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재회 끝에 남은 것, ‘라 뮤지카’ [연극]

글 입력 2019.12.07 00:49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포스터.jpg

 

 

 
Prologue.

 

계절이 바뀌어 겨울이 되고 크리스마스가 가까워 오니, 거리에서 들리는 캐롤에는 어김없이 사랑 이야기가 가득하다. 크리스마스니 상대가 고백을 받아주지 않을까, 무언가 기적이 일어나 해피엔딩을 맞이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낭만적이고 긍정적인 가사들은 다시금 ‘크리스마스 로맨스’ 시즌이 돌아왔음을 알린다.

 
그러나 여기, 꼭 해피엔딩은 아닌 것 같은 연인의 이야기가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렇게 추잡하고 구질구질할 수가 없는 평범한 연애의 끝처럼 느껴지는 이야기. 무엇이 그들을 다시 만나게 했고, 마주하게 했으며 그 끝에는 무엇이 있었는지 ‘감정’에만 오롯이 집중해 따라가보았다. 극을 보는 동안 되도록 그러려고 노력(?)했다.
 

 

Synopsis.

 

헤어진 남녀가 이혼판결을 받은 후 역설적이게도 신혼시절 살았던 작은 시골마을의 호텔 로비에서 우연히 마주친다. 함께하는 동안 결코 공유할 수 없었던 서로의 고통, 오해, 진실을 알게 되며 정리되지 않은 사랑의 감정과 욕망, 갈등이 펼쳐진다.

 
“시작일까... 끝일까?”

 

 
 
미련의 티키타카

 

두 사람은 신혼 때 살았던 호텔 로비에서 만난다. 그간 오지 않았을 이 호텔을 이혼이 확정나기 직전의 상황에 둘 다 찾은 것은 무언가 정리되지 않은 것이 남았다는 것을 의미했다. 만남은 우연이지만 마음은 비슷한 곳을 향해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로 관객들은 둘의 대화를 지켜보게 되었다.

 

 

라뮤지카-11.jpg

촬영 - 박태양

 

 

서양에서는 기혼 여성의 성이 남편의 것을 따르게 되어 있어, 그녀의 이름이 불리자 남편 노레는 기꺼이 뒤돌아 웃으며 전 부인을 반긴다. 그가 달갑지 않았지만 다소 어색하게 노레를 보며 웃는 마리는 상황을 기피하고 싶어 한다.

 

내일이 되면 각자의 길로 들어설 것을 알면서도 마리를 붙잡아 기어코 끝이 난 결혼 생활을 돌이켜보는 노레에게 남은 것은 ‘미련’이다. 마리의 불륜이 언제부터 시작되었었는지, 그것이 온전히 그녀의 의지로 일어난 일인지, 정말 행복했는지, 그리고 지금의 연인은 어떤 지까지 - 계속해서 묻는다.

 

요즘 드라마에서도 이미 클리셰로 자리 잡아 대중들이 식상해할 대사들을 미련 100%의 어조로 소화하며 그는 반 정도 재결합의 의사를 비추는 듯도 했다.

 

 

라뮤지카-38.jpg
촬영 - 박태양

 

 

이에 마리는 결혼생활이 행복하지 않았고, 노레 역시 불륜을 행한 바 있다 말하며 이전의 불안과 외로움이 얼마나 컸는지 입에 올리는 것도 힘들어한다.

 

대화는 끊길 듯 절대 끊기지 않아 시간은 어느덧 새벽 두 시를 지나 날이 밝았다. 마리는 첫 결혼생활이 순조롭지 않았던 것에 여전히 불안을 느끼고 있고, 상황을 기피하기를 원하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원망 때문에 괴로워하는 것 같았다.

 

 

 

끝의 끝이 오기까지


 

이 재회는 두 인물이 몇 년 간 함께 살았음에도 서로를 제대로 알고 있지 못했던 것, 무엇을 놓치고 살았던가를 되짚는 시간이었다-라고 의미를 찾을 수도 있겠으나 굳이 그러고 싶지는 않았다. 이미 깊이 자리 잡은 상처가 얼마나 힘든 것인지 대어 보고 끝나지 않은 감정으로 서로를 더 괴롭게 하는 시간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라뮤지카-18.jpg
촬영 - 박태양

 

 

쿨하지 못한 고전적인 이별, 어디선가 본 듯한 물음과 대답의 연속에는 무엇 하나도 확실한 것이 없었다. ‘그럴지도 모른다, 그랬을 수도 있었겠네’라는 애매한 말뿐이었던 마리와 살인 협박까지 하며 너를 보낼 수 없다는 미련과 공포를 주는 노레는 여전히 진흙탕 이별 중이었다.

 

무엇이 둘을 헤어지게 했는지 나름대로 추리하며 인물들을 이해해보려 했으나, 사랑이나 이별이 딱 떨어지는 감정일 수 없다는 것만은 알게 된 것 같다. 당사자들이 아니면 둘의 역사에는 쉬이 공감할 수 없다는 것도, 끝의 끝은 굉장히 어렵고 더디게 찾아온다는 것도.

 




[차소연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48072
 
 
 
 

등록번호 : 경기, 아52475   |   E-Mail : artinsight@naver.com
발행인/기사배열책임자 : 박형주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형주
Copyright ⓒ 2013-2020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