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내 몸과 마음에 집중하기 [사람]

요가를 통한 변화
글 입력 2019.11.1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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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부터 대학교 3학년인 지금까지, 나는 시험기간마다 어딘가 아파서 병원을 다닌다.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던 몸이 시험기간과 같이 잠이 부족해지고, 신경이 곤두서 있게 되는 시기가 되면 꼭 어딘가 아파지는 희한한 ‘병’을 가지고 있다. 내 23년 인생에서 가장 큰 시험이었던 수능을 준비하던 수험생 시절에는 거의 매주 금요일마다 기숙사에서 나와 온갖 병원을 다녔던 기억이 있다. 대학생이 된 지금도 시험기간만 되면 감기에 걸리거나 장염, 위염이 기다렸다는 듯이 나를 괴롭힌다.

 

나의 이런 모습에 주변 사람들은 항상 “스트레스를 잘 다스려야 한다”는 조언을 해주곤 했다. 스트레스는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니 그것을 해소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해주곤 했는데, 나는 사실 특별한 취미를 가지고 있지도 않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불을 다 끈 어두운 방에서 혼자 음악을 들으며 멍하니 있는 것 정도가 나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었다.

 

혼자 재봉틀을 만지거나, 무언가를 꼼지락꼼지락 만드는 것을 좋아하긴 하지만, 힘들다는 생각이 들면 무기력증 같은 것이 생겨버려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물론 이 또한 누군가에겐 정말 힐링이 되는 시간일 수 있겠지만, 생각해보면 나는 그냥 세상으로부터 잠시 등을 돌린 채 ‘회피’ 하는 시간을 가졌던 것 같다. 그래서 항상 방법을 찾아 보자며, 이것저것 시도는 해봤지만 점점 그 또한 귀찮은 ‘일’이 되어버리곤 했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이 아파지는 나의 고질병(?)은 지금까지도 계속되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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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를 날려버릴 구멍은 찾지 못했지만, 유일하게 내가 나의 이런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던 것은 바로 영양제를 챙겨 먹는 것이었다. 실제로 효과가 있는 것인지, 단지 플라시보 효과인지는 알 수 없지만 꾸준히 이것 저것 먹다 보니 왠지 감기에도 잘 걸리지 않는 것 같고, 피로감을 덜 느끼는 것 같기도 했다. 효과를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자, 약 6개월 간 나는 밥은 먹지 않아도 5가지가 넘는 영양제들을 정말 열심히도 먹었다.

 

하지만 이런 딸의 모습에 엄마는 내가 지나치게 건강보조제에 의존적이라며 운동을 좀 해보는게 어떻겠냐는 말씀을 하셨다. 항상 운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은 해왔지만,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시작도 하지 못해왔기 때문에, 당장 이번 학기부터 학교 안에 있는 센터에서 요가를 시작하게 되었다. 솔직하게 말하면 요가는, 내가 과연 꾸준히 운동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과, 운동을 하기 싫은 마음에 조금 덜 힘들어 보인다는(?) 판단 하에 결정하게 되었다. 물론 요가센터에 간 첫날, 그 판단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긴 했지만, 일주일에 두 번, 요가센터에 다니면서 나에게 분명한 크고 작은 변화들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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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나는 요가를 통해 차분한 마음을 갖는 법을 배웠다. 이 점은 나의 일상생활 중에도 정말 많은 도움을 주었는데, 그 방법은 다름 아닌 ‘호흡’이다. 요가를 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호흡이다. 한 동작 한 동작 올바른 호흡과 함께해야만 제대로 그 동작을 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매 요가 수업 시간마다 항상 눈을 감고, 선생님의 말씀에 따라 호흡을 하곤 하는데,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호흡만 제대로 하더라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첫 요가 수업 시간에는 호흡만 했을 뿐인데 가슴뼈가 펴지면서 마사지를 받을 때처럼 시원한 느낌이 들어 깜짝 놀라기도 했다. 사람은 누구나 계속해서 숨을 쉬고 호흡을 하지만, 나의 내면에 집중하며 매 호흡을 길고 천천히 유지하다 보면 신기하리만큼 잡생각이 사라지고 심장박동이 차분해진다. 요가를 하지 않더라도, 이 호흡법만은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시도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호흡법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편안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로 명상도 한번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또한 요가 초보자로서, 수업 중에 선생님께서 동작 설명과 더불어 계속 말씀해주시는 낯선 요가 용어들을 듣는 것도 마음이 평온해질 수 있게끔 하는 것 같기도 하다.

 

또 내가 요가를 통해 얻은 변화 중 하나는 1주일에 적어도 두 번은 온전히 ‘나’의 몸과 마음에 집중  할 시간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아직은 요가 초보이지만, 세 달 정도 요가를 해오면서 요가는 몸과 마음을 모두 단련할 수 있는 운동이라는 생각이 든다. 호흡과 함께 동작을 하며 몸의 근육을 키우는 것과 더불어,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온전히 나의 호흡과 동작에만 집중을 함으로써, 하루 종일 내 머리속을 가득 채우던 복잡한 생각들을 떨쳐내고 나의 내면을 바라보며 마음의 근육까지도 키워준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항상 요가가 끝난 후 5분에서 10분 정도 가만히 누워 휴식 시간을 갖는데, 이 때 1시간 동안 열심히 움직였던 나의 몸과 마음의 근육들이 충분히 이완되면서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매 수업시간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요가를 하기 전에는 단 한번도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이 없었던 나에게는 요가를 하는 시간이 나의 몸과 마음을 위해 굉장히 의미 있는 시간이 되곤 한다. 더불어 이러한 점 덕분인지는 몰라도, 거의 매일 꾸던 악몽을 요가를 시작한 이후로는 거의 꾸지 않게 되었다는 점에서 나의 수면의 질과 삶의 질 향상에 아주 큰 도움이 되었다. 

 

운동을 하기 위해 시작한 요가였지만, 결국에는 나의 마음을 다스리는데 가장 많은 도움을 받은 것 같다. 결과적으로 몸도 가꾸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을 몰랐던 나로서는 나를 들여다보며 스트레스를 다루는 방법 또한 어느정도 배우게 된 것 같다. 이제 갓 3개월 차의 운동 초보이자 요가 초보이지만, 몸과 마음 모두를 위해 운동은 꼭 필요하고, 나처럼 자신의 내면에 집중해본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 특히나 추천해주고 싶은 운동인 것 같다. 취미생활 하나 없이 살아왔지만 무언가를 꾸준히 하면서 나를 가꾸어 나간다는 것은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스물세살이 되어서야 나의 스트레스를 조금이나마 다룰 수 있게 되었지만, 점점 나아질 나를 기대해보며 나는 꾸준히 요가를 해보려 한다.

 


[김현송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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