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삶이란 내가 만드는 것. -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지극히 일상적인 이야기가 담겨있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책
글 입력 2019.11.27 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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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동화를 본 것 같다.

 

모지스 할머니의 지극히 일상적인 이야기가 담겨있지만 전혀 평범하지 않았다. 양떼의 털을 이용해 옷을 만들어서 입고 가스와 전기레인지가 아닌 화덕과 난로를 사용했던 시절, 이름이 헷갈릴 정도로 많은 수의 가족과 밥벌이를 위한 식모살이. 시대적 배경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녀의 세세한 글로 접했을 땐 느낌이 또 달랐다.

 

과장 없이 담백하지만 한 장면으로 묘사될 정도로 정성스럽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지루함 없이 빠져들게 만들었다. 그 결과 어느새 마지막 페이지에 와 있었다. 할머니의 일생이 담긴 그림이 함께 있는 이 책은 마치 할머니에게 옛날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아주 따뜻한 책이다.

 


살다 보니 실망스러운 일이 있더라도 불평하지 말고 지나간 일은 지난간 대로, 그렇게 흘러가도록 내버려두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 31p



책은 모지스 할머니의 어린시절 이야기로 시작 된다. 그녀가 원했던 빨간 원피스를 사주려고 했으나 가게들이 문을 닫는 바람에 미안해하던 아버지. 저녁밥이 넘어가지 않을 정도로 속상했던 모지스. 한번쯤 겪어봤을 법한 일화로 내 어린시절 비슷한 추억이 떠올라 웃음이 지어졌다.

 

결국 드레스를 사왔지만 아버지의 손에 들려 있었던 것은 빨간색이 아니라 벽돌색이었고, 그녀는 무척 실망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 이야기에 이어서 실망스러운 일이 있더라도 불평하지 말고 그렇게 흘러가도록 내버려두는 것도 좋다는 모지스의 따뜻한 생각이 페이지 마지막에 자리잡았다. 뒤에 더한 설명은 없지만 말하지 않아도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되는 구절이었다.

 

모지스의 그리움의 유년시절을 한 단락 한 다락 읽을 때마다 머리속에 톡톡튀는 색으로 그림이 그려지는 그런 책이었다. 내 상상속 그림 뒤에 할머니의 그림을 보는 것은 책을 읽을 때 재밌는포인트가 되었다. 마치 할머니에게 옛날 얘기를 듣는 것 같은 아주 따뜻한 책이다.

 

 

그때 아버지는 말씀하셨죠. 크게 잃는 게 있다면 작게 얻는 것도 있는 법이라고요.

 

- 49p

 

 

폭풍이 몰아치고 그녀의 집 안에 물이 8센티나 차올랐다. 폭풍은 머지 않아 그쳤고 덕분에 말라버렸던 우물의 물이 솟아났다. 그리고 그녀의 아버지는 ‘크게 잃는 게 있다면 작게 얻는 것도 있는 법’이라고 말하셨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다. 잃었을 땐 그 사실에만 맞춰 한없이 슬퍼했다. 하지만 그의 말대로 잃거나 실패하면 반대로 더 조심해야겠다는 계기가 될 수 있고 다시 도전해보자고 다짐하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겠나. 이 구절을 읽고 역시 사람은 생각하기 나름이고 좋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긍정적인 생각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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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내게 이미 늦었다고 말하곤 했어요. 하지만 지금이 가장 고마워해야 할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무엇인가를 진정으로 꿈꾸는 사람에겐 바로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젊을 때이거든요. 시작하기에 딱 좋은 때 말이에요.

 

- 256p

 

 

가장 뇌리에 남는 말인 것 같다. 휴학하고 내 진로에 대해 깊게 고민해보았고 그 해답을 찾았다. 내 꿈을 위해서 한 발자국씩 앞으로 나아가는 중이고 이 과정이 나는 너무 즐겁다. 내가 발전할 수 있는 활동들을 찾아보고 경험하는 시간을 통해 더욱 단단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목표가 있는 나에겐 지금 이 순간이 가장 빛나는 순간이다.

 

나이가 많건 적건 그 사람의 하나의 꿈은 가치 있고 소중하다. 감히 늦었다고 말할 수 없다. 모지스 할머니의 생각과 내가 항상 생각해왔던 것이 딱 맞아 떨어지는 순간 왠지 모를 활기찬 기운이 나에게로 왔다.

 

 

삶이 내게 준 것들로 나는 최고의 삶을 만들었어요. 결국 삶이란 우리 스스로 만드는 것이니까요.

 

- 275p

 

 

그녀의 삶과 그림을 그리게 된 과정을 담은 이 책은 평범한 삶이라도 자신이 행복하면 그 삶은 더할 나위 없이 성공한 삶이고 멋진 삶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 같다. 어렵겠지만 나도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내 기준에 맞춰 내가 행복한 삶을 만들어 나가야겠다. 삶은 내가 만들어 나가는 것이니까.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 모지스 할머니 이야기 -


지은이
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

옮긴이 : 류승경

출판사 : 수오서재

분야
에세이

규격
165*210*16.7 / 무선

쪽 수 : 288쪽

발행일
2017년 12월 16일

정가 : 13,800원

ISBN
979-11-87498-18-6 (03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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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
 
'모지스 할머니'로 불리며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예술가 중 하나로 손꼽히는 화가. 1860년에 태어난 그녀는 12세부터 15년 정도를 가정부 일을 하다가 남편을 만난 후 버지니아에서 농장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뉴욕, 이글 브리지에 정착해 열 명의 자녀를 출산했지만 다섯 명이 죽고 다섯 명만 살아남았다. 관절염으로 자수를 놓기 어려워지자 바늘을 놓고 붓을 들었다. 그때 그녀의 나이 76세. 한 번도 배운 적 없이 늦은 나이에 시작한 그녀만의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그림들은 어느 수집가의 눈에 띄어 세상에 공개되었다.
 
88세에 '올해의 젊은 여성'으로 선정되었고 93세에는 타임지 표지를 장식했으며, 그녀의 100번째 생일은 '모지스 할머니의 날'로 지정되었다. 이후 존 F.케네디 대통령은 그녀를 '미국인의 삶에서 가장 사랑받는 인물'로 칭했다. 76세부터 10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왕성하게 활동하며 1,600여 점의 작품을 남겼다.
 

 

  

[오나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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