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오늘을 살다 보니, 어쩌다 100세 -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연극]

글 입력 2019.12.02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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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_창문넘어도망친100세노인.jpg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베스트셀러를 원안으로 영화화되었고, 지난해 '연극열전'에 의해 한국에서 연극으로 제작되었다. 소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100세 생일날 잠옷 차림으로 양로원을 탈출한 ‘알란’이 우연히 갱단의 돈 가방을 훔치면서 펼쳐지는 황당한 에피소드와 과거 100년 동안 의도치 않게 근현대사의 격변에 휘말리며 겪어 온 스펙타클한 모험이 교차된다. "창문을 넘다"와 "도망치다"와 "100세 노인"이 만나, 이토록 사랑스러운 이야기가 탄생할 줄은 몰랐다.

지이선 작가와 김태형 연출에 의해 탄생된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소설 속 100년의 역사 중 주요 에피소드를 압축, 5명의 배우가 60여 개의 캐릭터를 소화하는 전무후무한 1인 다역으로 ‘캐릭터 저글링’이란 공연계 신조어를 만들어냈을 뿐 아니라 ‘젠더 프리 캐스팅’ 등 다양한 연극적 약속으로 재기발랄함의 절정을 선보이며 관객과 평단을 사로잡았다. '연극열전'은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성공적인 초연에 이어, 11월 26일부터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다시 관객을 만난다.

 

 

삶의 불꽃을 터뜨리는

백세 노인이 돌아왔다!


 

시놉시스


100번째 생일, 지루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양로원 창문을 넘은 노인, 알란!
 
남다른 배짱과 폭탄 제조 기술로 20세기 역사를 뒤바꿔놓은 그가 이번엔 갱단의 돈가방을 훔쳤다. 시한폭탄 같은 그의 여정에 알란 만큼이나 황당한 무리들이 합류하고 이제 경찰까지 그들을 뒤쫓는데…
 
스페인, 미국, 중국, 이란, 러시아, 그리고 북한까지, 세계를 종횡무진한 100년의 모험! 본의 아니게, 지난 20세기 역사적 사건을 좌지우지했던 '알란'. 시한폭탄보다 위험하지만 언제나 유머와 침착함을 잃지 않는 100세 노인의 예측불허 모험담이 펼쳐진다.

 

 

원작은 보지 못했지만, 영화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이며, 나는 영화를 통해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알란'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알란'이 넘은 것은 양로원의 창문만이 아니었다. '알란'은 우리를 가두는 겁과 걱정으로부터 완전히 달아난 사람이었다. 나는 영화를 통해 만난 '알란'에게 많은 것을 배웠는데, 그건 그의 100세 연륜에서 온 것만은 아니었다.

   

 

"우리에게 내일이 있으리란 보장은 없으니까"



영화를 보며, 어린 시절 책상 위에 써 두었던 문구가 생각났다.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어서 참 좋겠네." 유독 걱정이 많던 나에게 생각의 전환점이 되어주던 문구였다. 걱정보다 겁이 없던 나는 늘 벌여놓고 걱정하는 일이 많았는데, 영화를 보며 '알란'은 내게 "Hey, take it easy."라는 메시지를 건넸다.

'알란'의 어머니 죽기 직전 그에게 너무 많은 걱정을 하지 말라는 말을 한다. 그 말 때문이었는지, '알란'은 걱정도 겁도 없는 소년으로 성장한다. 폭탄을 좋아하던 그가 뒷일 걱정 없이 폭파의 순간을 즐기던 모습처럼, 그는 자기 인생을 순간순간 즐겼다.


