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미라클 벨리에(La Famille Belier) [영화]

글 입력 2019.12.01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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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아하는 카페 사장님의 추천으로 보게 된 영화. 그리고 나는 오열을 했다. 영화나 책을 보고 잘 우는 편이 아닌데 정말 혼자 소리까지 내가면서 울면서 봤다.

 

여담이지만 도대체 나는 어느 포인트에서 우는 걸까 생각을 해보다가 이 영화를 보고 알게 된 사실은 '음악, 노래'가 나를 울린다는 것이었다. 가요보다는 오케스트라나 성악곡을 듣고 많이 운다. 가사의 유무와 무관하게 그 웅장함이라던가 말로 설명할 수없이 가슴을 울리는 무언가가 있다. 그렇게 나는 또 음악 영화에서 울었다.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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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인에 대한 시선을 다룬 영화가 아니다.


 

폴라의 가족 중 유일하게 듣고 음성언어를 쓸 수 있는 사람은 폴라이다. 그래서인지 부모님의 성생활 상담까지도 폴라가 함께 해서 수화로 통역을 해주어야 한다. 그러한 폴라는 가브리엘을 따라 합창단에 들어가게 되고 뜻밖의 음악적 재능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선생님의 권유에 따라 파리의 합창단에 들어가기 위한 오디션을 보기로 한다. 이를 알게 된 부모님은 그런 딸이 못마땅하다. 그리고 폴라의 엄마는 술을 마시고 폴라에게 말한다.

 

 

"네가 태어났을 때 들을 수 있다는 걸 알고 나 정말 많이 울었어. 들을 수 있는 사람들을 정말 미워했거든. 네 아빠가 날 위로했지 걱정하지 말라고. 마음으로는 너도 귀머거리라고. 널 귀머거리처럼 키울 거라고 했어. 운이 좋으면 진짜 안 들리게 될 수도 있다고. 그런데 노래를 한다고?"

 


이 영화의 어떤 대사보다 기억에 남는 대사이다. 가족 중 유일하게 들을 수 있는 딸을 낳은 청각장애 엄마가 딸을 낳고 기쁨의 눈물이 아닌 슬픔의 눈물을 흘렸다. '운이 좋으면' 안 들릴 거라고 위로를 했다. 이 말을 들으며 폴라는 얼마나 가슴이 찢어졌을까.

 

세상의 빛을 보는 순간부터 내가 다른 이들처럼 그저 들을 수 있게 태어난 사실을 다른 이도 아닌 부모가 원망의 시선으로 바라봐왔다는 것을 알고 도대체 어떤 생각을 했을까. 어떻게 이러한 주제로 영화를 만들 생각을 했는지, 내가 할 수 있는 표현의 한계로,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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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딸의 노래를 들을 수 없다


 

들을 수 없는 부모의 딸이 노래를 한다. 부모는 듣지 못한다. 다른 이들은 내 딸이 노래를 부르는 것을 따라 부르고 울고 웃고 기립박수를 친다. 폴라의 부모는 정적 속에 딸의 입이 벙긋거리는 것을 볼 뿐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나도 모르게 폴라가 되어 영화를 봤다.

 

비장애인인 나는 그저 청각장애를 가진 이들이 하는 손짓과 행동들을 신기하게 볼 뿐이었다. 그러다 폴라와 가브리엘이 노래를 하는 장면에서 음소거 상태가 되고 아주 잠시 그들의 노래를 듣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을 때 눈물이 나오더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노래를 들을 수 없고 그렇기에 이해도 어떤 말도 해줄 수가 없다.

 

우리가 사는 이 사회에도 청각장애, 시각장애를 가진 이들이 있다. 사랑하는 이를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는 이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마음이 모두가 같을 수는 없을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아주 잠시 소리 없는 노래를 들은 내가 영영 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된다면, 앞을 볼 수 없게 되어 이러한 상황에 직면한다면 가슴이 문드러질 거다. 또 이러한 내 모습을 보는 사랑하는 이도 그러할 거다. 영화나 소설을 읽으며 쉽게 감정이입을 하지 못하는 내가 이들의 감정을 가슴 한 편에 부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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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 아닌 코미디 그리고 아는 만큼 보인다.


 

영화를 소개해 주신 분도 미라클 벨리에는 재미있는 영화라고 했다. 정말 재미있게 웃으며 보셨다고. 매번 유럽권 영화를 볼 때마다 문화적 이질감을 참 많이 느낀다. 우선 이 영화를 보면서 거의 웃지 않았다. 그냥 덤덤하게 보다가 엉엉 운 기억밖에 없다.

 

웃음 포인트뿐만 아니라 오디션 장소인 파리에 대한 이야기가 영화에서 정말 많이 등장하는데 그러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그럼 비행기를 타고 가야겠군 그래서 저렇게 부모님이 폴라를 보내기 싫은 건가 보다'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폴라는 아침 10시 오디션을 보기 위해 새벽 5시에 차를 타고 파리로 달렸다. 그 장면에서 얼마나 내가 영화를 볼 때 영화 배경이 아닌 나의 배경으로 영화를 봐왔는지를 알았다.

 

지난번에 독일 연극을 봤을 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지리적으로도 멀고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의 문화가 담긴 영화를 이해하기란 쉽지가 않다. 이 시국에 조심스러운 이야기지만 그래서 일본 영화가 참 보기 수월했던 것 같다. 닮은 문화가 많고 또 지리적으로 가까워서 여러 번 방문했었기 때문에.

 

아무튼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영화가 다 만들어졌다고 또 그것이 상영을 시작했다고 주어진 장면을 보기만 해서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영화뿐 아니라 어떠한 예술 작품을 보든 간에 어느 정도의 배경지식 숙지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것이 정말 맞는 말이구나 생각했다. 내가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이 너무 많고 그 경험들이 나에게 득이 되고 말고를 떠나 뭐든 닥치는 대로 경험 그 자체를 해보고 싶다. 또 그럴 거고. 그렇게 내가 더 많이 공감하고 견문을 넓힐 수 있기를 바란다.

 

영화는 항상 그랬다. 이렇게 영화 그 자체를 떠나서도 나에게 영감을 주고 새로운 동기 부여를 해준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도 참 좋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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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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