 주인공 가족에게 어떤 의미일까, 그리고 제목으로써도 무슨 뜻일지 궁금해진다.


듀랑고로 가는 동안 주인공 가족에게 일어날 일들은 애리조나 사막이 배경이 될 터, 작가인 줄리아 조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나는 항상 사막이 위험하면서도 아름답고 또한 매우 고립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왔다. 내 연극에는 메시지가 있다기보다 일종의 탐험이다. 하지만 확실히 고독이라는 주제가 있다. 사막은 그 고독을 반영한다." (뉴욕 중앙일보, 2005.06.03.)


줄리아 조는 한국계 이민 가정 아래에서 자란, 이민자 2세대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나 애리조나에서 성장한 재미교포 2세로, 그의 작품에서는 동서 문화의 경계에 선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고뇌가 솔직하고 담백하게 드러난다. 그와 동시에 작품은 내가 선택할 수 없이 이미 결정된 존재, 가족에 대해 말한다.


서로가 힘이 되는 존재이자 짐이 되어버린 존재로 이들이 가지고 있는 비밀과 삶의 무게를 이야기하며 이 작품을 통해, 사회에 지쳐있는 많은 관객에게 소소한 재미와 일반적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시놉시스


미국 남서부 애리조나(Arizona) 주에는 어느 한국계 가족이 살고 있다. 한국계 이민자 아버지 이부승(56), 의대 진학을 준비하는 첫째 아들 아이삭 리(21), 전국 수영 챔피언인 둘째 아들 지미 리(13). 이들에게 10여 년 전에 세상을 떠난 부승 아내의 빈 자리는 여전히 크다. 어느 날, 아들들을 위해 20년 넘게 성실히 일해 온 부승이 은퇴를 4년 앞두고 정리 해고된다. 마치 교통 사고를 당한 것처럼 혼란스럽다. 모든 게 막막하기만 한 부승은 아들들에게 가족 여행을 가자고 한다. 목적지는 콜로라도(Colorado)의 듀랑고(Durango). 어쩌면 이 여행이 부승의, 가족의 상처를 치유해 줄 지 모른다. 각자의 아픔을 숨긴 채 이들은 차를 타고 길을 떠난다.
 
듀랑고로 가는 길 위에서 부승은 무너져 가는 모습을 보이고 아이삭과 지미는 이에 연민을 느낀다. 하지만 공감도 잠시, 집을 떠나 온 거리만큼 이들 사이의 거리도 점점 멀어져 간다. 서로 가까워지려 하는 모든 노력은 길을 헤매게 만들 뿐이다. 사막을 넘고 주 경계선을 넘어 마침내 도착한 기차역에는, 듀랑고로 가는 표가 없다. 목적지를 코앞에 두고도 갈 수 없어 부승은 망연해지고, 화가 난 아이삭은 자신과 지미의 비밀을 폭로한다.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아들들에게는 비밀이 있었고, 가족 관계를 지탱해 줬던 아내는 이제 없다. 부승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하고 싶은지 모른다. 집에 돌아 온 부승 가족은 말없이 앉아 있다. 하지만 곧 아이삭과 지미는 부승을 위로하며 다시 가족의 일상을 회복하려 한다. 방황하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지만 끝내 흩어지지 않는 가족의 사랑이 드러난다.



작품과 연관 지어 예상해 보았다. 사막에 투영된 고독이라는 감정은 어디서 오게 된 것일지.


시놉시스와 작가가 말해주듯, 가족임에도 서로 털어놓지 못하는 그들 저마다의 비밀과 삶의 애환 때문일 것이라는 결과에 나는 잠시 길게 침묵했다.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다는 말에 항상 동의해온 나였다. 내가 남에게 보여주는 모습이라든지, 남들이 내게 한 말, 내가 재미있게 보았던 영화나 글들에도 이따금 나오는 말이었기에, 그런 말쯤이야 별것 아닌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타깃이 친구나 지인이 아닌 가족으로 지정되자 낯선 느낌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태어나 첫 번째 갖는 소속은 가족이다. 평생 내 편이라는 긴가민가한 문장이 적용되는, 첫 번째 대상인 가족에, 그들도 모르는 비밀을 갖고 있다는 건 어딘지 모르게 씁쓸한 한편 고독하게 만든다. 가족과 함께 있어도 저마다 가지고 있는 고독, 그를 담고 달리는 차 안의 분위기, 그 아래 펼쳐진 사막이 담은 또 다른 고독함은 모두 일맥상통한 것만 같다. 가족, 사막, 고독이라는 대상과 장소, 감정을 함께 담아낸 작가의 뜻이 이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한국계 이민자이기에 겪는, 이부승의 직장에서의 대우와 두 아들의 일화들이, 가족에게 말 못 할 비밀로 얽혀있을 것 같다는 나름의 예측과 더불어 포스터 속 검은 날개를 가진 레드엔젤이라는 기묘한 여인은 어떤 역할로 나올지 갈피가 잡히지 않아 궁금증과 기대감이 커진다.

 

<듀랑고>는 한국에서 초연이다. 그들의 작지만 소중한 발걸음에 함께 할 수 있어 뜻깊게 생각하며, 삼부자가 겪는 담담한 로드무비에 관객이자 한 가족의 구성원으로 함께 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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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랑고
- Durango -


일자 : 2020.01.09 ~ 2020.01.19

시간

평일 8시

주말 3시

월 공연 없음

장소 : 한양레퍼토리 씨어터

티켓가격

전석 30,000원

  

제작

TEAM 돌

 

후원

서울문화재단


관람연령
만 13세 이상

공연시간
100분



 

 



[서휘명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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