물론, 도덕적으로 옳지는 않았지만,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핵심은 도덕성에 있지 않았다. 다양한 정치적 사건에 연루되면서도 그가 100세가 되기까지 살아남을 수 있던 건, 그의 계산 없는 순수함 때문이었다. 그가 걱정하며 겁을 먹고, 한 걸음 물러서거나 극적인 선택을 했다면, 어쩌면 그는 "100세 노인"이 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는 영화의 마지막에 '베니'의 고백을 응원하며, "우리에게 내일이 있으리란 보장은 없으니까."라고 말했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다운 멋진 말이었다. 내일이 없는 듯한 그의 태도는 오히려 그에게 36,500일에 달하는 '내일'들을 만들어냈다. 걱정한다고 폭파할 폭탄이 안 터지는 것이 아니듯, 걱정한다고 일어날 일이 안 일어나지도 않는다.




"재밌는 걸 찾을 수도 있지"



그는 운이 좋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나는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보고 "운"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되었다. 행운은 "창문 넘어 도망"치지 않으면 생기지 않는다. 행운은 준비된 자에게 온다는 말을 '알란'을 통해 제대로 배웠다. 그는 행운이 따라야 하는 상황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그에게 찾아온 행운을 잡는 법을 알았다.

아무것도 없는 곳으로 떠나면서도 그는 "무언가 재밌는 것을 찾을 수도"라는 생각을 갖는다. 그리고 그곳에서 새로운 행운을 만난다. 가지 않으면 만날 수 없는 행운들이었다. 그 행운에는 인연도 있었다. 그가 망설이지 않고 매사에 "설렘"을 가지며 살아왔기에 만날 수 있던 것들이다.

그에게 운이 따르지 않았다면, 그는 아마 범죄자가 되거나 정치범으로 죽음을 맞았을 수도 있다. 그는 그에게 다가온 행운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그의 것으로 만들었다. 그는 운이 좋은 사람이라기보다는, 행운을 만들어내는 사람에 가까웠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행운만을 바라는 것은 불을 붙이지 않은 폭탄이 폭발하는 바라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연극에서 만난다면 참 반가울 것 같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100세 노인의 여정이라니, 매우 설렌다.  특히 이번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목표지향적인 20세기를 거쳐온 '알란'이 21세기에 들어와 소수자, 약자와 연대하고 술, 친구, 이야기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변화를 더욱 선명하게 보여줄 예정이라고 한다.

삶을 완전히 즐길 줄 아는 '알란'이 21세기의 우리에게 전해줄 삶을 즐기는 법은 과연 무엇일까? '알란'의 단순하지만 날카로운 삶의 철학이 이번에는 어떻게 다가올 수 있을지 매우 기대된다. 그가 100년의 삶 끝에 바라본 21세기는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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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출연 배우


 

사람들은 점차 삶을 즐기는 법을 잊어간다. 소셜 미디어의 확산과 개인주의, 자본주의적 태도로 진정한 삶에 대한 애정을 자꾸 잊어간다. '알란'이 보여주는 삶의 태도는 그런 사회의 변화 속에서 우리에게 충분한 자극이 되어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진정으로 되찾아야 할 것, 진정으로 자신의 삶을 누리는 법 등을 보여주며 그는 우리에게 좋은 멘토가 될 것이다.

나는 주변 모두에게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보라고 권장했을 정도로 '알란'과 그의 일당을 사랑한다. 그리고 그의 삶의 태도에 완전히 반했다. 다시 만나는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보고 싶다. 연극을 보며, 우리 모두에게 내일이 있다는 보장은 없으니까, 어디에 가든 재밌는 걸 찾을 수도 있으니까, 우리 다 함께 이 순간을 누리자고 말하고 싶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 백세 노인이 전하는 따뜻한 위로와 웃음! -


일자 : 2019.11.26 ~ 2020.02.02

시간
평일 8시
토 3시, 7시
일요일 및 공휴일 2시, 6시
월 공연 없음
 
*
12월 매주 수요일 4시, 8시 공연
12월 25일(수) 2시, 6시

장소 :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

티켓가격
R석 55,000원
S석 40,000원
 
주최/기획
(주)연극열전

관람연령
만 11세 이상

공연시간
140분 (인터미션 : 15분)

 



 

최은희.jpg

 

 

[최은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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