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신나게 놀아보자! - 광대 탈놀이 "딴소리 판"

글 입력 2019.11.15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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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신기한 일이다. 한국인으로 살아가면서 한국 문화를 제대로 향유한 적이 없던 것이 말이다. 한국 무용보다 발레가 익숙하고, 국악보다 오케스트라를 더 많이 들으며, 판소리보다 오페라 보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 된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 한국 문화의 아름다움을 접했을 때 오히려 더욱더 신비롭고 아름답게 느껴졌다.

 

판소리를 제대로 본 적이 없다. 라이브로 본 적이 없고 영화로만 본 <서편제> 혹은 임진택 감독의 <춘향전>이 다라고 할 수 있다. 판소리가 궁금하긴 하지만 그것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공연을 찾지 못했다.

 

더군다나 탈놀이에 대해 생각해보자면 어쩌면 판소리보다 더 잠깐 접했던 것같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탈놀이하는 장면은 숱하게 봐왔지만 정작 실제로 보았던 것을 떠올려보면 정확하게 생각나는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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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구성

 

1. 춘향가의 판을 깨다.

2장. 심청가의 판을 깨다.

3장. 적벽가의 판을 깨다.

4장. 수궁가의 판을 깨다.

5장. 흥보가의 판을 깨다.

6장. 다시, 춘향가의 판이 시작되다.

7장. 결(結)

 


그렇기에 필자는 판소리와 탈놀음에 대해 재해석한 ‘광대 탈놀이 <딴소리 판>’을 만났을 때 판소리 X 탈놀음의 유쾌한 만남’이라는 주제가 새롭게 여겨졌다. 판소리와 탈놀이를 결합한다고 했을 때 어울리는 듯 다른 형식이라고 여겼다.

 

판소리는 하면 한 명의 소리꾼과 한 명의 고수가 음악적 이야기를 엮어가면 연행하는 장르다. 몸놀림을 뜻하는 발림과 창과 이야기 부분을 뜻하는 아니리로 연출하는 종합예술이지만 탈놀이보다 퍼포먼스 측면에서 보았을 때 움직임이 많은 장르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반면 탈놀이는 가면을 쓰고 등장하며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는 연극으로 굉장히 동적이다. 말의 흥겨움과 행동의 흥겨움이 만나는 새로운 장르를 어떻게 엮을지 기대가 크다.

 

<딴소리 판>은 전통예술 대중화에 힘써온 연희집단 The 광대의 신작이다. 풍물, 탈춤, 무속, 남사당놀이 등 한국의 전통 예술을 전공한 이들로 이루어져 있는 극단은 이번 신작을 통해. 기쁨과 슬픔 모두 웃음으로 승화시켰던 옛 광대들의 예술 정신을 이어받아 동시대적인 광대들의 몸짓을 통해 유쾌함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그저 밥이면 만사 오케이인 광대거지들의 시선을 통해 이 세상 별 것 아니라는 주제를 반복적으로 드러내며 ‘판’을 깨는 내용이다. 광대거지들의 판을 깨고 비트는 유쾌한 몸짓은 경기도, 경상도, 전라도, 함경남도 등 각 지역의 색깔들을 담았으며 익살스럽지만 역동적이고, 풍자와 해학이 있지만 여백이 있는 광대들의 춤사위를 통해 연희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한다.

 

 

시놉시스

 

1장. 춘향가의 판을 깨다

깽판전문 광대거지들이 춘향가의 한 대목을 부르는 소리꾼의 판에 난입한다. 암행어사가 아니라 아맹거사로 자칭한, 거지 중에 상거지 몽룡이 수절을 지키려던 춘향 앞에 나타나 사랑구걸 대신 밥구걸을 하고, 이에 당황한 춘향은 곡절이나 들어보자고 광대 거지들을 다그친다. 그리하여 본격적으로 몽룡이와 광대거지들이 딴소리 판을 펼친다.

 

2장. 심청가의 판을 깨다

전국봉사대회가 벌어진 황궁에 봉사로 위장한 광대거지들이 잔치에 몰려들어 숟가락을 얹는다. 장님행세가 발각되어 쫓겨날 무렵, 심청황후와 심봉사의 눈물겨운 재회가 펼쳐진다. 옆에서 지켜보던 광대거지들이 효도의 부질없음을 논하면서 깽판을 놓는다. 눈뜬 봉사들이 다시 장님으로 돌아가고 거지들은 혼란을 틈타 도망간다.

