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책,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도서]

글 입력 2019.11.26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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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지만 책을 정말 오랜만에 읽었다. 어릴 땐 자랑스럽게 취미가 독서라고 말할 수 있었는데 대학에 들어오고 나서부턴 바쁜 삶에 치여 책과 점점 멀어졌다.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는 내 오랜 독서 공백을 깨준 책이다. 300쪽 정도 되는 얇지 않은 책이지만 단숨에 읽을 수 있었다. 책을 읽는 동안, 추운 겨울날 따뜻한 집 안에서 할머니 무릎을 베고 누워 귤을 까먹으며 옛날이야기를 듣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한마디로, 참 따뜻한 책이었다. 모지스 할머니가 덤덤하게 풀어놓는 이야기보따리와 따뜻한 색채의 그림이 잘 어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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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농장 아낙으로 살던 모지스 할머니는 76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남들이 보기엔 굉장히 늦은 나이였지만, 할머니에겐 아니었다. 할머니는 80세에 개인전을 열었고 100세에 세계적인 화가가 되었다.


 

사람들은 내게 이미 늦었다고 말하곤 했어요. 하지만 지금이 가장 고마워해야 할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무엇인가를 진정으로 꿈꾸는 사람에겐 바로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젊을 때이거든요. 시작하기에 딱 좋은 때 말이에요. (p.256)

 

 

할머니의 뜻이 가장 잘 담긴 문단이다. 그리고 내가 요즘 가장 듣고 싶어 하는 말이기도 하다. 스물셋은 분명 젊은 나이다. 머리로는 그걸 아는데, 졸업을 앞둔 대학교 4학년이란 생각을 하면 마음이 답답해진다. 왜 더 어렸을 때 이걸 하지 않았을까, 조금이라도 젊었을 때 더 많이 도전하지 않았을까, 후회가 많은 요즘이다.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어도 '이제 곧 졸업인데 너무 늦은 것 아닐까?'라는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모지스 할머니가 내 모습을 보셨다면,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다”라고 어깨를 두드려주셨을 것이다. 고민하고 망설이는 지금 이 순간이 바로 가장 젊을 때이자 뭔가를 시작하기에 딱 좋은 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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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행복했고, 만족했으며, 이보다 더 좋은 삶을 알지 못합니다. 삶이 내게 준 것들로 나는 최고의 삶을 만들었어요. 결국 삶이란 우리 스스로 만드는 것이니까요. 언제나 그래왔고, 또 언제까지나 그럴겁니다. (p.275)

 

 

나도 내 인생의 마지막 날에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다. 인생을 되돌아볼 때, ‘이보다 더 좋은 삶을 알지 못한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할머니가 생각하는 행복과 만족이 크고 대단한 게 아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일상 속에서 찾는 소소한 행복, 작은 것에서 느끼는 만족에 기뻐하며 스스로의 힘으로 삶을 만들어가는 것. 그것이 바로 모지스 할머니의 행복이 아닐까.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난 또 다른 할머니가 있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 114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세계가 주목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된 박막례 할머니다. 나 역시 박막례 할머니를 사랑하는 수많은 ‘편’들 중 한 명인데, 모지스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박막례 할머니를 떠올렸다. 박막례 할머니도 모지스 할머니처럼 '늦었지만 늦지 않은 나이'에 새로운 인생을 연 것이다.

 

박막례 할머니 역시 얼마 전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라는 자서전을 출간했다. 두 할머니의 이야기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이유는 그 안에 용기와 따스함이 있기 때문이다. 남들이 보기에 늦은 나이임에도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느끼며 멋진 인생을 만들어나가는 모습. 그 모습에 사람들이 웃고, 울고, 감동하는 것이다.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은데 늦었다는 생각이 든다면, 따뜻한 위로와 격려가 필요하다면, 두툼한 이불 속에 들어가 이 책을 펼쳐보자. 모지스 할머니의 정겨운 이야기와 그림이 새로운 용기를 불어넣어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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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호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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