 

3장. 적벽가의 판을 깨다

적벽대전에서 대패를 한 조조의 군사 앞에 며칠을 굶은 광대거지들이 지나간다. 입대하면 밥을 준다는 이야기에 단번에 조조군이 된 광대거지들은 적장인 제갈공명을 만나게 되고, 대의와 명분을 부르짖는 상대에게 엉망진법을 한수 가르쳐준다.

 

4장. 수궁가의 판을 깨다

수궁의 축성을 축하하는 잔치에 흥을 돋우기 위해 모인 광대거지들. 그러나 이들에 대한 대우가 형편없다. 이에 불만을 가진 광대거지들이 앙심을 품는데... 마침, 술병으로 간이 상한 용왕의 상태를 살피는 자리를 꾀어내어 가짜 약을 팔기 시작한다.

 

5장. 흥보가의 판을 깨다

대박을 꿈꾸며 박을 타던 흥보 앞에 나타난 광대거지들. 소원을 이뤄주지는 않고, 듣기만 한다는 말에 흥보는 망연자실해진다.

 

6장. 다시, 춘향가의 판이 시작되다

광대거지들의 딴소리 사연을 다 들은 춘향은 몽룡과의 해후를 택하는 대신 자신의 길을 택하고, 몽룡과 광대거지들 역시 제 갈길로 향한다.

 

  

‘광대 탈놀이 <딴소리 판>’의 다섯 마당은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는 작품들이다. 그래서 학창 시절 수업시간에 판소리에 관해 배울때 판소리 다섯 마당을 공부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그만큼 대중에게 친숙한 것을 ‘연희 집단 The 광대’는 내용을 색다르게 꾸몄다. 마당마다 가장 중요한 소재들이 바뀐 것이다. 흥부의 박이 터져도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나 암행어사인 몽룡이 아닌 거지 몽룡이 춘향에게 나타나는 것이 바로 예로 들 수 있다.

 

중요한 소재가 바뀐 마당들은 내용을 다시 생각해보면 참 아찔하다. 가장 위기의 순간에 자신을 구원해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것이 무용지물이었다는 것이 말이다. 구원과 희망이 없기에 어쩌면 현재의 현실과 가장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희망이 없는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와중에 잘 극복하고 살아간다.

 

마치 평범한 사람들이 인생을 살아가는 것처럼 극 속의 광대들 또한 비슷할 것이다. 허탈함과 허무함 속에서도 광대들은 어떻게 대처할지, 어떻게 받아들이고 인생을 살아갈지 보는 것이 관전 포인트가 될 것같다. 또한, 시놉시스를 보면 춘향가로 시작한 마당이 어떤 공통된 포인트로 엮일지 공연 향유가 기대되는 바다.

 





딴소리 판
- 판소리와 탈놀이의 유쾌한 만남 -


일자 : 2019.11.22 ~ 2019.11.23

시간
금요일 8시
토요일 5시

장소 : 서울남산국악당

티켓가격
전석 30,000원

주관
연희집단 The 광대
 
후원
서울문화재단
형광팬(The광대 후원회원)

관람연령
만 7세 이상

공연시간
70분





연희집단 The 광대

 

연희집단 The 광대.jpg



연희집단 The 광대는 2006년 창단된 연희극 창작단체이다. 풍물, 탈춤, 무속, 남사당놀이 등 한국의 전통 예술을 전공한 이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연주와 춤, 재담 등 전통 연희의 각 분야에서 최고의 기량을 가진 단원들이 모여 수준 높은 창작 연희를 보여주고 있다.
 
연희집단 The 광대는 단원 개개인이 연희의 명인으로 성장하는 동시에 시대와 함께 가는 예술가로서 광대의 모습을 만들어나가면서, 평범한 사람들과 함께하고 그들의 기쁨과 슬픔을 웃음으로 승화시켰던 옛 광대들의 예술과 삶의 자취를 기억하며 그 길을 이어가고자 한다.
 
대표작품 - <당골포차>, <도는 놈 뛰는 놈 나는 놈>, <굿모닝 광대굿>, <황금거지>, <홀림낚시>, <자라>, <용용죽겠지>, <걸어산> 등
 

 

[연승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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